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언어』, 문요한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이 쓴 『관계의 언어』를 읽었다. 관계의 언어라길래 말을 예쁘게 하라는 건가? 하는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겼는데 그 안에 평소 궁금해하던 내용을 발견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남들의 마음에 더 신경을 쓸까 하는 질문에 관한 답이 그 안에 있었다.
어릴 적 부모 역할 중 하나가 아이에게 감정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문요한은 아이의 표정과 소리, 몸집을 통해 부모가 아이의 내적 상태를 헤아리고 그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주는 것을 '미러링'이라 한다고 했다.
“졸리는구나!” “심심한가 보네” “배고프지?” “놀랐구나. 괜찮아!” “장난감이 신기해?” 등 아이의 내적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심리적 언어로 반영해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내적 경험을 이해하게 되고 심리적 자기가 점점 발달한다. 적절한 헤아림을 받고 자라면 이후에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나아가 다른 사람의 마음 또한 헤아릴 수 있다.
- 관계의 언어, 문요한 -
만약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감정과 욕구는 알아차리지 못한 채 남들의 마음만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감정은 뒤로 하고 남들에게 더 신경 쓰는 마음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헤아림을 받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러한 타인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려면 어린 시절의 결핍과 상처에 대한 애도와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문요한은 말한다.
이게 말이 쉽지 애도와 회복을 어떻게 하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가까운 방법을 작가는 제시한다. 바로 독서와 글쓰기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자기 이해의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내면의 벗이 되어주면 어릴 때 획득하지 못했던 안정애착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글을 쓰면서 치유한다는 느낌을 받는 게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오늘의 결론은.... 결국 읽고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