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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maker Aug 11. 2019

비엔나의 역사와 마주하다

마리아 테레지아, 시시(엘리자베스), 모차르트 그리고 쇤부른 궁전


오늘은 비엔나 여행 3일 차 이자 월요일이다.

오늘은 아침에 쇤부른 궁전에 갔다가 저녁에는 매 년 빈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콘서트 홀에서 모차르트 연주회를 가기로 되어 있는 날이라 아침부터 바빴다. 우리나라에 있을땐 잘 가지도 않는 음악회를 가기로 한데다 음악회에 가는 복장을 따로 가져와서 가기전에 숙소로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고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할 것 같은 날이라 아침부터 서두르기 시작했다.


  쇤부른 궁전으로 가는 길

   어제 사온 샌드위치로 호텔 방에서 아침을 먹고 쇤부른 궁전으로 가기 위해 나왔다.

  쇤부른 궁전은 비엔나 시내 중심가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우리는 교통권을 구매해야 했다.

교통권은 여느 유럽과 비슷하게 1회권과 1,2,3일권이 있었는데 그중 우리는 2일권을 샀다.(내일 벨베레데 궁전에 갈 계획이어서)

  * 비엔나는 지하철이나, 트램을 탈 때 1일 권 이상의 경우 처음 한 번 개찰기에 넣어 시간을 각인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그냥 타고 내리게 되어 있음

    우리는 아침에 서두른 것 같았지만 쇤부른 궁전엔 9시 30분이 조금 지나 도착했다. 트램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다 보니 멀리 넓은 도로의 한가운데 광활한 광장 같은 곳과 그 뒤로 궁전이 보였다. 궁전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그 크기에 놀랐다. 궁전 앞의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일 정도의 규모였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보니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앞을 지나가고 궁전 앞에는 그 버스에서 내린 듯한 관광객들과 이들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이는 궁전 관리 직원(?)들로 붐볐다.


  우리가 쇤부른 궁전을 가기로 했던 건 비엔나에 간 사람들은 모두 한 번은 들리는 곳 같았고, 비엔나패스로 갈 수 있는 곳 중 하나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이끈 것은 넓은 정원과 울창한 숲이었다. 사실 우리는 오스트리아나 비엔나의 역사를 잘 몰랐기 때문에 궁전의 투어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처럼 이 곳의 넓은 정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궁전 그랜드 투어 티켓을 받다


  우리는 입장권을 바꿔야 하나? 싶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안내소 같은 오피스로 가라고 했고 오피스에서 비엔나패스를 보여주니 궁전 그랜드투어 티켓(비엔나패스는 그랜드투어만 가능하다.)을 주면서 시간을 11시 59분으로 찍어 주었다. 처음엔 이 시간이 뭔지도 몰라 재차 물어보니 그 시간에 투어 입장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도착한 시간이 9시 반 남짓이었으니 우리 앞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있는 건가 싶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이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얼마나 더 기다릴지...

궁전 그랜드 투어 티켓




쇤부른 궁전 투어 맵

황태자 정원을 거닐다


  티켓을 받고 우리는 투어 입장 전까지 보고 싶었던 정원을 보기로 하고 비엔나패스로 갈 수 있는 황태자 정원을 들어갔다. 여기서 모바일 비엔나패스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지하철처럼 생긴 입구에 휴대폰에 있는 바코드를 대고 들어가는 건데 이건 종이 비엔나패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라 인식이 잘 안되어서 한 참을 다시 해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정원에 들어가서 보니 궁전의 규모에 비하면 작을지 모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정원이었다. 정원에는 아름다운 패턴의 화단과 덩굴들로 덮은 산책로가 있었다. 이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니 시원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스치듯 지나갔고, 밖의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옛날 이 길을 걸었을 호프부르크 왕가의 황태자 부부를 상상하니 부럽기도 하고 쓸쓸했을 것도 같아 묘한 느낌이 들었다.  정원의 산책로 끝에는 이 정원과 궁전을 같이 볼 수 있도록 작은 전망대가 있었다 올라가서 궁전 쪽을 보니 정말 멋진 사진 속 풍경이 펼쳐져 있어 사진을 여러 번 찍었지만 역시 직접 보는 것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우리가 본 그대로를 사진에 남기지 못해 못 내 아쉬운 그런 곳이었다.

