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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쌤 Nov 18. 2015

아직도 학교가 좋다

#6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을 자주하는 오빠가 있다.

참 좋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있다보면

왜 늦게왔어

왜 그랬어

왜 안했어

왜 왜 왜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달고 산다.


근데 "그럴 수 있지"라고 한번 생각을 가다듬고 나면 사실 별 일 아닌 일이 많다.

이틀동안 고생고생해서 만든 시에르핀스키의 삼각형, 완성 기념 촬영

14세에서 16세, 아직 미성숙한게 당연한 나이인데 너무 높은 기준치를 가지고 거기에 맞추라고 강요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제를 안했는데 잠이와?'

나도 학생일 때 들어본 잔소리였다. 근데 생각해보면 잠은 언제나 온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도 찾아오는 잠을 숙제때문에 참는 건 어른도 힘든 일이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노트필기를 빨간색으로 해왔다

노트 검사를 하는데 노트 필기를 빨간색으로 해왔다.

"어떻게 넌 필기를 빨간색으로 할 수가 있어, 넌 이게 잘 보여?"

라고 잔소리를 했더니

"검정색으로 하라고 말씀 안하셨잖아요."

노트필기를 검정색으로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 해왔는데, 이건 나에게만 당연한 일이었나보다.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애들이 참 기발하고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수 있어

라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만우절, 나름 고민해서 준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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