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A Jan 13. 2019

코르도바의 천사

스페인 코르도바

코르도바는 그라나다에서 세비야로 가는 중 하룻밤만 머무르기로 한 도시다.

밤늦게 코르도바에 도착한 우리는 다음날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의무적으로 코르도바 시내로 향했다. 여행자에게는 일단 여행지에 도착하면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여행지를 둘러봐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심드렁하게 나섰던 시내 산책 십여 분 만에 코르도바가 대단히 세련되고 감각적인 도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른바 쇼핑하기 좋은 도시였던 것이다. 대도시의 세련됨과 중소 도신의 차분함이 공존하는 매력이 잘 어우러져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시내 중심가를 지나, 로마 교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어디선가 청명한 음색이 들려왔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서로를 감싸듯이 연주하는 부드러운 화음이었다.

사이좋은 자매처럼 빨간 옷을 맞춰 입은 아리따운 여성 듀오가 

미소를 띤 채 두 사람은 멋진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한 번씩 발걸음을 멈추고, 동전을 내거나 듀오가 파는 CD를 사기도 했다.

듀오의 벤치 옆에 잠시 앉아 나도 음악을 감상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나는 9월의 코르도바, 두 여인은 그 속의 오아시스처럼 시원한 청량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음악의 천사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음악의 천사>



매거진의 이전글 한 여름의 플라멩코, 세비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