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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선생 Mar 29. 2020

결혼과 이혼, 그 행복의 방향

영화 "결혼 이야기" : 이혼으로 돌아보는 결혼생활의 기억

 영화 포스터에는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한 가족의 모습 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가정과 결혼, 그리고 갈등과 시련을 가족애로 극복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예상처럼 행복한 두 사람과 한 아이의 모습이 나왔다. 서로의 성격, 행동, 가치관 등 여러 모습들에 대해서 애정어린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도 보이는 나래이션이 끝을 맺고, 한 쌍의 남녀(니콜-스칼렛 요한슨, 찰리-아담 드라이버)가 부부클리닉에 앉아서 말다툼을 하다가 여자가 나가버린다. 분명 서로에 대한 사랑은 여전한 것 같은데, 이 상황이 되어버렸을까?

 




 결혼 전에는 취미생활을 하면서 혼자 지내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하며 자신의 삶에 집중한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되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삶의 중심이 나 자신에서 가정으로 옮겨간다. 과거에는 퇴근 후에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취미 생활하며 지냈다면, 지금은 모든 시간이 가정을 위해서 움직인다. 퇴근 후 요리를 시작하고,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저녁식사 하기 바쁘게 아이 잠자리를 준비하고, 설겆이도 하고,  집안정리를 한다. 그러고 나면 취미는 고사하고, 부부 간에 대화도 힘들다.  이러한 생활을 반복하다보면, 가끔은 내가 원하는 모습은 어디에 갔나? 삶을 즐기고, 여유롭게 살기 위해서 남들과는 다르게 살려고 노력했건만,여유는 어디에도 없고, 나이만 한 두 살씩 먹어가는 모습에 내가 가지 못했던,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길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후회 아닌 후회를 한다. 대부분의 기혼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겪기 마련이다.

결혼이야기 : 네이버 영화

 영화에서 니콜은 후회 아닌 후회를 하며 자신이 가정을 위해서 희생한 부분에 대한 보상이 필요해 보였다. 그 보상은 아주 큰 것이 아니었다. 배우로서의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의 모습,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남편의 태도 등 너무도 당연하지만, 오랜 기간을 보낸 부부 사이에서 하기에는 너무 익숙해진 것들이었다. 찰리도 마찬가지 였다. 본인도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연극 극단을 운영하고, 활동하고 있었다. 또한, 니콜도 이에 동의하고 즐겁게 지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찰리는 자신의 일이 자신만의 욕망과 성공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대하는 니콜의 태도에 당황하고,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이러한 결혼생활을 시작했을까? 영화의 첫 부분에서 서로에 대한 언급을 바탕으로 추측해보면, 서로를 위해서 배려하고 헌신하는 했을 것이고, 행복했을 것이다.




 우리는 상대를 사랑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결혼을 한다. 불행해지기 위해서 결혼 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을 했다고 해서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신뢰를 통해서 행복해지는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더 이상 같이 지내는 것이 행복이 아니기 때문에 행복을 찾아서 이혼하는 사람도 있다.                                                                                                  

결혼 이야기 : 네이버 영화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결혼과 이혼 모두 결혼 생활이라는 메세지를 준다. '결혼생활의 마지막이 이혼이니 그것도 결혼 이야기 중 하나다.' 라고 감독이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결혼과 이혼은 둘 다 행복을 위한 행동이다. 영화는 단순히 결혼이 시작, 이혼이 끝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서 이혼 과정에서 결혼을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니콜과 찰리는 행복을 위해서 결혼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고마움을 깨닫지 못한 채 지내게 되었다. 다시 이들은 행복을 위해서 이혼을 택했지만, 이혼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기억들을 왜곡시켜서 상대에게 상처주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이라고 여겼던 날들이 지옥의 순간으로 느끼게 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들은 이혼이 쉽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과정은 결혼생활 동안 느꼈던 아픔과 슬픔보다 훨씬 더 깊은 상처를 주었다. 니콜과 찰리는 모든 방향이 자신들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만, 결혼으로 행복을 이어갈 수 없고, 이혼으로도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혼과 이혼 둘 다 행복을 위한 행동이었지만, 애증만 남기게 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들은 니콜과 찰리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사실 결혼생활은 정반대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순간들로 채워져있다. 사랑이 있는 순간에 희생이 동반되고, 인내하는 순간에 즐거움을 발견하고, 고통을 넘어서는 순간 기쁨을 만나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감정이 나타나는 순간을 여러 번 보여주면서 결혼에는 행복만 있을수도 없고, 불행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결혼을 낭만적인 시선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이혼이라는 결혼의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이고, 조금은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 방식이 결혼생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지금 결혼한 상태라면, 행복을 위한 행동이 어떤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영화 "결혼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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