황태자 정원에서 본 궁전과 정원


글로리에테로 가는 길


  황태자 정원을 나가니 궁전의 큰 정원으로 연결되는 길이 나왔다. 길게 뻗은 나무들이 양 옆으로 늘어서 있어 마치 메타세콰이어 길을 연상시키는 큰길이 있었고 그런 길들 사이사이에 작은 정원들이 있었다 길이 교차하는 가운데 지점에는 분수가 있었는데 분수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8갈래의 길이 있는 정원 속의 작은 정원이었다. (솔직히 작은 정원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는 않는다.) 이런 길과 정원이 반대쪽에도 똑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어마어마한 크기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정원을 왕족 몇 명이 돌아다녔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들은 가끔은 외롭고 쓸쓸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은(?) 정원을 지났더니 글로리에테로 가는 조금은 언덕진 길과 건너편 작은 정원(?)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우리는  글로리에테로 가기로 했으니 당연히 언덕길을 따라 산책하듯, 등산하듯 걸어 올라갔다. 길을 따라 올라가며 나는 아내에게 "여기는 정원 이라기보다는 산인 것 같다" 고 했을 정도로 수풀이 울창했다. 누군가 숨으면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이 곳은 과거에 왕가의 사냥터였다고 했는데 그래서 이렇게 울창한 숲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니 그 끝에는 넓고 평평한 곳에 우리가 목적으로 한 글로리에테가 있었고 그 앞에는 연못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연못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쇤부른 궁전과 전체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말 장관이었다. 한 참을 보고 우리는 글로리에테 안의 카페에 앉아 시원한 커피를 한잔 마셨다.(비엔나 카페에는 아이스커피는 설탕시럽이 들어가 있는 커피밖에 없음)

궁전 정원(글로리에테로 가는 길에서)

글로리에테에서 궁전 정원을 보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와 아내는 글로리에테 전망대(건물의 맨 위)로 올라갔다. 입구를 찾는데 조금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결국 찾았고 잘 들어갔다. 이곳도 비엔나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우리는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글로리에테 전망대에서는 쇤부른 궁전과 정원뿐만 아니라 궁전을 중심으로 사방의 도로들과 비엔나 시내 전경을 볼 수 있었다. 곧게 뻗은 도로들과 멀리 보이는 비엔나 시내의 건물들 그리고 뒤로 보이는 울창한 숲들, 올라와서 보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멋졌다. 이 곳에서도 역시 눈에 보이는 것만큼을 사진으로 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망대 위에 있으니 바람이 꽤 세게 불었다. 언덕 위라 그런 것 같기도 했지만, 쇤부른 궁전은 여름 궁전이라고 한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글로리에테와 쇤부른 궁전

궁전 그랜드 투어 : 과거를 만나다 


  투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우리는 글로리에테 언덕에서 궁전으로 가기 위해 커다란 분수와 정원을 지났다. 큰 정원을 한 참을 걸으면서 우리는 쇤부른 궁전 정원의 규모에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린 예약시간 15분쯤 전에 도착해서 이 정도면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줄을 서서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정확하게 10분 전부터 입장이 되었다.( 지하철 출입구처럼 생긴 기계에 티켓을 대는데 시간이 안되면 통과가 안됨) 그리고 입장권 가격에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어 하나씩 챙겨서 들고 들어 갔다.(오디오 가이드에는 한국어 설명이 있음, 쇤부른 궁전은 한국어 가이드를 듣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함)

가이드를 들으면서 궁전의 방과 홀을 하나씩 하나씩 지나 가는데 지나갈 때마다 그 공간을 꾸민 화려한 그림, 장식들과 방과 홀에 놓여 있는 가구들(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은 고급 가구들)에 우리도 모르게 감탄을 하고 있었다.  

  특이했던 것은 궁전 내부는 모두 방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방을 지나 또 다른 방으로 그리고 또 다른 방으로 계속 연결되어 있었고, 모든 방에는 벽난로 대신 중앙에서 뜨거운 공기를 보내는 세라믹 난로(??)가 있었다.

  그리고 정말 오늘날 유명한 디자이너의 가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가구와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조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엄청난 크기의 방과 가구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침대나 황제의 집기가 눈의 띄었다.

  궁전에서 가장 기억이 나는, 아니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방은 모차르트가 처음으로 연주를 했다는 작은 홀이었다. 이 곳에서 마리아 테레지아라는 여황제와 귀족들이 음악 신동 모차르트의 첫 연주를 들었다고 상상하니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의 장면이 그대로 떠오르는 듯했다. 마치 영화 속 그 장면 어딘가에 우리가 있을 것만 같았다.

