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토큰화는 금융 산업을 바꿀 수 있을까?
얼마전 해외 주식에 투자해 보려고 했는데 상당히 번거롭고 불편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며, 무슨 이유인지 15분의 시차 때문에 거래가 직관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수익이 발생한다면) 수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
그에 비해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토큰 기반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Metamask 같은 지갑과 Uniswap만 있으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다양한 암호화 자산에 손쉽게 투자가 가능하다.
물론 주식과 토큰은 큰 차이가 있다. 회사 혹은 프로젝트에 대한 권리나 자산 안정성은 주식이 월등하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소액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건 시세 차익을 통한 수익에 있지 회사에 대한 권리를 기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식을 토큰화 하려는 시도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Deloitte의 ‘The Tokenization of asset is disrupting the financial industry. Are you ready?’라는 아티클에서는 자산의 토큰화가 기존 금융 산업의 펀더멘탈을 뒤흔들 수 있으므로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토큰화의 이점을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Greater Liquidity (유동성)
Faster and Cheaper Transaction (빠르고 저렴한 거래)
More Transparency (투명성)
More Accessible (접근성)
유동성이란 보다 넓은 거래 주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의 거래가 수월해 진다는 의미이며, 접근성이란 기존의 경우 물리적으로 분리 거래가 불가능했던 자산(예를들어, 부동산)을 토큰화를 통해 소수점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자산의 토큰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실물 자산의 토큰화를 위한 시도들은 보통 자산을 담보로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토큰을 발행(Asset-backed Token)하거나, 그것의 가치를 추종하도록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식(Synthetic Token)을 취한다.
Asset-backed Token은 모델이 명쾌하다. 오프체인 상의 신뢰할 수 있는 주체가 자산을 수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산을 생성하므로 안정성이 담보된다. 반면 문제도 생기는데 우선 자산을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수탁 수수료가 발생하며, 권리를 가진 자산의 경우 자산에 대한 권리의 주체, 소유 그리고 규제 등이 문제가 된다.
한편, Synthetic Token의 경우 온체인 알고리즘과 게임이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이해가 다소 어렵고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반면 단지 실물자산의 가치를 추종할 뿐 해당 자산과 무관하므로 규제로부터 자유로우며, 수탁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자산 생성이 가능하다.
Mirror는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거래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Terra Blockchain을 기반으로 하는 합성자산(Synthetic Asset) 플랫폼이다. 실물 가격을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Mirror로 명명한 듯 하고, 이렇게 생성된 자산을 Mirrored Asset(이하, mAsset)이라고 표현한다.
이론상으로 다양한 실물자산의 생성이 가능하나, 현재 mAsset은 특정 주식의 가격을 추종하는 항목들로 구성되어있고 m+주식명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위 화면에서 mTSLA는 테슬라의 주식 가격을 추종하며, mGOOGL은 구글의 주식 가격을 추종한다. 따라서 테슬라 주식에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mTSLA를 구입하면 (가격 측면에서) TSLA를 구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주식은 실시간으로 가치가 변하는 자산이다. 따라서 mAsset이 가격을 추종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가격 데이터를 받아와서 온체인에 반영해야 한다.
오프체인 상의 데이터를 온체인 상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개념을 오라클이라고 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오라클 문제라고 한다.
블록체인 초기 보험 모델 중 항공편이 지연될 것이 우려되는 경우 해당 보험에 가입하면 Smart Contract로 항공편 지연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모델이 있었다. Smart Contract는 Code로 이루어졌으므로 그것의 실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것이 트리거 되기 위해 필요한 Parameter인 항공편의 딜레이 정보를 어떻게 신뢰성 있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했고 이것이 곧 오라클 문제였다.
실물자산의 가격을 추종하는 합성자산도 마찬가지다. 주식 또는 부동산의 가격을 신뢰성 있게 받아오고 이것을 mAsset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만약 오라클 문제로 인해 실물자산과 합성자산의 가치에 상당한 차이가 생긴다면 의도한 합성자산은 그 역할을 다 한다고 볼 수 없다.
Defi에서도 오프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모델이 많으므로 오라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핵심으로 떠올랐고, 그런 이유로 올해 Defi가 블록체인의 트렌딩 키워드로 떠오를 때 Chainlink나 Band Protocol의 토큰 가격이 급상승하였다.
체인링크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이다보니 이더리움 기반의 Defi 프로젝트들은 체인링크를 활용하지만, Mirror 프로토콜의 경우 Terra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며 Terra는 Cosmos 기반이다보니 자연스럽게 Cosmos 기반의 오라클 솔루션인 Band Protocol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오라클 솔루션들은 보통 Blockchain-agnostic 하므로 그냥 추측일 뿐이다, 대충 아무 블록체이나 쓸 수 있다는 말)
사실 오라클을 구현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본 글에서는 Mirror를 통해 Defi를 이해하고자 하려는 것이므로 간략히 밴드 프로토콜의 데이터 확보 프로세스를 살펴보고자 한다. 하지만 High-level Overview 관점에서는 대부분의 솔루션들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소스로부터 데이터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주체를 검증자(Validator)라고 하며, 데이터 소스는 데이터의 신뢰성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므로 무분별하게 이용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소스만 활용한다. 위 그림 기반, 데이터를 제공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1. 사용자가 밴드 프로토콜을 통해 데이터를 요청
2. 요청받은 데이터를 검증자에게 가져오도록 요청
3. 검증자는 등록된 데이터 소스로부터 정보 탐색
4. 소스로부터 결과 확보
5. 다양한 검증자로부터 수집한 정보 수집
6.사용자에게 요청한 데이터에 대한 결과 제공 (정보가 불충분 할 경우 제공 실패)
심플하다. 그렇다면 왜 검증자는 데이터를 제공할까? 이것도 심플하다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러 악의적인 행위를 하거나 태만히 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이는 ‘출금지연(Withdraw delay)’를 통해 보완한다. 밴드 프로토콜의 검증자가 되기 위해서는 토큰을 스테이킹 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위임해 준 참여자가 모두 인출하기 전에는 인출이 불가하다.
만약 악의적으로 프로토콜의 신뢰를 저하시킨다면 당연히 프로토콜의 가치 즉, 토큰의 가격을 떨어지며 이러한 하락을 모두 검증자가 받아내야 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오라클 모델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쓰다보니 장황해지기도 하고 오랜만에 글을 쓰니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계속되는 내용은 나눠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