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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녁 Sep 04. 2015

나는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

혈액형? 운세? 심리테스트? 그 속에 숨겨진 바넘 효과

당신은 혈액형별 성격을 믿으시나요?


A형은 소심해.

B형은 자기중심적이야.

O형은 리더십이 강해.

AB형은 감정 기복이 커

당신은 이런 혈액형별 성격을 믿으시나요?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사람들을 성격에 따라서 판단하고, 그 사람은 그 혈액형이니까 그렇게 행동했다. 혹은 행동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혈액형별 성격이 과연 맞는 것일까요?



당신의 미래 혹은 당신의 속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운세나 심리테스트


첫눈에 당신의 사랑이 꽂힐 수 있는 상대방을 만날 수 있는 하루입니다.
이왕이면 아침에 나갈 때 세세하게 신경 쓰고 나가는 게 좋습니다.
사랑하는 임을 만나러 가는데 약간의 시간을 할애한 정성은 필요한 법이니까요.


신문의 운세 혹은 여러 어플들을 통해서 흔히 볼 수 있는 별자리 운세중 하나입니다. 당신은 이런 것들을 믿으시나요? 띠로 알아보는 운세대로라면 그 해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같은 운명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별자리 대로라면 해당 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고요.


하지만 과연 우리들은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을까요?


당신은 5마리의 동물과 사막을 걷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들을 데리고는 이 사막을 건널 수 없기 때문에,

당신은 이 동물들을 순서 데로 한 마리씩 버려두고 가야 합니다.

어떤 순서로 동물들을 버리고 가시겠습니까?

흔히 볼 수 있는 심리테스트로, 사람들의 무의식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를 듣고는 자기의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하고 이해를 한다.


혈액형, 운세, 심리테스트? 그런 거 다 재미로 보는 거야!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조차도 재미로 그러한 글들을 보고, 가끔 그러한 글을 보고는 진짜 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테스트들이나, 혈액형별 성격이론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일까?


바넘 효과란?

바넘 효과(Barnum Effect)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뜻한다  


포러 교수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자신이 새로운 성격검사도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검사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실험 참가자가 필요하다고 모집을 하였다. 모집된 학생들은 심리검사를 실시한 다음 나온 결과가 자신의 성격과 얼마나 비슷한지 체크하라고 하였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높이 평가받을 필요가 있지만, 스스로에게는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성격에 나약한 측면이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사용할 수 있는데 사용하지 않은, 익숙하지 않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당신은 훈련되어 있고 자신감에 차 있지만, 당신의 내면은 주저와 망설임으로 가득 차 있을 수도 있습니다. 종종 당신의 행동이나 말이 잘못되었을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의심이 당신을 공격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당신은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좋아하고 변화에 열려 있으며 구속과 제약을 받을 때 잘 견디지 못합니다. 당신은 자신이 독립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과거에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대개 당신은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며 예의 바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향적이고 말이 없으며 차갑기도 합니다. 당신의 바람 중에 몇 가지는 조금 비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검사 결과가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해당되나요?


학생들은 포러 교수의 성격 진단이 얼마나 맞는지 0점(대체로 정확하지 않음)부터 5점(아주 정확함)까지 평가했다. 그런데 학생들은 포러가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진단 내용을 준 것을 몰랐다. “당신은 자기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을 믿기 전에 그들이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합니다”, “당신의 목표 가운데 몇 가지는 비현실적입니다”와 같은 잡다하고 뻔한 말을 모든 학생에게 준 것이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그 진단이 자기에게 해당한다며 평균 4점이 넘는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자신의 모습을 얼마나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까? 바넘 효과는 성격에 대한 보편적인 묘사들이 자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묘사들은 한 사람에게만 들어맞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성격이 전혀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모호하고 일반적인 묘사일 뿐이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다 적용될 수 있는, 광범위하거나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듣더라도 나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이야기로 재해석해서 듣는 경향이 있다. 신문이나 웹으로 볼 수 있는 “오늘의 운세” 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원숭이띠인 당신은 꾸준하게 노력하는 타입이지만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귀인의 도움으로 어려움이 풀릴 수 있으니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십시오.’ 다른 띠의 운세 설명도 대개 비슷하게 쓰여 있다.

그러나 가만히 뜯어보면 누구에게나 맞을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사람은 다른 건 몰라도 좋아하는 일만큼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며, 무슨 일을 잘하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 없는 경우란 없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당연히 결과가 더 좋을 것이다. 혹시 열심히 했는데도 실패하면 정성이 부족했다고 치부하면 된다. 즉, 일반적이고 매우 모호한 점괘이지만 소비자 스스로 이 점괘를 재해석하고, 이를 과거의 수많은 경험 중 하나와 연계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 이야기 등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바넘 효과’라고 한다. 사랑을 노래한 유행가 가사가 자기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이 느끼거나 혈액형과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바넘 효과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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