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스러움의 대명사, 인도네시아 '와룽' 도전기
와룽(Warung)은 '작은 식당', '노점'을 뜻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살다 보면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빈부격차를 더욱 크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고층빌딩과 고급 쇼핑몰들이 즐비해 있는 화려한 모습의 자카르타는 반대쪽 다른 모습도 한꺼번에 공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쇼핑몰이나 고급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소득층으로 대변되는 서민들이 주로 다니는 음식점이 따로 있는데 오늘 얘기할 와룽(Warung)이 그런 곳입니다.
와룽(Warung)의 사전적 의미는 '작은 식당', '노점' 등을 뜻합니다. 인도네시아의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작은 식당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점포들을 말하기도 하지만 이동식 포장마차 같은 곳도 통용해서 말합니다. 이곳은 가격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혹여나 여행객들은 저렴한 가격과 로컬 문화를 접해본다는 목적으로 이 와룽을 이용해 보고 싶어 지겠지만 가장 꺼려지게 되는 이유는 바로 위생이죠. 인도네시아는 정말 위생에 대한 개념이 많이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곳이나 고가의 음식을 파는 곳에서만 겨우 위생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와룽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주로 커피나 음료만 먹긴 했지만요.
자카르타에서 4~5개월가량 지내면서 이 와룽을 자주 이용했었는데 일단 제가 일하는 곳에서 아주 가까웠고 가격이 저렴했으며 저는 생각보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음식에 내성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른 동료 직원들은 반드시 배탈이 날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지만 저는 남들보다 조금 더 내성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 고 있습니다.
그런 저 임에도 불구하고 와룽은 이미 조리된 음식을 밥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식사를 내어주기 때문에 조리된 음식이 진열이 되어 있는데 여기에 파리들이 너무 많이 꾀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밥맛이 떨어지긴 합니다. 저는 주로 커피 같은 음료를 즐겼습니다.
에어컨 없는 가게에 앉아 커피를 주문해 봅니다.
"Pak, Minta Kopi Satu~" (빡, 민따 코삐 사뚜~) - 커피 한잔 주세요~
그럼 어떤 커피를 먹을 것인지 물어봅니다.
"Dingin atau Panas?" (딩인 아따우 빠나스?) - 차가운 거? 아니면 뜨거운 거?
"Minta Panas" (민따 빠나스) - 뜨거운 거 주세요.
ENAK(에낙) : 맛있다라는 뜻의 인도네시아어입니다.이렇게 주문하고 나면 보통 인스턴트커피를 타서 줍니다. 가격은 약 4,000루피. 한국돈으로 320원 정도 합니다. 저는 이 커피를 많이 마셨었어요. 물론 마트에서도 파는 제품이지만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현지 사람들하고 간단히 이야기할 장소로 딱 좋았거든요. 컵을 잘 씻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굳이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이스로 마시는 것은 여기에 얼음을 타 주는데 얼음은 먹지 말라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위생상 좋지 않다고 말이죠.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운데 구멍이 뚫린 얼음이 공장제작 얼음으로 이것만 먹어야 배탈이 안 난다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는 큰 얼음을 깨서 만드는 거라 손이 많이 닿아 비위생적이라고 해요.
주로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밥을 먹는데 맨손으로 밥을 먹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한국에서의 위생개념을 조금 끄고 사셔야 마음이 편합니다.(속은 안 편할 수 있지만)
와룽의 주방와룽마다 취급하는 메뉴가 달라요. 굳이 식사를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직접 조리하는 음식을 주문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발리나 롬복 같은 유명 관광지의 와룽은 또 다르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곳들도 많습니다. 진짜 로컬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땐, 와룽에 들러보세요~ 단지 음료만을 드셔도 괜찮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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