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쪘지만, 모른 척 하겠어.
용왕:
바다청년아~ 너 요즘 왜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니?
작년 12월 18일(첫 근력운동) 이후로 현재까지 주6회는 운동하던데..헬창이 된거니?
바다청년:
네. 안그래도 주변에서 헬창이라고 놀리는데 저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헬창이고 실력은 헬린이인 생활체육인이예요. 그리고 운동을 해보니깐 헬창이 넘 폄하된 단어예요. 벌크업 등 몸을 만든다는게 정말 힘든 일이더라고요. 저는 이제 헬창인 분들을 존경해요.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낸 멋진 분들이니까요. 전 아직까지 오랫동안 노력해서 이뤄낸 결과를 가져본 적 없거든요. 꾸준함으로 만든 몸은 정말 멋졌어요.
저는 운동 할 때 자세에만 신경써요. 세트 사이에 쉴 때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가끔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하고 현타가 와서 운동 중에 체육관을 나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운동이 하기 싫은 날엔 "내가 해양학 박사 중에 가장 매력있는 중년 과학자라는 소리를 들을테다." 하면서 눈에 다시 힘주고 숄더 프레스 한 세트를 더 해요.
올해 어떤 책에서 "옷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문장을 읽은 후로는 아침마다 전장에 나가는 여군마냥 전투복을 입는 마음으로 옷매무새를 다듬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이게 재밌어요. 나의 옷차림이 생존이 걸린 전투복이라고 생각하니 귀찮지도 않고요. 단기전은 전투복으로도 충분히 전장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길고 큰 승리를 하고 싶어요. 그럴려면, 옷 뿐만 아니라 건강함이 발산하는 자연스런 매력이 저처럼 안 예쁜 사람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건강함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 같은거요.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하죠.
저는 이제 아주 조금, 이런 제가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