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워커 (Playworker) 로서...
#코로나 기간과 그 이후
코로나가 끝나고 어린이 관련 행사며, 놀이터 디자인/운영/기획 관련이며
아동친화도시 관련 일들에 관한 문의가 온다.
3년의 긴 시간 동안 사라진 회사도 많기에
아직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나에게 전화가 오나 보다? 생각하기도 했다.
그 시간 동안 쉽진 않았지만 언어로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연구와 실행의 구름들을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고 누군가에게 무엇이라 말할 수 있게
플레이워크 언어를 배우는 트레이닝 과정 2개를 이수하였다.
어려운 계곡 골짜기의 시간에 다시 등반할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어서
되돌아보니 감사하다.
#2023년 2월 ~3월
그동안 아동 관련 업무를 하던 주무관이 바뀌고
실무자가 바뀌고 무언가를 또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그래 언제 쉬웠던 적 있었던가? 그럴 수 있다.
2~3월에는 일주일에 최소 2건의 전화를 받는다. 행사 관련 요청이다.
그러려니 하고 하나하나의 취지와 대상(어린이)에게 주고픈 목적을 듣고
취사 선택하여 기획안과 예산서를 이메일로 공유한다.
대상에게 무엇을 주고픈 지에 대한 목적이 없거나 세세한 기획이 없던 곳은
결국은 우리와 하고자 하는 활동의 결이 다르다.
코로나 이후라 그런지 큰 행사 (2000명 규모) 작은 행사 할 것 없이
5월 가족의 달을 겨냥한 가족 또는 어린이 놀이 행사 또는 어린이 팝업놀이터등
목적도 사이즈도 다양하다.
일전에 우리와 일했던 분들 또는 실무자에게 추천을 받고 연락이 오기도
또는 검색해서 오기도 연결되는 방법들도 다양하다.
상도덕이지만서도 시간 들여 쓴 기획안과 예산안에 할지 말지
어찌 됐다는 답변을 주지 않는 이들도 있다.
작년에 연락 와서 기획안과 예산안을 받아가고 다시 요청하여 수정하여 줘도
누군가의 시간과 인력을 그저 그렇게 쓰고 행사를 쳐내는 일을 주로 하는 업체와 실무자들도
생각보다 참으로 많다.
(사람은 어디서 만날지 모르기에 그리고 이 판이 작은지라... 그럼 참 어려워지는데.
그리고 누가 비스무리하게 겉모습만 갖춰 5~6분 머물다가는 놀이판을 하는지도 알게 된다.
놀이판은 어린이가 오래 머물다 갈 수 있게 고심해 연구하고 기획해야 함을...
그리고 트레이닝 과정은 대상(어린이)을 현장에서 만나고 영향을 주는 만큼
콘텐츠성의 놀이보다는 트레이닝받는 연습생들이 자신이 우선이 아닌
대상(어린이)을 어떻게 세심하게 알아보고
진정 업으로 생각하며 현장에 나가야 할 태도와 지식 그리고 스킬 등이 있어야 함을 )
기획과 예산 수정을 하며 그렇게 정신없게 2월 3월이 지나간다.
요구하는 내용들을 보며 하.... 9년 전 요구 되었던 활동에서 무엇이 변했는가?
헛헛하기도 그 요구를 설득해서 바꾸어 가며 수정 기획안을 보내는
내 마음과 시간과 인력들임에도 아직은 연초라 에너지 있게 대응해 본다.
어린이의 놀 권리 얼마만큼 변화했니? 당최? ㅠㅜ
난 거기에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니? 당최?
9년 전 했던 그거 말고... 세상도 바뀌고 어린이도 변화하고
현장에서 활동할 이들의 나잇대도 그리고 특성도 다른데
왜 이렇게 그대로니?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줴기랄!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7월 까지의 연구 및 활동
2022년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2023년 상반기까지의 활동과 플레이워커로서 나의 태도를 되돌아본다.
팝업플레이 서울이 9년 차가 되고
서서히 누군가와 함께 연구하고 실행할 수 있는 테두리도 필요하다 생각되었다.
그래서 플레이워크 코리아라는 테두리를 구성하게 되었다.
머릿속에 생각으로만 있던 나의 생각과 말들이 언어가 되고
실현시키는 과정이 좋으면서도 상당한 부담감이기도 하다.
무엇을 중심으로 두며,
하는 연구와 활동 또는 실행들의 방향성을 만들어 갈 것인가?