  비엔나를 수많은 유럽 유명 도시쯤으로 알고만 있었던 내게 지금 이 순간은 또 다른 의미가 되었다. 내가 책에서만 보았던 많은 음악가, 작가들이 머물렀고, 사용했고, 또 연주했던 공간에 이렇게 들어와서 느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어쩌면 비엔나에는 과거라는 개념이 조금 다를 것만 같았다. 그 시대에 그들이 사용하던 공간을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투어의 중간쯤 지나 시시(엘리자베스) 황후의 방과 집기 등을 보며 비운의 황후라는 시시의 삶과 더 많은 집기, 식기 등을 보고 싶어 왕궁의 시시박물관과 황제의 아파트에 가보기로 했다.

  50분 정도의 투어라 무척 길거라고 생각했는데 투어가 끝나갈 때쯤에는 짧게 과거 여행을 하고 온 것 같아 아쉽기까지 했다.


궁전 카페에서 먹은 별미 : 굴라쉬 수프 


투어를 마치고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궁전 앞 유일한 카페인 카페 레지던스라는 곳으로 갔다. 야외 테이블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시켰다. 아내는 굴라쉬가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며 굴라쉬 수프와 아인슈페너를 그리고 나는 슈니첼 샌드위치가 있는 베스트 메뉴라는 샌드위치 세트와 진저 레몬 에이드를 시켰다. 전통적인 굴라쉬나 슈니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점심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비엔나 전통 음식인 것 같았다. 굴라쉬 수프는 굴라쉬와는 조금 다르게 야채와 소고기를 잘게 썰어 넣어 끓인 굴라쉬라고 해야 할 듯한데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우리 입맛에도 맞아 계속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맛이었다. 같이 나온 전통 빵인 카이저젬멜을 조금 뜯어 굴라쉬 수프를 찍어 먹어도 맛이 좋았다. 굴라쉬라는 음식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은 첫 식사였다. 그리고 이내 먹은 슈니첼 샌드위치의 슈니첼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부드럽고 튀김옷이 고소해서 깜짝 놀랐다. 난 그냥 비엔나 돈가스 정도로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맛이었다.

  우리 둘은 나중에 굴라쉬와 슈니첼을 꼭 제대로 먹어 보자고 얘기하며 점심을 먹었다.


굴라쉬 수프와 슈니첼 샌드위치 그리고 아인슈페너와 진저 레몬 에이드

시시 박물관 그리고 황제의 아파트 


  점심을 먹고 부지런히(??) 다시 왕궁으로 돌아오기 위해 이동했다. 비엔나의 대부분의 관광지와 시설들이 오후 5시에 문을 닫아서 조금이라도 일찍 가야 할 것 같았다.

  온 길을 따라 왕궁으로 가는 길은 오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왕궁에 도착해서 우리는 곧장 시시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이 곳은 시시 박물관, 황제의 아파트 그리고 실버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프란츠 요세프 1세와 시시(엘리자베스) 황후가 사용하던 침실, 집무실 등과 그 당시의 식기, 생활용품 등 그들이 사용했던 거의 모든 것들과 시시의 어린 시절부터 암살될 때까지 모든 것이 있었다. 특히 실버 컬렉션에서 그 당시의 도구들을 보고는 너무 놀랐다. 지금 사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문양들, 그리고 요즘 유명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것들과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쇤부른 궁전에서도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크리스털 제품은 지금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디자인이었다. 아내는 전시된 은식기와 크리스털 제품이 갖고 싶다고 까지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뮤지컬('엘리자베스')의 엘리자베스가 시시 황후라는 걸 여기 와서 알게 되어 그녀의 과거와 일생에 대해서 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많은 것들을 보면서 왜 비운의 황후라고 했는지, 또 왜 그렇게 살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돌아가서 엘리자베스 뮤지컬을 같이 보자고 하고 관람을 마치고 나왔다.

  나오고 나서 보니 그렇게 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전체를 보는데 두 시간이나 지난 것을 알았다.

아침부터 계속 걷기만 해서 그런지 꽤 힘들었고 몸도 다리도 지쳐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저녁에 모차르트 음악회를 가야 해서 곧장 호텔로 향했다. 씻고 쉬었다가 음악회에 어울리는 옷으로 갈아입고 가야 했기에.


