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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 Nov 16. 2019

무제

비가 온다


우산을 쓴다

얼굴이 젖는다


우산 밖의 비가 멎고

우산 안에 비가 내린다


기분 나쁜 습기가 온 몸을 더듬는다

쳐내도 사라지지 않아 소름이 끼친다


전날, 잠깐 나온 해를,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


불안정한 천둥번개가 쉴 새 없이 요란하고

먹구름은 짙어지기만 한다


우산과 먹구름 사이에 숨어들어온 태풍,

집안까지 몰아닥친, 홀로 평온한 태풍의 눈


너를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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