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했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소리가 들려오면 두 눈썹 사이에 금세 주름이 잡혔다. 소프라노도 싫어하는 탓에 라디오에서 여자 가수의 노래가 나오는 즉시 지지직, 주파수를 돌려댔다.
엄마가 허락한 여자가수는 단 한 명, '사운드오브뮤직'의 마리아 선생님이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말들로 알파벳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건 견딜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육아에도 예외는 없었다. 삑삑뽁뽁, 때때로 번쩍이기까지 하는 어린이용 장난감들은 가차 없이 제거당했다.
나는 유난히 눈물이 많았다. 길 가다 본 전광판 광고에서 누가 눈물을 지으면, 옆 자리의 친구가 울면 영문도 모르고 따라 울었다.
이유도 모른 채 마음 한 켠에서 솟구쳐 나오는 눈물에 으앙 소리가 나면 엄마는 나보다 크게 화를 냈다.
울지 마, 울지 말라구. 시끄러워.
나는 엄마를 화나게 하기 싫어 소리도 내지 않고 뚝뚝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