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삼백벌기
스마트 스토어는 오픈했고, 이제 SKU를 늘리는 건 남편이 전담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나는 다음 작업으로 전자책을 써보기로 했다. 그전에 무슨 주제로 전자책을 쓸지가 중요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뭐지? 무슨 노하우를 책에 녹여야 하지? 고민을 하다가 "돈 벌기"로 정했다.
생각보다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그들이 직장인이건 전업주부건 돈을 더 벌고 싶어 했고, 돈을 버는데 관심이 많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어떻게 실행을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에게 진짜 "돈 버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려면 우선 돈을 벌어야 했다. 안정적인 월급과 스마트 스토어 외에 퇴근 이후 시간을 투자해서 얼만큼 벌 수 있을지 궁금했다. 본업도 재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부업을 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내가 가장 꾸준히 해왔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오랫동안 운영해온 블로그와 글쓰기가 당첨됐다. 협찬받는 블로거가 되기까지의 과정, 인플루언서가 아닌 일반인은 어디에서 협찬을 받는지부터 어떻게 블로그 운영과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한 후 전자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목표를 세운 후에 찾아보니 블로그 운영 대행 인력에 대한 수요가 꽤 많았다. 초반에는 성형외과, 피부과, 건기식 등의 블로그 콘텐츠 작성 업무를 하다가 추후에는 전문직 블로그 운영 대행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게 되었다. 마음을 먹은 지 3개월 만의 일이었다.
퇴근 이후에 내가 시간을 투여한 만큼 추가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생겼고, 블로그 마케팅 대행사, 대형 로펌, 스타트업 3개의 클라이언트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한 달에 월급이 3번 이상 들어오기 시작했다. 근로소득 외에 추가 수입이 생긴 다는 건 정말 든든한 일이었다.
철저히 내가 직접 겪은 일이고, 원하는 결과까지 얻었으니 나의 친구들이 적용할 수 있도록 시작단계부터 실행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 내용을 녹여 26페이지 분량의 전자책을 썼다. 언젠가 이 책이 잘 팔리게 된다면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월급이 될 것이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창업에 대한 열망이 매우 컸지만, 타고난 쫄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예전부터 하나의 믿음 같은걸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무자본 창업이었다. 즉, 이 한 몸 갈아 넣어서 돈을 버는 거라면 무엇이든 뛰어들고 보자는 생각으로 시도해보는 게 많았다.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매주 다양한 루트로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었다면, 2차 과제는 효율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이렇게 마련해둔 부캐들이 유기적으로 순환하면서 성장하도록 하는데 집중해볼 요량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진정한 자유를 얻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걸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자유. 그게 일이건 놀이건, 노는 날에도 일을 해야 한다 하더라도 가고 싶지 않은 회식에 불려 다니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원한다.
퇴근하고 삼백을 벌어봤더니, 삼천도 벌어 보고 싶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월급으로부터의 독립, 자유에 대한 절박함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이런저런 일을 벌일수록, 회사 밖에서 다양한 기회를 찾아내면 찾아낼수록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점점 더 확실하게 알아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