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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슈슈 Jan 27. 2016

쓰고 나면 제자리에

다 쓴 물건은 제자리에
다 한 마음도 제자리에


마음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 사람을 알기 전, 사랑을 시작하기 전으로 돌아가

깨끗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해야 된다.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게 두려워 그동안 멈춰있었나? 아직 미련이 남아 붙잡고 있었던 걸까?

제 자리로 돌아가면 혼자되기가 무서워서?

하지만 마음을 다 쓴 순간부터 나는 나도 모르게

천천히 홀로 제자리에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물론 돌아가는 그 길을 다시 돌아가고, 또 돌고, 한참을 헤맸지만...


그리고 마침내 제 자리에 와보니 그곳엔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있었다.

잊고 있었지만 다시 만나 반가운 예전의 '내'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순수했고, 상처받지 않았고, 꿈이 많았고, 희망적이었다.

돌아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냐고 나를 격려해줬다.

외롭지 않았다. '제 자리의 나'에게 나는 위로 받을 수 있었다.


모든 걸 잊고 새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다만 그 전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게 해 준 그 고마움과

감사함은 간직한 채 다시 나의 제 자리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될 것이라고.


나는 다시 제 자리에 서있고

내 앞에 나타날 새로운 길을 향해 즐겁게 달려나갈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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