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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선생 Mar 27. 2020

슬기로운 유권자 생활

영화  "스윙보트" : 정치를 향한 조롱

플라톤은 민주정치가 흐를 수 있는 가장 큰 폐단으로 중우정치를 꼽았다. 중우정치라는 것은 '우매한 대중'에 의한 정치를 의미하는 것인데, 대중의 사회적 인식이나 교육수준이 높을 경우에는 민주정치가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멍청한 대중에 의해서 정치가 이뤄지게 되면 엘리트에 의한 독재정치보다 못하게 된다라는 것을 경고하는 말이다. 물론 플라톤이 이러한 발언과 사고를 하게 된데는 소크라테스의 어리석은 죽음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현대정치 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대중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임에는 분명하다. 영화 '스윙보트(Swing Vote)'는 이러한 현대정치를 풍자하는 아프면서도 웃음을 짓게하는 영화이다. 영화의 제목으로 사용된 'Swing Vote'라는 단어는 어떠한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투표를 뜻한다. 제목에서처럼 이 영화의 이야기는 선거, 그 중에서도 세계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굉장히 코믹스러운 상황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정치인과 매스컴, 그리고 대중들에 대한 비판을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날리고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각 분야를 상징하고 있다.

스윙보트 : 네이버 영화

 첫번째 등장 인물은 우매한 대중에서 현명한 대중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 주인공인 버드 존슨(케빈 코스트너)이다. 자신의 딸이 해버린 투표로 인해서 미국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투표권을 쥐게 된 인물이다. 하지만 버드는 정치가 무엇인지 모른다. 공화당이 뭔지, 민주당이 뭔지도 모르고, 그들의 정책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자신의 딸을 끔찍히 아끼는 사랑을 가지고 있고, 하루하루 그냥 버티며 대충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 투표를 통해서 정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자신의 선택이 가지는 의미, 정치가 우리의 삶에 기여해야 하는 이유 등을 알게 되면서 현명한 대중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두번째 등장 인물은 사회과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주인공인 버드의 딸, 몰리 존슨(매들린 캐롤)이다. 사회에 관심이 없는 아버지에게서 자랐지만, 학교에서 배운 사회교육을 통해서 투철한 사회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적극적인 대중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몸소 실천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몰래 투표를 하다가 투표기계가 꺼지는 바람에 이 영화의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인물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 똑똑하고, 사회적 인식이 강한 인물로 아버지를 대신해서 많은 이들이 보낸 호소의 편지를 읽고, 아버지를 마지막 대선토론회에 나가게 이끈다.                     

스윙보트 : 네이버 영화

세번째 등장 인물은 현대사회에서 언론이 가지는 속성을 보여주는 인물로 케이트 메디슨(폴라 패튼)이다. 이름도 없는 지방 방송국의 기자인 케이트는 우연히 버드의 집을 알게 되면서, 버드가 스윙보트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한다. 이로 인해서 많은 언론과 이익단체 및 사회단체들이 그 마을을 찾게되고, 그녀는 언론에서 뉴스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몰리에게 접근하여 이용하려고 한다. 케이트는 메인 방송국 뉴스의 앵커가 꿈이고, 버드는 단지 커다란 이슈의 취재거리로만 인식을 하는 인물이다.                                                             

스윙보트 : 네이버 영화

네번째, 다섯 번째 등장인물은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앤드류 분(켈시 그래머)와 도널드 그린리프(데니스 호퍼)이다. 앤드류는 현재 미국의 대통령으로 공화당에 속해있는 인물이고, 도널드는 대선에 나온 민주당의 후보이다. 이들은 투표 집계가 마감되고 버드가 스윙보트를 쥐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후에 버드에게 접근하여 버드의 한 표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본래 공약과 정책 기조는 모두 무시하고, 단지 대선의 승리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

스윙 보트 : 네이버 영화

인다. 심지어 자신의 당이 추구하는 정체성을 파괴하면서 까지 버드의 표를 얻기 위해서 노력한다. 우리사회의 정치적 신념이 부족한 정치인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든다.   

