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실전이다.
첫번째 여행지로 자이언 캐년을 선택했다. 많은 미국의 여행 전문가들이 그랜드 캐년 보다 더 아름다운 여행지로 자이언 캐년을 꼽는다. 그랜드 캐년의 웅장함에 아기자기함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미국을 대표하는 캠핑/트랙킹 여행지이다. (아래 사진은 자이언 캐년의 입구에 있는 Canyon Overlook 에서 본 광경. 보통 패키지 여행으로 오는 사람들은 이 곳만 들르게 된다.)
이번 여행은 자이언 캐년 한 군데에서 지겨울 때 까지 (2주간) 있어 보는 컨셉으로 해 볼 것이다. 매번 여행을 갈때마다 아쉬웠다. 좋은 곳을 보면, 좀 더 있고 싶은데, 아예 몇 달 동안 살아보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엔 정말 그 좋은 곳을 뼛속까지 느껴보는 깊이 있는 여행, 여유있는 여행, 유유자적 하는 여행을 해 볼 것이다. (아래 사진은 자이언 캐년의 Lava Point 근방에 위치한 Blue Springs Reservoir)
차박을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보통 14일 동안 여행을 하면, 숙박비만 200만원에 육박한다. 밥값도 두당 5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차박으로 여행을 하면, 2인이 여행할 경우 14일 동안 총 60만원, 두당 30만원이면 해결된다. (3인이면 두당 25만원, 4인이면 두당 20만원으로 떨어진다.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캠핑장 사용료와 기름값은 거의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 낮 12시 LA 출발
- 오후 5시 라스베가스 도착
- Oyster Bar 에서 저녁식사 (Palace Station Hotel)
- 저녁 11시 Hurricane 에 도착 (도시 이름 멋지다.)
- Walmart 주차장에서 노숙 (차에 침대를 설치하고 처음 자 본다.)
- 아침 7시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 내 캠핑장 도착
미국이 캠핑의 천국이지만, 아무데서나 노숙을 하면 안된다. (워낙 캠핑이나 노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 따라서, 노숙을 하려면 미리 사전 조사 및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Walmart 는 노숙하는 캠핑족들에게 아주 우호적인 체인점이다. 대부분의 미국 전국의 Walmart 들은 아무때나 사전 승인 없이 주차장에서 노숙을 허가하고 있다.
캠핑장이 예술! 자이언 캐년의 깊숙한 산 속에 위치해 있다. 이런 깊은 산속의 캠핑장에는 시설이 부족하다. Hook Up 이라고 부르는, 전기와 상/하수도 시설은 없다. 중간중간 몇개의 화장실이 있고, 그 곳에 식수대와 쓰레기장이 있다. 대신, 백팩을 매고 한참을 등산해야 볼 수 있는 경치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연이 나를 부른다! 몸도 찌뿌둥 하니, 바로 등산을 가보자. 먼저 자이언 캐년를 대표하는 트랙킹 코스인 'Angels Landing' 으로 향한다. 하늘은 푸르고 산은 아름답다. 이곳은 정녕 천국이 맞다 싶다. 정면에 보이는 저 봉우리 꼭데기가 바로 'Angels Landing', 천사들이 내려와 노는 곳이다. 별로 안 높아 보인다고? 저래뵈도 500미터를 거의 수직으로 산을 타야하는 쉽지 않는 코스다.
진심 수직이다. 내가 체력으로 어디가서 별로 안 뒤지는 편인데, 거의 거품 물기 직전...
오 다왔나? 싶었더만, 이런 젠장. 본 코스는 이제부터 시작. 오른쪽에 보이는 저 칼날같은 산등성이를 타고 저 끝까지 가야한다. ㄷㄷㄷ 근데 경치가!!
상당히 위험한 코스로, 절벽으로 떨어지는 사망자가 간혹 발생한다. 하지만 위험한 구간엔 손잡이가 안전하게 잘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여자들이나 아이들도 충분히 오를 수 있고, 또 많이 올라온다. 다만, 겁없이 올라왔다가 중간에 겁에 질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바람에 교통체증을 만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구간이 한 명만 겨우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한 명만 지체되도 전체가 느려진다. 다음은 위에서 아래를 보고 찍은 사진이다. 지금 저 칼날같은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온 거다. 저 칼날같은 산이 뿌려져서 무너질 것 같다.
정상이다. 그냥 설명을 생략하겠다.. 왜 이름이 Angels Landing 인지 그냥 딱 보고 알겠다.. 여기 가만히 앉아서 2시간을 멍하니 저 멀리 경치를 바라봤다..
그리고 반대편 쪽에 또 앉아서 한시간을 멍하니 먼 산만 바라봤다.. 그래 이럴라고 온 거다..
하늘을 향해 소리쳐 본다. 'Now I'm FREE~ I'm free falling' (Tom Petty - Free Falling)
내려가는 길엔 또 다른 경치를 본다. 앞만 보고 올라가느라 뒤쪽에 있던 경치를 못 본 것!
캠핑장에 내려와서 차에 침대를 셋업하고,
창문에는 방충망을 설치한다. 스타킹 같은 것으로 창문을 통째로 덮어버리는 식으로 방충망을 만든다. 따라서, 그 상태로 자유롭게 차문 윈도우를 내리고 올릴 수 있다.
아이패드까지 설치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여기가 곧 천국이다. 그냥 여기에 이대로 살까..?
계속해서 자이언 캐년 여행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