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이육 Sep 23. 2024

제목 없음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있다.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직장은 나쁘지 않다. 일하는 위치도 하는 일도 다 만족스럽다. 취미생활도 잘 해 나가고 있다. 모임을 하고 있다.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소통하며 하는 것이 더욱 힘이 난다. 간간히 공연의 기회를 얻고, 자작곡이나 커버곡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며 취미에 대한 더욱 강한 동기를 얻는다. 돈을 주고도 얻기 힘든, 즐겁고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것을 잘 하고 있지만 다른 내 것은 잘 챙기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글을 쓰는 일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핑계거리가 있다. 첫째, 나의 하루는 한정적이다. 다른 뭔가를 열심히 하는 이상 예전에 하던 것을 덜 열심히 할 수밖에는 없다. 정말 핑계만은 아닌 것이, 요샌 대부분 새벽에 잠들고 있어서, 정말 시간이 없다. 둘째, 지금까지 대부분의 창작은 혼자 있는 시간에 하는 것이었는데, 요새는 혼자 있는 시간이 잘 없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혼자 음악을 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같은 취미의 친구들을 사귀고 모임을 하는 것인데, 그로 인해 창작은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 인간은 보통 까다로운 동물이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예전처럼 방에 틀어박혀 사색하던 시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상태로 창작의 균형을 찾고 싶다. 그래서 뭐라도 적어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글은 모든 창작의 근간이므로.

 

매거진의 이전글 문상훈의 책을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