보기보다 생각도 많고 연약한 맘의 소유자인 나는
속상할 일도, 자며 이불 킥할 일도 많았지만
(대부분 관계, 사람 그리고 예측불가한 상황들),
모두가 나와 같은 맘 일수도 대상(어린이)에 대한 활동 방향성이 같을 수 없음을
어렵지만 이해하려 그리고 인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매번 그 판단과 실행의 결정에는 boundary를 둬야 함도 알고
어렵지만 행동하고 있다.
그 경계선은 기획과 활동 이기도 트레이닝 과정 중 다른 방향성의 연습생이기도 하다.
이번 상반기에는 연구기획과 활동에는 특히나 지속성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
지속되지 않더라도...
활동과 사람이 남는다면 어떤 임팩트가 대상(어린이) 에게 지속될지에 관한...
결국은 소프트웨어를 차곡차곡 잘 꾸려가는 숙제들이다.
나보다 먼저 실행한 이들의 활동을 조사하고 연구하며
변화해야 할 부분과 지켜야 할 부분을 고심하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또 먼저 실행하고 있는 나의 활동도
지금 잘 가고 있는지 방향키를 잘 들여다보며 가야 함을
그저 스스로 짊어지는 뭔가 모를 참 뭔가 모를 그런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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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그 중심이 그나마 지켜지며
하지 말아야 할 활동에는 'No'를! 해야 할 활동에는 어떻게든 수정하며 만들어 나갔을 때
그나마 대상 (어린이) 또는 커뮤니티 구성원
그리고 플레이워커인 나 스스로에게도 성장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건 어린이 놀이판, 플레이워크 트레이닝 과정,
놀이판 연구 및 실행 관련해서도 놀이커뮤니티를 구성함에 있어서의 전략에도 모두 적용된다.
# PLAY
놀이의 가치와 본질이 우리가 하는 일의 과정이자 결과입니다.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 모든 환경에서 놀이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커뮤니티 안에서 어린이가 스스로 친구들과 함께 놀이판을 만들어 가고, 현재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어른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플레이워크(Playwork)를 실행하여 놀이 환경을 지원합니다.
# ENGAGE
우리는 어린이가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 내의 변화의 주체로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또한 우리는 어린이,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협력하여 어린이가 놀기 좋은 도시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DESIGN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적용시켜 아동친화적인 경험을 디자인하며,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직접 만드는 놀이터 (MPT-Make Playground Together), 플레이 박스와 플레이 캐비닛, 커뮤니티 놀이 이벤트 (Playday),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위한 상상력 연구소 워크숍, 플레이워크 트레이닝 과정 등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출처] Core Value|작성자 Playwork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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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되돌아보면...
어린이의 놀 권리 그리고 그들을 위해 놀이판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시작에
돌아보면 이 일은 나의 Side job이었다.
정장을 입고 뾰족구두를 신고 일을 하던 낮의 내 모습에서
청바지를 갈아입고 어마어마한 재료와 도구등 (루즈파트 Loose Parts )를 들고
저녁에는 놀이판으로 향하던 내 모습...
그때 나 혼자 그 활동을 하지 않았고,
감사하게도 좋은 일이기에 도와주는 친구들과 이들도 참 많았다.
안산의 프로젝트를 약 3년 동안 진행하며
단순하게 좋은 일 이어서 맘으로만 하면 아니 되고
내가 만나는 대상(어린이)이 불특정 다수이기도
각각의 어린이가 가진 이야기도 그리고 보호자가 가진 여러 상황들도
더 넓게는 그 마을의 문화와 여러 고려할 상황들이
마음으로만 할 수 없는 일임을,
그리고 일이 커지고 함께할 대상들이 많아지며
'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일이든 어디에나 있는 사람의 따스함도 경험하고 쓴맛도 호되게 보게 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이제 조금이나마 알게 됐지만
아직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땐 내 생각과 다르면
얼굴은 웃지만 속에서는 천불이 나기도
정답이 없는 이 '업'에서 도망가기도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이 '업'은 누군가 인정해 주니 또는 인정받고 싶다는 맘이 저변에 있다면
실행하는 과정과 결과는 대상에게 아픔 또는 부상을 주기도 하는
속상함이 있는 일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다양한 놀이판 다양한 대상과 이해관계자들을 만나며
큰 놀이판을 진행할 때면 내 그동안의 고뇌와 인력 들임에 으쓱하긴 했으나
항상 앞선 맘과 태도는 대상(어린이) 에게 좋을 것인가 아닌가를 고려하는 것이 먼저 였고
그것을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처음이나 그리고 지금 까지나마 활동하고 있나 보다.
