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지음 / 청아출판사
저자 빅터 프랭클 박사는 오스트리아 출신 정신과 의사로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어 지옥같은 3년을 보냈다. 그가 수감되어 있는 동안 아내와 부모, 형제는 강제수용소에서 죽었고, 굶주림과 추위, 잔혹한 폭력과 언제 가스실로 보내질 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프랭클 박사는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느냐에 따라 '의미 있는 삶'이 가능함을 경험한다. 전쟁이 끝나고 살아남은 프랭클 박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어 정신요법 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설한다.
저자는 나치가 얼마나 잔인했는지 고발하기 보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이 얼마나 강인해 질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인내하며 의미 있고 위엄 있는 삶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담담하고 겸손하게 이야기 한다.
그렇다. 삶의 목적은 행복에 있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데 있다.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지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의미일 수도,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일이 내가 존재하는 의미일 수도 있다.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전반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험을, 후반부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소개한다.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에 처해 있거나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일 때 반복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공감하는 구절을 옮겨본다.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수감자의 내면적 자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심리적, 육체적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감자의 자유의사에 따른 결정에 있다.
프랭클은 자유의지에 따른 주관적인 선택 이외에도 사람의 삶을 의미있는 만드는 것으로 '책임'을 강조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했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시련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체험은 모든 시련을 겪고 난 후, 이제 이 세상에서 신 이외에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경이로운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인간은 그 자신의 이상과 가치를 위해 살 수 있는 존재이며 심지어 그것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존재이다.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삶의 목적은 행복에 있지 않고 얼마나 의미있게 사느냐에 있다. 프랭클이 주장하는 의미 있는 삶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 즉, 선이나 진리,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것,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거나 다른 사람을 유일한 존재로 체험하는 것, 곧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다.
인간은 어떤 방법을 통해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인간의 삶이 궁극적으로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들의 삶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삶과 비교하며 공부하는 것 뿐이다." - 샬롯 뵐러
그래서 프랭클은 이렇게 제안한다.
두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프랭클은 나이듦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한다.
과거는 충만한 곡물 창고이다. 그 수확물 속에는 그가 해놓은 일, 사랑했던 사람, 그리고 용기와 품위를 가지고 견뎌냈던 시련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나이든 사람을 불쌍하게 여길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을 부러워해야 한다.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그 어느 누구도 과거가 지니고 있는 이 자산들을 가져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