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지난 달, 저는 파리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15일 동안 떨어져 있었습니다. 일주일에도 몇 번씩 만났던 우리에게 15일은 정말 긴 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보고싶다는 마음보다, 이 좋은 풍경을 같이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같이 살고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가장 오래, 가장 멀리 떨어져있던 지난 달. 15일 동안 우리는 보지 못했고, 거리상으로는 약 9,000KM 떨어져 있었어. 그 전까지는 서로 보지 못해도 그 기간이 일주일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 보통은 금요일 저녁이면 퇴근하고 불금을 즐기기 위해 만났고, 일요일 밤늦게까지 데이트를 했잖아. 이렇게 계산해도 5일에 한 번 만나는 건데, 심지어 평일 저녁에도 만나서 밥도 먹고 수다도 떨었으니까.
4년 중, 지금처럼 15일을 떨어져 있던 경험은 참 이상했어. 파리에서 즐거운 여행이었지만, 시차 때문인지 거리때문인지 정말 멀리 떨어져 있다는 기분이 들면서 애틋해지더라고. 시차도 7-8시간이나 차이나서 내가 자기 전에 오빠를 깨우고, 내가 한창 점심먹고 활동할 때엔 오빠가 잠자리에 들었지. 그래서 연락도 많이 못했잖아.
분명히 즐거운 여행이었어. 그런데 계속 오빠 생각이 나더라고. 파리가 주는 낭만적인 풍경과 여유 때문인지, 더욱 애틋해졌어. 커플들끼리 다니는 모습이 보이면 더 보고싶었고. 아, 여긴 정말 혼자 보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함께 올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지.
내가 여행에 떠난 기간 동안, 오빠는 가족들이랑 여행을 다녀왔잖아. 그렇게 서로 만나지 못했던 첫 번째 주말이 지나가고, 두 번째 주말이 다가올 때가 되니 점점 더 기분이 묘해지더라고. 주말을 두 번씩이나 따로 떨어져서 보내야 한다니. 그러면서 같이 살고싶다는 생각이 커졌던 것 같아. '떨어져있기 싫다,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같이 잠들고 같이 아침을 맞으면 좋겠다.' 이렇게.
오빠도 일주일이 지나니까 내 생각이 많이 난 것 같더라고. 아마, 오빠도 나처럼 두 번의 주말을 떨어져서 보낸다는게 익숙하지 않았던 모양이야. 일주일까지는 보고싶다는 말을 안하던 사람이, 일주일이 지나니까 '보고싶다, 언제오냐'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잖아.
우리에게 이번 경험은 서로를 좀 더 그리워하고, 좀 더 보고싶어하게 만들고, 함께 있고싶다는 마음을 더 크게 만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