300명이 넘는 분들의 트레이닝 과정을 진행하며
우리는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의 해결되지 않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만나기도
그 때문에 놀이판 현장에서 스스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열린 마음을 갖기 힘든 내 안의 자아와 마주하기도
상자 안에 가둬버린 내 모습을 바라보기도
내 깊숙한 자아를 나와 비슷한 모습의 어린이를 현장에서 관찰하며 눈문 짓기도
지식에 앞도 되어 현장에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태도를 잃어버리기도 하며
그렇게 어른 또한 알아가며 힘들어하며 성장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어린이는 다른 어떤 어른보다 솔직하고 타인을 받아주기에
그 따뜻함과 인정받음에 어린이 놀이에 관심을 두는 이들도 있다.
다양한 연구와 실행을 해야 하는 '업' 이기에
위와 같은 맘의 어른은 '업'으로 나아가기에는
자신의 트라우마와 객관적인 모습을 먼저 솔직하게 바라보고
스스로 내밀한 대화와 트레이닝 과정이 아닌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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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 되면...
상반기가 끝나갈 때의 내 모습은
몸도 맘도 참 고되다. 얼굴에 2~3월의 에너지는 온데간데없다고나 할까? 하하핫
매번 다른 대상(어린이) 그리고 트레이닝 연습생 그리고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새로운 현장들...
변수는 매번 있고 그에 맞게 객체화시켜 전체를 보며
선택하고 활동하는 게 여러모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예를 들면 100명의 어린이를 만나는 놀이판은 플레이워커, 보호자, 이해관계자를 포함하면
약 180명의 다른 객체를 만나고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순간들이다.
그리고 30명의 어린이를 만나는 놀이판이라고 하더라고 약 70명의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현장에서의 활동이 참 쉬워 보이지만
사전에 준비하고 조사하고 연구할게 참 많다.
그 도시의 상황과 정책은 어떠한지
그 마을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호자는 어떠한지, 현장의 상황은 어떠한지 위험- 이익요소는 무엇인지?
함께하는 플레이워커와는 어떻게 같은 태도로 나아가며 현장에서 활동해야 할지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날씨는 괜찮을지? 등등등
아동의 놀 권리를 옹호하는지라 문구 하나 단어 하나에도
심사숙고해야 하기도 한다.
참 섬세한 작업이기도 결정할 때는 대범해야 할 때도 있는 그런 활동들
그래서 상반기 말이 되면 탈탈탈 에너지가 소진되어
어디론가 떠난다.
우선 한 단락 나의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채워와야
하반기에 나눌 수 있는 정신상태가 된다.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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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떠난 길 위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아래 문장을 올 하반기에
나의 활동의 시작에 기억하고 나 스스로에게 힘을 주려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 중...
많은 사람은 자기보다 높은 곳에서
혹은 낮은 곳에서 복을 구한다.
그러나 복은 사람과 같은 높이에 있다.
모든 사람에겐 그 키에 알맞은 행복이 있다. - 그리스인 조르바, 134P
내가 아니까 조르바 당신은 그런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목 그 말씀 다시 한번 해주시오.
내게 용기를 좀 주시오.
그저 해나 가기만 하면 돼요. - 그리스인 조르바, 1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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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걸음에 용기를
그리고 실행하며 내 맘과 다 같을 수 없음을
그게 세상이니까!
#나는 플레이워크를 공부한다. I study Playworks.
힘이 붙일 때면 나 그만할지도 몰라요~ 하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기도 할테지만,
나는 플레이워크를 공부하고 있다.
공부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겠지? 하고 나에게 스스로 물어본다.
플레이워크를 연구하고 현장에서 실행하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길이 어디인지 참 버겁기도 새롭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쉽지 않지만,
쉬운 과정은 없으나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한 명의 연구 실행자로서
나는 다시 내 자리에서 플레이워크를 공부하는게 좋다.
2023년도 하반기 활동도 무탈하고 안전하고 평온하고 아름답기를!!
나마스떼! 아멘! 나무아미타불!!! 뭐든!!
그리고 하반기에 만날 어린이들과 트레이닝 과정 연습생들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이 에너지가 잘 쓰임이 되길.
나 또한 몸과 마음 잘 지켜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