                                    

 이 다섯명의 등장 인물들은 각각 대중, 언론, 정치인을 대표하는데, 감독은 이들을 코믹스러운 상황에 몰아 넣고서 그들이 하는 행태들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조롱하고, 희화화하고, 비꼬고 있다.  


1)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방식에 대한 조롱


 우선,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방식에 대한 설명이 조금 필요하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와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는 국민들의 투표를 직접 산출하여, 다득표한 1인을 당선자로 선정하는 직접선거 방식이다. 미국의 선거제도의 경우에는 직접선거와 간접선거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형식상으로는 일반 국민이 한 번, 선거인단 인원들이 한 번한다. 하지만, 두번째 하는 선거인단 인원들의 선거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우선, 각 주에는 선거인단의 수가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텍사스에는 5표, 캘리포니아는 10표 등으로 말이다. 그래서 일반 국민의 선거를 통해서 승리한 후보자가 그 해당 주의 선거인단 표를 다 가져가게 된다. 예를 들어 A주에 선거인단 10표가 존재하고, A주의 인구가 100명이고, K와 R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고 가정하자. 선거 결과가 K가 51표, R이 49표로 나왔다고 할 때, K가 A주의 선거인단 10표를 모두 가져간다. 즉, R을 지지한 49명의 유권자 표는 사표(死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방식으로 50개 주를 돌면서 선거해서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한 사람이 승자가 된다. 승자독식 방식이라는 것은 이것을 뜻한다. 최후에는 일반국민들의 표를 얻은 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많은 선거인단표를 확보했느냐로 결정한다. 즉, 일반 국민들의 의사를 정치권력에서 제한해 놓는 선거제도이다. 2016년 공화당 후보이고 현재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에서 일반 국민들에 대한 득표는 힐러리 클린턴이 23만표 정도 앞섰지만, 선거인단 표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74표 앞서 대통령이 되었다. 사실 이러한 제도는 국민들을 권력에서 조금 더 떨어뜨려 놓으려는 제도이다. 왜냐하면 국민들의 민심과 상관없이 대통령 후보는 선거인단이 많은 주만 공략을 해서 그 주들만 얻게 되면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사표에 불과하게 될 수 있는 일반국민 선거의 한표(버드의 표)가 선거인단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미국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의 선거제도를 통해서 국민들은 자신들이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잃고 있는 것이지만, 대부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전자 개표방식을 통하면 미국의 선거를 직접선거 방식으로 바꾸어도 상관이 없지만, 미국정부는 이것을 여전히 유지하고, 민중과 권력의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표가 발생하여 국민들의 의견이 무시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민주당에서는 직접 선거를 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잘 논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선거제도를 조롱하기 위해서 버드의 표를 스윙보트가 되어, 미국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표로 설정을 하였다. 즉, 이러한 말도 안되는 -하지만 미국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일어날 수도 있는 - 상황을 만들어서 현재 미국의 승자독식 방식의 선거제도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2) 중우정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스윙보트를 가지고 있는 버드가 페코강에서 낚시를 하는 취미를 가진 것을 안 대통령 앤드류는 버드의 표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공화당 입장인 경제개발을 버리고, 민주당의 노선인 환경을 보호하는 입장으로 돌아선다. 그로 인해서 자신을 반대하던 환경단체들에게는 환호를 받고, 지지를 받던 공화당 입장의 사람들에게는 야유를 받는다. 또한, 민주당의 후보인 도널드는 버드가 멕시코 인들의 취업으로 인해서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받는다는 인터뷰를 보고서 기존의 이민자 우대 정책을 하던 자신의 민주당 노선을 버리고,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겠다는 공화당의 정책노선을 따르게 된다. 즉, 권력을 잡기 위해서 멍청한 대중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내세운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내세운 기존의 정책이나 바꾼 정책들도 이유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볼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환경보호나 이민자정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버드의 한 마디에 국가의 정책방향이 이리저리 흔들린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치인이 대중의 의견을 수용하고 경청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대중이 현명한 선택을 하고, 현명한 사고를 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버드는 자신의 하루를 충족하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대선후보인 앤드류와 도널드는 아무런 비판없이 버드의 의견을 수용한다. 단지, 버드의 한표를 얻기 위해서 이다. 국가의 정책이 그저 멍청한 대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따라간다면, 그 국가는 머지않아 패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 예는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을 당시의 독일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독일의 세계대전이 히틀러 1인의 강제에 의해서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히틀러는 당시 다수의 독일인들에게 지지를 얻어 권력을 잡았다. 모든 독일인들이 찬성했던 것은 아니지만, 히틀러는 자신이 갖게 된 권력으로 정적들을 숙청해가고,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독일인들의 광기를 에너지 삼아 여러 의견들을 정책화하여 소수인종을 탄압하고 학살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대중의 의견을 따라서 행하는 정책결정은 국가의 존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민주주의사회의 가장 큰 맹점이 바로 이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여러 장면을 통해서 중우정치의 위험성을 조롱하고, 풍자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대중이 이끄는 민주사회는 사회의 진보보다는 퇴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론'에서 '민주정치의 타락은 중우정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현재 정치를 볼 때, 우리의 정치는 민주정치인지 중우정치인지 잘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3) 언론의 속물 근성

