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만나야 할 때 시작된 우리사이
처음 인사했을 때부터 6년, 친해지기 시작한 때부터 4년이 지나 우리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긴 시간을 돌고 돌아 만났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고, 소중했습니다.
친한 선후배, 오빠동생 사이에서 4년이 지나서야 우리는 연인이 될 수 있었어. 우리가 이렇게 연인이 됐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사람일은 역시 모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첫 파주 데이트날에는 오빠의 가장 친한 커플(지금은 결혼해서 부부가 되어버린...^^)을 만났고, 아마 그 다음주쯤(?)에는 내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어. 나는 잘 모르겠던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오빠가 나를 많이 좋아한다는게 느껴졌었나봐. 어디가 좋냐고 짓궂게 괴롭히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주는 모습이 고맙더라고. 그런데! 이렇게 좋아하는 티를 내고 다닌다면서 정작 나에게는 고백을 안하니, 내 속이 타들어갈 수 밖에. 그 때 고백은 반 강제로 받아낸거나 다름없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있어.
오빠가 고백할 방법을 두고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 능글맞은 면도 있고, 처음보는 사람들이랑 금새 친해져서 잘 어울리면서도 정작 나에게는 어쩔 줄 몰라했잖아. 손도 한 번 못잡고 직접적으로 만나자고 말도 못했던 오빠가 선택했던 방법은 결국 뽀뽀였지. 심지어 그것도 집 앞에서 뽀뽀하고 달려서 도망가버렸잖아. 그게 4월 28일이었고 우리의 기념일이 되었지. 아마도 그 나이답지 않은 순수하고 귀여운 점에 끌린건지도 모르겠어.
지금 만났기 때문에 싸우다 헤어지는 것을 택하는게 아니라
맞춰가면서 진지하게 만날 수 있는걸거야
연애 초반에는 정말 싸우지도 않았잖아. 그래서였는지, 하루는 “우리가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걸.”이런 말을 했어. 다른 점도 정말 많고, 맞춰가야 할 부분도 많았지만 함께하는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 너무 재미있었거든. 그런데 오빠는 그러더라고. “오히려 그 때 만났다면 지금처럼 진지하게 오래 만나지 못했을거야.”라고 대답을 했지. 나도 동의해. 아마 학생때 만났다면 싸우기를 반복하다가 우린 안맞나보다, 하고 그냥 헤어졌을 것 같거든. 사실 내가 맞춰주기 힘든 사람이라는 건 나도 친구들에게 익히 들은터라 잘 알고있어서, 오빠에게 정말 잘 해줘야겠다 싶었어.
껌딱지처럼 거의 매주 붙어있어서 더 그랬을지도 몰라.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