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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Jul 22. 2023

글 쓸 때 나만의 문체와 스타일을 갖고 싶다면




<글쓰기의 화신>
연재 2화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글쓰기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해주는 <글쓰기의 화신> 손화신 작가입니다.

이번 2화에서는 글의 스타일, 자기만의 문체에 관한 고민을 다뤄볼게요.

제가 받았던 문체와 스타일에 관한 질문들을 모아서

답변을 달아보겠습니다!




  Q1.


글을 잘 쓰는 분들은 소재와 에피소드가 다르더라도 글마다 작가의 결, 문체가 느껴졌던 것 같은데, 제가 쓴 글들은 다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제 문체는 어떤 스타일인지, 어떻게 써야 소재가 달라도 같은 결로 쓸 수 있을까요?



  A1.


본인은 모를 수 있지만 분명 자기만의 문체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지문이 있듯이 자신만의 문체가 자연스럽게 내 안에 내재돼 있으니

일정한 결을 의식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만의 문체가 없다고 해도, 사실 문체로 대표되는 일련의 '스타일'을 의식적으로 만들 수는 없어요.

스타일이란 건 '많이'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거니까요.

마치 길을 오래 걸은 다음 뒤로 돌아봤을 때 나 있는 게 길인 것처럼요.

오래 걷지 않고 "어떤 길을 만들겠다" 하고 '계획'하는 건 소용없답니다.


결, 문체, 스타일. 이 모든 건 아주 자연스러워야 마땅한 것입니다.

스며드는 것!


'어떻게 써야 소재가 달라도 같은 결로 쓸 수 있을까요'라고도 물으셨는데

저는 결을 유지하는 것보다, 소재에 따라서 자유자재로 결을 바꾸는 게 더 큰 재주 같아요.

제가 가수들을 취재하는 일을 했을 때 모든 가수들이 하나 같이

"매 앨범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하더라고요.

한 가수가 매 신곡마다 비슷비슷한 하나의 모습만 계속 보여주면 얼마나 매력 없고 지겨울까요. 본인도, 보는 사람도요.

매번 콘셉트를 바꿔가면서 다채로운 무대와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가수들처럼

저는 오히려 일정한 스타일을 안 가지려고 애쓰는 것이 더 멋진 일 같아요.

저 역시도 글 쓸 때 하나의 색깔만 고집하지 않고 늘 변화를 주려고 해요.

이번 글은 좀 묵직하고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로 썼다면, 다음 글은 발랄하게 쓴다든지 이런 식으로 변주를 줍니다. 독자로부터 "손화신 작가 글은 매번 비슷해. 지겨워. 재미없어." 이런 말 듣기 싫거든요^^


아무리 자기 스타일을 안 드러내려고 해도 '내가' 쓰는 글이면 어떤 글에서든 자신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세요. 그러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 오히려 매번 다른 스타일로 써보는 신나는 모험을 맘껏 해보시길 바랍니다!



  Q2.


타인의 글을 자주 접하다 보면 그 사람을 문체를 모방하는 일이 생겨 글의 색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자신만의 문체나 글의 색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 보는 것이 좋을까요.



  A2.


타인의 글을 많이 읽어서 문체를 모방하게 되는 건 절대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문체를 갖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내 문체를 갖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의 문체를 알아야, 내 문체라는 '차별성'도 생기니까요.


자기만의 문체를 찾기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의 글을 계속 더 많이 읽으세요.

그러면서 동시에 나의 글도 꾸준히 쓰세요. 그럴 때 오히려 내 문체가 더 짙어질 거예요.

'나만의' 문체라는 말 자체가 '남과 다르다'라는 말이잖아요.

남이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남과 다른 글을 쓰겠어요.


그러니 문체 걱정하지 마시고 글 많이 읽으세요. :)



  Q3.

매주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제 글을 보는 친구들은 제 특유의 문체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 아직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언제쯤 제 스스로가 가진 문체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게 될까요?     



  A3.


일단 축하드려요! 친구들에게 '특유의 문체가 있다'라는 말을 들으셨다니 대단하시네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훌륭하신 거라고 봅니다.

문체는 다른 말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타일'이란 건 다른 사람이 "어떻다" 하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나 스스로 "내 스타일은 이거야" 하고 말하는 건 오히려 어색한 일이죠.

나는 그냥 내 글을 자연스럽게 쓸 뿐인데, 그걸 바라보는 타자가 그 글들의 공통점을 뽑아내서 '저 작가의 문체는 이런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니 정작 나는 내 문체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고 건강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냥 계속 그렇게 브런치에 글 올리세요! 문체 이런 거 의식하지 말고요. 문체는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 오랜 시간에 걸쳐 스며들듯 형성되는 것입니다.


나중에 고개를 돌려 내가 걸어온 지난 길을 봤을 때 어떤 꼬불꼬불 형태가 만들어져 있을 거예요. 그게 문체고, 그러니 계속 걸어가는 게 문체를 '인지'하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문체와 스타일에 대한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되셨나요?

요약하자면, 문체 혹은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마시고

꾸준히, 많이 쓰시는 게 답입니다.

오랜 시간 계속 쓰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게 스타일이고, 그것만이 진짜니까요.

그런데 이미 말씀드렸지만 기본적으로 애쓰지 않아도 자기만의 문체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자기만의 말투나 목소리가 있듯이 문체도 그런 속성이 있답니다.

단지 묵묵한 수련으로 본연의 문체를 더 섬세하게 세공하고 빛나게 만드는 사람이 있고, 우린 그런 작가들을 '스타일리시한 글을 쓰는 작가'라고 추앙하며 좋아하지요.

스타일은 꾸준히 글을 써온 영광의 증표 같은 거랍니다.


그럼 저는 또 다른 글쓰기 고민과 답으로 찾아올게요.

지금까지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저자 손화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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