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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쌤 Jul 24. 2017

수학이 왜 재밌어?

어느 수학쌤의 변명 #1


수학선생님이라고 소개하면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눈빛이 꼭 '왜 그런걸...?' 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수학으로 인해 고달팠던 학창시절의 기억을 소환하여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다. 수학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늘 무섭고 이상(?)했던 수학선생님에 대한 기억과 조화를 이루어 끔찍했던 것으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왜 하필 수학을 하셨어요?'


수업준비가 한창인 나의 책상

나도 처음부터 수학이 재미있진 않았다.


자리에 앉아서 풀어도 풀릴까 말까한 문제를 앞에 나와서 풀어보라고 하는 수학시간도 공포스러웠고, 영어책이 아닌지 의심될 만큼 문자가 넘치는 수학책도 재미가 없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재미없는 정도가 아니라 싫었다.

해도해도 늘지 않는 수학때문에 답답했고, 이게 뭐라고 나를 이렇게 괴롭히나 하는 생각에 승부욕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답으로 가는 과정이 늘 쉽지 않았다. 내 힘으로 찾을 수 없어 해설지를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러다 답을 찾았을 때의 쾌감! 그게 계속 나를 자극했던것 같다.


알파벳과 숫자를 섞어가며 한줄 한줄 적다보면 어느덧 답이 나오는 신기한 녀석들.

그 논리정연함에 매력을 느꼈다.

 만약 수학에 아름다움이 없었다면
이 학문자체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류 최대의 천재를
이 난해한 학문으로 모으는데 필요한 힘이
아름다움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표트르 차이코프스키,1840 ~ 1893,러시아작곡가)


세상엔 정말 다양한 학문들이 존재한다. 나는 평생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할 분야에 평생을 바쳐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학창시절 공부했던 수학책 또한

이름도 모두 기억할 수 없는 수많은 수학자들과 수학을 연구했던 사람들의 발견들을 모아 만든것이다.  (천재들이 발견한 것을 배웠으니 어려웠을 수 밖에 없다는 심심한 위로를 해본다.)


그들은 그 아름다움을 발견한 사람들이 아닐까.

나는 조금 맛을 본 사람이고.


누군가는 음악을 통해서

누군가는 자연을 통해서

같은 것을 보지만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은 다 다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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