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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내란의 밤에서 새벽의 승리로

by 원석


바벨탑 사건 이후 인간의 언어는 나누어졌다. 세계의 언어가 하나일 때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었다. 하지만 언어가 나누어졌다고 인간의 욕망이 줄어든 건 아니었다. 이번 내란 사태를 보며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아직도 끝이 없는 것을 본다. 권력과 욕망이 뿌리 깊게 박힌 인간의 추악한 모습이다. 겉으론 근엄하고 번지르르한 모습을 한 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권력의 칼을 휘두른다.


상식인줄 알았던 모든 일이 하루아침에 바뀌고 마는 세상. 극우와 기독교인들의 추악한 모습 속에서 인간의 끝을 본다. 선동하는 것이 대세인 것처럼 수침심도 없이 쓰레기 같은 단어들을 목이 터져라 외쳐댄다. 요즘 참 뉴스 보기 두렵다.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이루어 가는데 특별한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사람은 다 똑같아 보이다가도 다 다르고, 다 다른 것 같다가도 결국 다 똑같다. 조만간 봄이 온다는데 매서운 바람은 잦아들 줄 모른다. 계절이 바뀌면 조금 더 나아질까. 먹고사는 것이 수월해질까. 죄지은 사람이 합당한 벌을 받을까.


이 어려운 정국 속에서 결국 중심을 잡고 있는 건 너무나도 평범한 국민들이다.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은박지를 둘러 싸매며 추운 거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 결과는 분명 시민의 승리, 국민의 승리일 것이지만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엔 씁쓸한 이상한 승리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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