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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 Mar 05. 2022

감정 기복과 독서의 상관관계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나는 보통 우울할 때는 아래의  가지 일을 한다.

1. 잠이 오는 차를 마시며 조금 울다 일찍 잠들기

2.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으며 술 마시기

3. 햇볕을 쬐며 책을 읽기


그리고 기분이 좋을 때 하는 일 중 세 가지만 꼽아보자면

1. 가구를 옮기며 구석구석 청소하기

2. 집에서, 밖에서 숨차도록 격하게 운동하기

3. 햇볕을 쬐며 책을 읽기... 정도?


고로, 책 읽기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하는 일이라는 걸 문득 깨달았다. 어제는 너무 우울해서 책을 읽었는데, 오늘은 너무 행복해서 책을 읽었다. 나는 1-2달에 한 번씩 책을 구입하는 편이다. 서점에 가는 것도 좋아하고, 책을 사는 행위도 좋아한다. 물론 읽고 싶은 책을 사거나 특정 작가를 좋아하거나 다독왕은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고 집으로 가져와 책꽂이에 꽂아두는 걸 자주 하는 편이다. 12월에는 시집을 두 권 샀고, 1월에는 시집을 한 권 선물 받았다. 그리고 2월에는 프롬의 새 서적이 나와서 그것과 함께 추천받은 소설도 한 권 샀다.


나에게 책은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다.

전자기기가 고장 나는 순간 취미가 사라져 버리는 세상에 사는 요즘, 인생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취미.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누군가의 생각이 함축된 잘 정리된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잠시 자아를 잃게 되는데 그 상황에 빠지는 걸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책을 읽는 사람들 중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평소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그리고 그 결말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를 잠깐 잊어버리게 해 주는 도구는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요즘에 가장 선호하는 책은 인문/철학서적 쪽에 가깝다. 시집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시집도 시큰둥하고,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자서전은 정말이지 싫어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는 극혐에 이르렀다. 누가 보면 인문/철학 책을 정말 많이 읽는 것 같지만, 나는 요즘 프롬 서적만 중독된 듯 읽고 있다. 이번에도 새 신보가 나왔길래 재빠르게 구매했다. 최근 무엇을 사며 1초라도 망설이지 않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결제를 했다.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사실 이 글은 이 책을 홍보하는 글과도 같다. 아니 그냥 프롬의 찬양글이다.

난 힘들거나 슬플 때도 프롬의 서적을 읽고, 행복하고 기쁠 때도 프롬의 서적을 읽는다.

한 사람의 인생과 사상을 책을 읽음으로써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감정 기복이 심할 때 책을 읽는 건 꽤 도움이 된다.  잠시나마 밀려오는 감정에서 도망갈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장의 독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책이 한 권 두 권 내 것이 될수록 누군가에게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니까.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일단 사라. 사고, 나중에 거기서 골라서 읽자.

아무거나 산다고 해도 결국 자기 무의식이 골라주는 책을 살 테니 나중에 들여다봐도 그 책을 산 것에 대해 후회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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