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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갤 Sep 13. 2015

달걀 안의 두 가지색_#만남 전_1

만우절_만남 전,



" 나 남자친구랑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요 "



그렇다. 그 여자는 그 남자가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그 남자의 지나친 구속과 집착 때문에. 

보통 힘든 게 아니라 아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서 친구 제의로 소개팅을 받게 되었고, 그 남자와 완전히 상반되는 쾌활한 성격의 남자를 만나다보니 

속이 뻥~ 뚫리는 듯했다. 그래서 그 여자는 그 남자와의 연락을 끊기로 결심했었다.

그 남자는 친한 오빠, 동생 사이는 없다고 했기 때문에 차라리 연락을 끊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여자는 그 남자에게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 남자에게 자꾸만 연락이 친절하게, 더욱 친절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 여자는 저렇게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써가며 그 남자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제서야 만나는 사람이 남자친구라는 것을 깨달았나보다. 

그 여자는 분명 제대로 전달했다. 몇 번이고 이야기했었는데 말이다.


“거짓말 하지마. 오늘 만우절인건 알겠는데 거짓말이 심하잖아”

“아니에요. 저번부터 난 말했었잖아요”


그 남자는 거짓말인줄만 알았었다. 그렇게 모질게 그 여자는 이야기를 해버렸다. 

그러면 모든 게 홀가분할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이 말을 그 남자에게 하고 몇일 뒤 여자는 소개받은 남자와 헤어지게 되었다.

진정성없는 남자라고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그 남자가 자꾸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

바람피는 것도 아닌데 바람피는 기분처럼 너무나도 찝찝했다. 

물론 소개받은 남자도 지금의 그 남자의 집착과 구속된 자세 때문에 지쳐서 활발함이 확 이끌려서 다른 모습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었다. 

그래서 지금은 기억에 하나도 남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저 스킨십을 너무 좋아했던 사람으로 밖에는.


스킨십이 전부가 아니다.




그 남자가 나보다 세 발 앞에 사랑하는 마음이 서 있기를,

나와 같은 감정이 나란히 걷고 있기를,

서로를 나쁘게 바라보는 감정은 항상 뒤에 서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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