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그 어디쯤에서

 새해와 설날

새해라 불리는 양력 1월 1일인 오늘부터 설날이라고 부르는 음력 1월 1일 사이의 30여 일은 참 미묘하다.

마무리하지 못한 한 해를 정리하고, 미처 계획하지 못한 한 해를 준비하는 중간지대이다. 시작이라고 하기엔 ‘벌써’라는 당혹감을 어느 정도 달래주기도 한다. 서양의 일력과 동양의 음력이 만든 마음의 완충제이다.

분명한 경계는 명확하지만 날카롭다. 하지만 삶의 경계란 직선이 아니다. 글의 문장과 문장 사이에도 행간이 존재하고, 때로는 그 행간이 눈에 보이는 글자의 의미보다 중요할 때가 많지 않은가.

올 해는 그렇게 시작해 보고자 한다.

모호함을 불분명하다고 여기기보다, 미명이 주는 과정의 의미를 음미하기로 한다.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확정과 불확정 사이에서,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