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비 정 Nov 01. 2019

홍콩-주하이 대교를 달리다

홍콩 주해 국경 넘기

피비 아줌마 홍콩에 15년 가까이 살면서 중국을 단 한 번도 안가 봤다. 심지어 가까운 심천마저도 중국 문화로 가득한 홍콩에 산다는 이유로 별반 관심이 안 갔더랬다. 이번 여행을 결심한 이유는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 차로 중국 땅을 달려 본다는 것. 중국은 홍콩에서 바로 달려갈 수 있으니 홍콩 살 때 안 해 보면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거란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렌트해서 구경하는 것과는 설렘이 달랐다.

남편의 사촌 중에 클래식 카를 다량 보유한 이가 있다. 그들 부부가 가끔 클래식 카 드라이브 여행을 하는데 한 번은 카자흐스탄에서 차가 고장 나 호주까지 차를 전송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요한 부분은 정비를 했어도 시운전도 별로 안 해보고 가는 터라 며칠 안가 견인시켜 오더라도 홍콩은 코 앞이 아닌가. 옌롱 검사소에서 합격 쪽지를 받자마자 여행비를 지불해 버렸다.


홍콩-해남도 9일 드라이브 루트

1일(10월 12일 토요일) 홍콩~양장(阳江) 약 250킬로미터

     홍콩-주하이 다리 국경을 넘은 후 양장까지 드리이브. 도중에 청나라 때 외군과 대치하던 아멘 포트 방문.

      양장에서 오버나잇 (HUALUXE 양장 시티 센터 호텔)

2일(13일 일요일) 양장~담강시 레이저우(뇌주) 약 270 킬로미터

       레이저우 까지 드라이브, 호텔에서 온천. (장슈완 호텔)

3일(14일 월요일) 레이저우~보아오 약 230 킬로미터

       항구까지 드라이브, 페리를 타고 해남도로 건너가 점심 식사 후 보아오까지 드라이브.

        보아오에서 오버나잇(보아오 포럼 포 아시아 동유 호텔)

4일(15일 화요일) 보아오~시메이 해변 약 100 킬로미터

       시메이 해변까지 드라이브하여 해변에서 쉬고 골든 코코넛 농장과 싱롱 커피 밸리 방문.

        시메이 베이에서 오버나잇 (시메이 베이 싱롱 더블 트리 바이 힐튼 호텔

5일(16일 수요일) 시메이 베이~오지산 약 200 킬로미터

        야노다 열대 컬처럴 투어리즘 지역 방문 후, 오지산 까지 드라이브.

         오지산에서 오버 나잇 (오지산 야타이 레인포레스트 호텔)

6일(17일 목요일) 오지산~하이커우(海口) 약 210 킬로미터

        한 시간 반 가량의 오지산 경관 지역  모닝 하이킹 후, 하이커우 까지 드라이브.

          하이커우에서 오버나잇 (랭험 하이커우 호텔)

7일(18일 금요일) 하이커우~ 담강시 약 240 킬로미터

        오전에 페리로 바다를 건너 담강까지 드라이브.

          담강시에서 오버나잇 (후아헤 인터내셔널 호텔)

8일(19일 토요일) 담강~하이링다오(해릉도) 약 240 킬로미터

        해릉도 까지 드라이브. 마리타임 실크로드 박물관 방문 후 해릉도 해변에서 휴식.

        해릉도에서 오버나잇 (크라운 플라자 하이링 아일랜드)

9일(20일 토요일) 해릉도~주하이) 약 340 킬로미터

       주하이 까지 드라이브. 세관 통과하고 집까지 가서 계속 집에서 오버나잇.


여기까지 이번 여행 여정이다. 처음엔 받자마자 설렜는데 차가 말썽을 몇 번 부리고 나서는 이 일정이 미션으로 다가온다. 과연 며칠쯤 고장 나서 실려 올까 하는 방정맞은  근심이 몰려오면서...