카페 모차르트에서 


  우리 호텔에서 음악회가 열리는 무지크페라인 까지는 트램이나 지하철을 타고 가기가 불편해 그냥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더구나 가는 길에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가야 해서 더더욱

숙소에서 나와 왕궁으로 가는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서 저녁 먹을만한 곳을 찾다가 큰 도로 앞에 알베르티나(이틀 후 방문한 미술관) 맞은편에 '카페 모차르트'라는 곳이 보였다. 더 내려가서 다른 음식점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점심을 간단히 먹은 우리는 배도 고팠고, 왠지 오늘은 저기서 먹어야 할 것 같았다.(모차르트 콘서트를 가는 길이라..)

  우리는 음악회에 가려고 정장을 입어서 오늘 저녁은 조금 더 시원한 안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라(약 6시쯤?)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아내는 이제 제대로 된 굴라쉬를 먹겠다고 굴라쉬를 나는 카이저슈마름이라는 황제가 즐겨먹었다는 펜케이크를 시켰는데 굴라쉬는 점심때 먹은 것과는 많이 달랐다. 야채가 거의 없었고, 큼직한 소고기가 들어 있었는데 난 개인적으로는 점심때 먹은 수프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펜케이크는 전혀 예상 못한 비주얼이었다. (두툼한 펜케이크를 잘게 잘라서 콩포트와 함께 나옴) 그러나 나름 이런 펜케이크도 맛있구나 했다.


굴라쉬와 카이저슈마름

 

모차르트를 만난 음악회 


  이른 저녁을 먹고 우리는 천천히 무지크페라인으로 향했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입장권을 예매했으니 충분히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입장권 예매는 https://www.cultural.com/ticket/isto 에서 모든 공연의 예매가 가능하며 날짜별 공연도 확인 가능하다)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 드디어 음악회가 열리는 곳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물 앞에 모여 있었고, 안에도 가득했다. 우리는 마음이 조금 급해졌지만 아직 입장 시간이 남아있어 건물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안에 들어가서 입장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중국인들이 무척 많아서 보니 단체 여행을 온 것 같았다. 아마 단체 여행의 일정에 음악회 관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시간이 되어 홀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황금홀이라고 불리는 매 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신년 음악회를 하는 곳이었고 자리는 1.5층에 위치한 두 번째로 비싼 자리였다. TV 로만 보던 그 홀에 와서 이렇게 앉아 있다는 게 새삼 새롭고 신기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가 가까웠고 높은 천장엔 수려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런 건물을 1800년대에 지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지금도 그때 지은 그 무대에서 그대로 연주한다는 것은 더 놀라웠다. 무지크페라인과 황금홀   입석까지 가득 메운 사람들로 시끌시끌했지만 막상 연주가 시작되니 음악소리에 집중이 자연스레 되었다. 오늘의 연주는 모차르트의 음악들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들이 더 많이 나왔고 전문가가 아니었기에 연주자들이 얼마나 잘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음악에 집중해서 듣다 보니 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 것 같았다.   이렇게 훌륭한 홀에서 이렇게 가까이 앉아 아름다운 악기 소리와 노랫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런데 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가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살짝 들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나오면서 우리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신년 음악회에 꼭 와보자고 약속했다. 그 음악회는 지금보다 몇 백배 아니 몇 천배 더 큰 감동과 행복함을 줄 거라고 생각하니까.
   천천히 숙소로 걸어 돌아오며 비엔나의 야경과 밤거리를 구경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삶이고 모습인데 오늘 우리가 보고 만난 모든 것들은 비엔나의 역사이자 과거이지만 현재이기도 한 것 같다.   이렇게 과거의 모습 속에 현재를 녹여서 살고 있고 누리고 있는 비엔나에 다시 한번 놀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부터 비엔나의 과거를 만났던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내일 일정을 얘기하며 쉬었다. 내일부터는 유명한 화가들과 예술을 만나러 가기로....
음악회 티켓(온라인 출력)과 프로그램


  이른 저녁을 먹고 우리는 천천히 무지크페라인으로 향했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입장권을 예매했으니 충분히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입장권 예매는 https://www.cultural.com/ticket/isto 에서 모든 공연의 예매가 가능하며 날짜별 공연도 확인 가능하다)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 드디어 음악회가 열리는 곳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물 앞에 모여 있었고, 안에도 가득했다. 우리는 마음이 조금 급해졌지만 아직 입장 시간이 남아있어 건물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안에 들어가서 입장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중국인들이 무척 많아서 보니 단체 여행을 온 것 같았다. 아마 단체 여행의 일정에 음악회 관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시간이 되어 홀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황금홀이라고 불리는 매 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신년 음악회를 하는 곳이었고 자리는 1.5층에 위치한 두 번째로 비싼 자리였다. TV 로만 보던 그 홀에 와서 이렇게 앉아 있다는 게 새삼 새롭고 신기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가 가까웠고 높은 천장엔 수려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런 건물을 1800년대에 지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지금도 그때 지은 그 무대에서 그대로 연주한다는 것은 더 놀라웠다.