 언론에 대한 생각을 떠올릴 때마다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사실관계에 대한 의견이 부딪힐 때, 그 의견충돌을 마무리 짓던 말이 있었다.


'내가 신문에서 봤어.' 혹은 '내가 TV에서 봤어.'


라는 말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반대의견을 잘 말하던 친구도 자신의 의견을 의심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곤 했다. 어린 시절만 해도 신문에 나오는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스윙 보트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신문과 TV로 상징되던 언론들 또한 다른 인간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언론을 조종하는 인간들 또한 다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협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 환경이 발달하면서 유튜브나 페이스 북 등과 같은 SNS를 통해서 수많은 정보와 기사들이 넘쳐나고, 가짜뉴스가 생산되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믿을 게 못되는 것이 언론과 인터넷 정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언론의 속물근성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트의 상사는 '저널리즘에서 배운 것은 모두 잊어. 이건 이제 뉴스도 삶도 아니야. 이건 더 큰거야. 이건 텔레비젼이라구'라며 케이트에게 소리친다. 그에게 있어서 사실보도나 인간 자체에 대한 고찰은 필요없다. 버드로 인해서 발생한 이 큰 사건은 단순히 TV쇼에 불과하다.

 또한, 흥미위주의 가십성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버드의 집에서 나온 피자배달부에게 버드의 상태를 물어보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버드의 상태가 어때 보였냐?'는 기자의 질문에 피자배달부는 '배고파 보였다'라고 답하고, 그 기자는 마치 대단한 것을 알아낸 것인냥 중계를 한다. 이것은 대중들의 말초적인 관음증적인 쾌감만 선사하는 기사이지, 언론이 진정으로 추구해야하는 목적은 아닌 것이다. 아마 초등학생도 이러한 보도는 가능할 것이다. 그만큼 언론이 하는 행태가 유치하고, 보잘 것없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이들은 언론를 통해서 버드에 대한 내용을 한낱 오락 프로그램처럼 재미있게 즐겨보는 장면이다. 물론 대단하고 특이한 일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가십거리처럼 보도하는 언론과 이러한 보도를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대중들을 비꼬는 장면이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언론과 여러 매체에 노출되어 있다. 일어나서 보는 신문, 핸드폰, SNS, 아침을 먹으며 보는 아침뉴스, 출근하는 차에서 듣는 라디오와 컴퓨터를 켜면 뜨는 포탈 사이트들, 퇴근하면서 보는 SNS와 뉴스, TV쇼들 등등....샐수 없을 만큼의 많은 언론과 매체들이 시시각각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는 그 정보들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제공받는 정보들이 진실에 가까운 사실이냐는 것이다.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TV종편, 여러 신문, 유튜브 등을 통해서 가짜 뉴스를 접해왔기 때문에 제공받는 정보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분명 어제 동일한 일이 같은 시간에 일어났고,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비중도 실제적으로는 동일할 것인데, 언론과 여러 매체들은 전혀 다르게 보도하고 기사화 한다. 일어난 사건의 실재적 가치는 유일하고 동일하지만, 그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각각의 언론이나 매체마다 이해관계가 연결된 사람들이 다르고,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해가 달라지기 때문에, 언론과 매체들도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왜곡하고 확대 재생산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왜곡되어 재생산된 정보를 이용하여 정치인들은 이슈화하고, 이를 접하는 대중들은 그 정보를 진실에 가까운 사실이라고 믿으며, 각각의 언론과 매체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가치관의 방향을 정해버린다. 마치 필자가 초등학교시절 신문에서 봤다며 우기는 것처럼 말이다.