날짜가 다가와 짐을 쌌다. 남편이 정비 공구를 이것저것 비상등이며 안전 조끼, 혹시라도 필요하면 내가 낄 정비 장갑까지 알차게 준비해서 트렁크에 챙겨두신 관계로 안 그래도 이인 좌석에 좁은 트렁크인데  자리가 별로 없었다. 다행히 비행기 탈일이 없으니 더플 백 두 개에 짐을 꾸리고 조금 큼직한 손가방 두 개에 나머지를 넣어 조수석 바닥에 깔았다. 내 다리는 그 가방 위에 쪼그리고 올려야 할 판이다. 고생할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하겠다.

두둥~! 여행 떠나는 날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모이는 장소인 홍콩 공항 옆 메리어트 호텔로 갔다. 이제야 누가 같이 여행하는지 어떤 차를 몰고 가는지 알 수 있었다. 클래식 카 클럽 여행이라고 꼭 오래된 차를 가져가야 하는 법은 없는지라 다글다글한 포르셰도 보이고 기아 차도 가져왔는데 알고 보니 그분들은 몇 번 올드카를 몰고 여행 갔다가 고생을 해본 사람들이었다. 서양인으로는 회장인 키스 아저씨와 내 남편. 키스 아저씨의 아내는 홍콩 사람이다. 워키토키도 한 대씩 받았고, 카 클럽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차별로 번호표도 붙였다. 우리 차는 10번이다.

같이 간 차들

 차주 외에 장난꾸러기 켄 호 아저씨가 비상 대리 운전사로 따라붙었고, 이 중에 정비 기술에 도통하신 분들이 몇 분 계셨다. 이제 주해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면 그곳에서 여행사 가이드의 차가 따라붙는다. 총 15대.

 떠나기 전 외국인은 본인이 차를 몰고 세관 심사를 받을 수 없다 하여 같이 가는 젊은이 데이비드가 우리 차를 심사받을 때 운전하기로 했다. 순진한 듯 보이는 청년이 우리 차를 보고 얼굴에 설레는 웃음을 띄우는데 한마디 해 줬다.

"행운을 빌어!"

 모두 웃는다.

이제 떠난다.

홍콩 이미그레이션 통과
홍콩-주하이 대교

홍콩 ₩주하이 대교를 달렸다. 참 길고 잘 지었다. 돈을 얼마를 들였는데 차는 별로 없었다, 우리 클럽에서 전세 낸 듯한 느낌. 단체 여행이라서 주하이 세관 통과할 때 차 번호대로 통과한다는 말에 9번 차인 키스 아저씨의 빨간 메조라티를 열심히 쫒아가는데 통과할 때만 이란다.

해저 터널 통과


해저 터널도 지났고, 이민국 건물 앞까지 왔다.  차와 운전자는 세관 검사를 받으러 갔고 홍콩인이 아닌 외국인인 남편과 키스 아저씨 그리고 그 외 탑승자들은 이민국으로 들어갔다. 키스 아저씨가 이때 안 보여서 외국인이어도 아내가 홍콩인이라 특별하게 자동차 세관 검사를 받을 수 있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이민국 지나서 보니 혼자 스타벅스로 달려가 커피를 마시셨다나 뭐라나....

홍콩 사람들은 필요 없는데 남편과 나는 지문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먼저 검사받고 들어가고 남편과 나는 지문 등록을 한다. 지문 등록기 네대가 있는데 딱 한대만 빼고 고장이 나있다. 고장 난 기계 앞에서 헤매다가 늦게 들어갔더니 다른 일행들이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더라. 어찌 되었건 나의 첫 중국 땅 밟기가 성공하였다. 모두 "웰컴 두 차이나"를 외쳐주신다.

 

멀리 주해 시가 보인다.

여차저차 말썽 많게 달려왔지만 이제 우리 코벳도 중국을 달린다. 멀리 주해 시가 보인다. 중국이라면 그냥 좀 덜 떨어진 땅 큰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꽤 많이 개발이 되었군.

'이제 달려보자 61세 코벳 그랜마~!'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땅, 달릴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