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솔 Aug 04. 2023

소리를 내지 않고 우는 아이

엄마 (2)

엄마는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했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소리가 들려오면 두 눈썹 사이에 금세 주름이 잡혔다. 소프라노도 싫어하는 탓에 라디오에서 여자 가수의 노래가 나오는 즉시 지지직, 주파수를 돌려댔다.


엄마가 허락한 여자가수는 단 한 명, '사운드오브뮤직'의 마리아 선생님이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말들로 알파벳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건 견딜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육아에도 예외는 없었다. 삑삑뽁뽁,  때때로 번쩍이기까지 하는 어린이용 장난감들은 가차 없이 제거당했다.


나는 유난히 눈물이 많았다. 길 가다 본 전광판 광고에서 누가 눈물을 지으면, 옆 자리의 친구가 울면 영문도 모르고 따라 울었다.


이유도 모른 채 마음 한 켠에서 솟구쳐 나오는 눈물에 으앙 소리가 나면 엄마는 나보다 크게 화를 냈다.


울지 마, 울지 말라구. 시끄러워.


나는 엄마를 화나게 하기 싫어 소리도 내지 않고 뚝뚝 울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주 평범한 불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