 언론의 많은 기능을 차치하고서 언론이 해야하는 일은 사실을 보도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중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언론은 대중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중의 판단을 흐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중을 이끌고 있다. 즉, 권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언론도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의 눈을 가리고, 대중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시중에 있는 신문들이나 시사잡지들을 쫙 펴놓고 비교하거나 TV뉴스의 기사꼭지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게재하는 사진에서부터 기사의 양이나 기사의 내용을 보면 사실전달에 치중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홍보하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4) 시대의 눈을 가진 대중이 만드는 정치인


 앞서 중우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멍청한 대중에 의해서 좌우되는 정치. 그 가운데는 정치인이 서있다. 우리들은 흔히 정치인들을 욕한다. 그들이 잘못하면 잘못하는 대로, 잘하면 잘하는 대로 비판을 하고 채찍을 휘두른다. 즉, 정치인들의 행동이나 생명은 대중들에게 달려있다. 영화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온 도널드와 앤드류가 자신들의 의견을 가차없이 바꾼 것은 버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였다. 잘 생각해보면 도널드와 앤드류를 신념없는 정치인으로 만든 사람은 버드다. 정치인은 대중들의 지지를 먹고사는 존재이고, 대중의 의견에 맞추어 자신들의 의견을 만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치인에 필요한 것은 하나가 더 있다. 시대정신을 읽고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다.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능력이 없는 정치인은 대중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고, 그저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시키기에 급급하여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챙기고 자기희생을 저 멀리 치워버리게 된다. 이는 우리가 많은 정권을 경험하며 스스로 체득한 현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경험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안목이 모자라고 시대와 사회를 읽는 능력이 부족한 대중이 바로 우리들이다. 버드가 우리들이고, 우리들이 버드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 버드의 한표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표가 되듯이, 우리의 한표도 마찬가지다. 절대로 소홀하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고, 그 한 표가 제대로 된 정치인, 나아가 제대로 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스윙보트 : 네이버 영화

 위 장면은 버드가 2명의 대통령 후보와 토론회를 시작하는 장면이다. 이 토론회가 시작하기 전 버드는 '미국에게 있어 진짜 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저 자신입니다'라고 말한다. 바로 우리들에게 하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대를 만든 것은 정치인들도, 기업가들도, 언론도 아니다. 바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다.

그리고 멍청한 대중을 상징하던 버드가 현명한 대중으로 거듭나면서 세상의 모든 정치인에게 하고자 하는 당부를 한다.


'말만 앞세우지 않는 더 큰 인물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은 대통령, 우리나라는 더 큰 생각을 가진 인물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문제들을 앞에서 잘 헤쳐나갈 인물, 지혜를 가지고 우리를 잘 이끌어나가서 우리 자신과 세계를 평화롭게 해줄 인물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는지를 두 분이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대중들과 정치인들이 곱씹어봐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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