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이 항상 재미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감정이 메말라 보이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삶이 너무 괴로울 것만 같다. 그런데 늘 이런 감정과 질문은 반복된다. 그래도 요즘 삶이 즐거운 이유가 있다. 각기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던 친구와 후배가 우연한 계기로 같이 근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순간이 있어 참 즐겁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그 순간에 기뻐한다. 왜냐하면 이런 시간도 영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태양과 달이 만나서 '일식'의 랑데뷰를 연출하는 그 순간처럼 말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길이 있다. 자의든 타의든 사람은 언제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그 선택에 따라서 수 만 가지 색깔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 다양한 갈래의 길에서 사람끼리 만난다는 것은 보통의 인연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 순간에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아 가려고 한다. 가끔은 맥주도 한 잔씩 나눠 먹는 재미를 누리면서...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라는 말을 살짝 뒤집어 보면 '영원한 것은 없다'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기쁨과 슬픔도 금세 그 빛을 잃어 갈 것이기에 가장 빛나는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 내가 아끼는 친구와 동료 그리고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도 지금이 지나면 각자의 길을 찾아 갈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내 주변에 존재하는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한다.
2015년 8월의 마지막 날 밤이다. 더위가 물러간 자리에 가을의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다. 아이가 아빠 앨범을 들고 나와서 보는 데, 10 년 전의 앳된 얼굴 모습이 새삼스럽다. 정말 저 사람이 '나' 맞을까? 빠르게 흘러 가는 시간 속에서 영원한 것의 부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순간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주변 사람을 신경 쓰는 여유를 가지자고 되뇌어 본다. 더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