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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녁 Jan 24. 2016

모습이 바뀌어도 사랑할 수 있을까?

뷰티 인사이드

본 이야기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영화를 본 다음 이 글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뷰티 인사이드 포스터 @ 네이버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


우진

이 영화는 그와 그가 사랑하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뷰티 인사이드 메인 예고편


이 영화에는 123명이라는 '우진'이 등장합니다. '우진'은 매일마다 모습이 바뀝니다.

모습이 바뀐다는 것은 간단히 얼굴만이 바뀌는 수준이 아니라 

나이와 성별은 물론, 인종까지 바뀌는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남자 주인공인 '우진'은 그러한 생활에 적응을 하여 매일 아침 시력을 측정하고, 발 사이즈를 재고,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위해 수많은 옷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18살 생일, 처음 자신의 바뀐 모습을 보게 된 우진 @뷰티인사이드

이러한 우진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단 2명.

우진의 오랜 친구였던 '상백'과 우진의 엄마뿐입니다.


그러한 우진에게 자신의 비밀을 알리고 싶은 여자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구 판매를 하는 '이수'

가구 디자인을 하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이수를 보고 우진은 그녀에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날 우진은 그녀에게 고백하려고 합니다.


매일 모습이 바뀌는 우진.

단 하나, 우진에게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우진'의 내면 그 자체

우진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이수를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매일 모습이 바뀌는 '우진'과 그런 그를 사랑하는 '이수'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나타난 사랑은 2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우진은 사춘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많은 고통을 받았을 것입니다.


사춘기에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사랑

그것을 우리는 '자아정체감'이라고 많이 부릅니다.




그렇다면 자아정체감이란 무엇일까요?


자아정체감이란 자기 자신의 독특성에 대해서 비교적 안정된 느낌을 갖는 것으로

행동, 사고 그리고 감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대해 갖는 일관성을 의미합니다.

자아정체감은 성격의 핵심 요소로서 '내가 누구인가'라는 자기에 대한 탐색을 시도하게 하고,

현실에 대한 생각과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기능을 통해

개인의 잠재능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아정체감은 개인의 환경에서 주위 사람들의 태도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가끔 나에게 물었어.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 걸까?
날마다 같은 모습을 하고,  날마다 다른 마음으로 흔들렸던.
어쩌면 매일 다른 사람이었던 건 네가 아니라 나였던 게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도 '우진'과 같이 자신의 바뀐 모습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사고나 질병으로 인하여 장애를 앓게 된  사람들입니다.


장애를 갖게 되면 이전과는 다른 활동 영역과 타인의 시선 등을 겪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많은 심리적 고통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고통의 과정과 가장 비슷한 것이 심리학자인 퀴블러-로시가 주장한  사망단계입니다.


퀴블러-로스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임박한 죽음에 대해 심리적 반응 다음과 같은 5단계로 나누었습니다.

1. 부정과 고립 :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타인의 설득을 피해 자신을 고립시킵니다.

2. 분노 : 자신의 죽음에 적극적으로 분노하며 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3. 타협 : 죽지 않을 방법을 찾아 무슨 일이든 시도해보거나,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찾습니다.

4. 침체(절망) : 죽음과는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깨닫고 절망하며 모든 열정이 사그라듭니다.

5. 수용 : 자신에게 찾아올 죽음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안배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겪은 장애인들은 이전의 자아정체감과는 다른 '장애 정체감'이란 것을 형성합니다.

장애 정체감은 자신의 장애에 대한 수용과 그 집단에 대한 소속감, 자신을 대하는 다른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자기인식이 섞여서 만들어지는 또 다른 ‘자아상’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자아정체감과는 달리, 장애 정체감은

장애로 인한 심리적인 손상 효과(impairment effect)에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태도에도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러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장애인들도 우리와 같은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적극적인 자세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대인관계를 맺을 때에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장애인들도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희망을 가지고 장애인으로써의 삶에 적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슬픔, 불안, 실패 등 장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시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전환하였으며,

이로 인해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며,

더 이상 자신의 세계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자신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돌아보는 여유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더 나 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 특수교육, 신학 등의 학문을 배우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여러 보조기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체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고, 청각장애인은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보조기구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 적응과정을 잘 견뎌내야 보조기구를 통한 이점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도 그들을 아껴주고 보살펴주는 가족이 있습니다.

탄력성의 개념을 소개한 Werner(1990)의 연구에 따르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대로 성장해 나가는 힘을 발휘한 아이들은 

예외 없이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아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에게도 그들이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자신이 제대로 성장해 나가는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 지지자들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비슷한 또래나 형제가 있다면 더 큰 힘과 의지가 됩니다.


교육의 경험 또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사회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교육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가지고 대학을 나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할 만한 이력입니다.

많은 장애인들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에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들에게 대학 진학과 등록금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해 주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알게 해 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회 기관의 도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기관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참여하면서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장애인들은 다양한 보조기기들을 접하게 되고 생활에 도움을 얻게 됩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앱들을 통해서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편해졌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통합적인 요인입니다.

부모님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은 

가정의 경제적인 여건, 부모의 노력, 아이의 노력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야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잘 성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부모가 노력을 해도 장애인 자신이 그 노력에 부응하지 않는다면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장애인, 그러한 사람들에게 편견보다는 조금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동정의 시선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을 알고 다가간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뷰티 인사이드'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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