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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Mar 11. 2024

예순아홉





Story/Mixed media





731부대에서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을 저지른

이시이 시로는

생체실험결과를 미국이 참고할 수 있도록

넘겨주는 댓가로 몇년치의 연봉과 안정된 일자리를

얻어 평생 띵띵거리며 잘 살다 갔다 한다.

여기서 대드는 것이 특기인 나는

또 하느님께 대들고 만다.

인간이 저지른 모든 죄는 당신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자유에서 비롯된 것이고 네 죄를

용서하셨기에 함부로 남의 죄를 판단하지 ...

하셨지만

이시이 시로는 죽어서 과연 지옥이라는 

곳에 갔을까?

거기서

731부대 수많은 생체실험 대상자들의

끔찍한 실험들만큼 그도 받았을까?

만일 사람이 죽어 지옥이나 천당이 아닌,

무(nothing)로 돌아 간다면 그야말로

하느님이 주신 자유의 진리는 없는 것이다.



옛날에 나는 돈을 빌리며

빌리는 사람도, 빌려주는 사람도

되기 싫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빌려주는 사람이 돼야

그 입장이 될 수 있다.

지금 나는 하느님께 지옥도 천당도 싫으니

무(nothing)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기도드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천당 문앞기어서라도 가야

그 입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선을

흉내라도 내려고 힘쓰는 중이다.

무조건 믿지않는 이 골칫거리 신자는

받아 주기에도 안받아주기에도 어려운

'뜨거운 감자'같은 존재지만

하느님은 불쌍하게 생각해주시지 않을까?

아.

온갖 사랑이 존재하지만

어떤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

슬픈 사랑이

오늘따라 이해하기 무척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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