무지크페라인과 황금홀

  입석까지 가득 메운 사람들로 시끌시끌했지만 막상 연주가 시작되니 음악소리에 집중이 자연스레 되었다.

오늘의 연주는 모차르트의 음악들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들이 더 많이 나왔고 전문가가 아니었기에 연주자들이 얼마나 잘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음악에 집중해서 듣다 보니 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 것 같았다.

  이렇게 훌륭한 홀에서 이렇게 가까이 앉아 아름다운 악기 소리와 노랫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런데 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가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살짝 들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나오면서 우리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신년 음악회에 꼭 와보자고 약속했다. 그 음악회는 지금보다 몇 백배 아니 몇 천배 더 큰 감동과 행복함을 줄 거라고 생각하니까.


   천천히 숙소로 걸어 돌아오며 비엔나의 야경과 밤거리를 구경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삶이고 모습인데 오늘 우리가 보고 만난 모든 것들은 비엔나의 역사이자 과거이지만 현재이기도 한 것 같다.

  이렇게 과거의 모습 속에 현재를 녹여서 살고 있고 누리고 있는 비엔나에 다시 한번 놀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부터 비엔나의 과거를 만났던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내일 일정을 얘기하며 쉬었다. 내일부터는 유명한 화가들과 예술을 만나러 가기로....


음악회 티켓(온라인출력)과 프로그램




비엔나패스에 대해


  비엔나 여행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알아본 것 중 하나가 이 곳의 교통 관련 카드와 주요 관광지 박물관 등을 입장할 수 있는 할인 카드 또는 그와 유사한 카드들이었다.

  비엔나에는 이런 기능을 하는 카드(?)가 2개 있으며, 박물관, 미술관 입장권들을 묶어서 판매하는 것이 있다.

  박물관, 미술관 등 많은 곳들을 편하게 가고 싶은 경우 비엔나패스가 적합할 수 있고,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 닐 계획이 있다면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비엔나 시티카드가 더 편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 관광지만을 보려고 한다면 관광지 입장권 묶음이나 연합권 같은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디를 얼마만큼 갈지가 결정에 가장 중요하다.


비엔나패스

특징 : 60곳 이상의 관광지(왕궁, 박물관, 투어 프로그램 등)를 무료입장할 수 있으며,  관광지 입장 시 별도의  줄을 서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하다.

종류 및 구입처 : 1,2,3,6일권이 있으며 인터넷(https://www.viennapass.com/)에서 구입 가능하다.

                구입 후 교환권을 지참하여 공항 또는 시내의 비엔나패스 교환장소에서 패스로 교환해야 한다.
                 특이사항은 모바일 패스를 구매하면 휴대폰에 바로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패스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우리는 주말 도착이라 별도의 교환소에 가서 교환하는 게 귀찮아 모바일 패스를 구입했는데 매 입장 시마다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비엔나는 모바일 관련 서비스는 우리만큼 좋지 않은 것 같았다.)


비엔나 시티카드

특징 : 시내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과 주요 관광지의 할인 혜택을 포함하고 있음

종류 및 구입처 : 24시간, 48시간, 72시간 권이 있으며, 인터넷(https://www.wien.info/en/travel-info/vienna-city-card) 또는 주요 관광안내서 등에서 구입 가능


우리는 시내 교통을 많이 이용할 계획이 아니어서 교통권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입장권, 연합권

특징: 궁전, 미술관, 뮤제움 콰르티 에빈 등 특정 관광지의 입장권을 묶어서 할인 판매함.

종류 : 왕궁과 쇤부른 궁전 입장권, 뮤제움 콰르티에 빈 연합권, 벨베레데 궁 입장권 등이 있음

   

특정 관광지 또는 박물관만을 가려고 할 때 적합할 것 같음



무지크페라인 콘서트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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