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YA Nov 26. 2022

일의 원칙

목적 없는 일 없고, 바라는 결과 없는 일 또한 없다

들어가는 말

일에는 원칙이 있다. 하고자 하는 일의 저변에 목표와 전략, 계획, 순서와 결과에 따른 개선방향 등이 내포되어 있다. 목적 없는 일 없고, 바라는 결과 없는 일 또한 없다. 세상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바라는 결과가 있고 그것을 하기 위한 방법과 계획이 담긴 전략이 있다. 무의식 중에 행한 행동에도 최소한 '그것을 하는 이유와 행동한 결과로 바라는 결과'는 있다. 단지 비즈니스 속의 일은 무의식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구조화하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그 모든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눈에 잘 띌 뿐이다.


그러나 많은 영역에서 우리는 이유와 근거, 목적과 전략 같은 원칙 없이 일을 시작부터 하곤 한다. 그렇게 시작된 일은 대부분 비효율적으로 처리될 뿐만 아니라 무용한 결과물로 돌아오기 십상이어서 결국에는 하나마나한 일이 된다. '점심 때 뭐 먹을까'와 같은 실패해도 손실이 없거나 적은 일이면 몰라도, 큰 비용이 드는 '비즈니스'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일의 원칙

나는 비즈니스를 모른다. 사업가가 아닐 뿐더러 비슷한 경험조차 없다. 다만 '실패의 위험'과 그로 인한 '결과의 책임'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삶은 재난이었고 도전은 실패의 또 다른 말이었으므로.


하지만 제품관리자로 살기를 자처하면서 고민하는 지점이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와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것들이다. 모두 원칙 없이 일처리를 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되는 일들이다.  


그러기에 무엇을 하기 위한 일인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바라는 결과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현재 가진 자원을 따져서 일의 수행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며,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테스트 제품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하고 전략과 계획을 수정한다. 때로는 테스트 결과에 따라 전략과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일 자체를 폐기해버려야 할 수도 있다. 그것이 기획이고 그것이 인생일지도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들을 수행하기 전에 '일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 것인지', '각자 역할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일을 처리하고 일과 관련한 논의사항을 어떻게 정리&문서화할 것인지', '일의 순서(우선순위)와 문서, 결과물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조직 구성원간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어떤 방법들을 활용할 것인지' 등등... 세워야 할 '일의 원칙'은 무수하게 많다. 하다못해 생성된 문서의 작성 규칙과 구성방식, 협업툴의 정보/관리체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까지도 전략적 판단이 서야 한다. 원칙 없이 각자 자기만의 방식대로 일을 하고, 순서와 맥락 없이 일을 해나가서는 원하는 결과물은 절대 얻을 수 없다. (아주 뛰어난 엘리트나 그들이 모인 집단이면 모르지만) 대기업이 체계와 역할, 명확도가 높은 이유가 있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그게 가장 효율적임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물론 몸집이 커져 변화와 혁신에 취약한 점도 있지만 IT분야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






비즈니스 만들기

사업은 한 생명을 잉태하는 것과 같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걷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고 비즈니스를 만들어가야 한다.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거라지만, 서비스/제품이 부실한데 성공한 비즈니스는 이제껏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업을 하는 이유는 비즈니스에 포함된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이유와 같다. 결국 "우리가 해당 시장/마켓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가 정의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업을 하고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돈을 벌고자 함이지만, 돈만 쫓아서는 돈을 벌 수 없음을 우리는 수많은 인생을 통해서 이미 겪고 알고 있지 않은가. 고객은 어떤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든 간에 그 제품/서비스가 내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만을 따진다. 그마저도 다른 제품/서비스과 재고 따지는 과정을 거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여길 때만 고객은 제품/서비스를 소비한다. 일반 Customer도 그럴진대 기업은 오죽하겠는가? 결국 아이디어가 멋져서, 한국에 없는 서비스여서 등의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멋진 아이디어라면 최소기능제품(MVP)을 빠르게 (최대 4주)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다.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야 하니까 말이다. 생각보다 '인생은 길고 돈은 부족'한 게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






빠른 검증, 빠른 전환

최근 메타(Meta, 전 Facebook)의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사업개발 이슈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오랜 시간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직원들의 메타의 전략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5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가 메타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만이 회사의 메타버스 전략을 이해한다고 답변했다. [출처 - 13조원 쏟아부었는데... 직원도 사용 않는 메타버스]


실패는 뼈아프나 실책은 경험이 된다. IT 비즈니스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과 검증에 따른 전환이 용이"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더 많은 시도를 하고, 더 많이 검증하고, 더 많이 전환해야 한다. 하나에 목매고 있을 시간이 없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일의 원칙'을 만들고 이를 지켜야 한다.


제품관리자, 사업개발자로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면 우선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왜'와 '전략' 없이 일부터 시작하고 보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해야 할 사고체계를 떠올려보자.


해당 제품이 왜 만들어져야 하는지
왜 우리가 그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전략과 계획을 가지고 만들 것인지
다 만들고 보니 아니었네라는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빠른 실행과 검증으로 결과를 받아들 준비는 되었는지
효율적, 체계적으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준비해야 하는지






맺는 글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다. "대응하는 것과 기획하는 일은 다르다"고 작가 장강명은 말했다. 그간 대응하듯 일을 해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제는 없는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입장이 되었고, 여러 동료와 협업하며 하나씩 기준과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글을 쓸 때는 기준과 전략 없이도 얼마든지 썼다. 쓰고자 하면 쓰려는 내용은 내 안에서 끊임없이 솟아났으니까. 하지만 기획자는 다르다. 특히 대기업의 기획자가 아닌 스타트업의 기획자는 더 그렇다.


기획자는 하나의 전문가가 아님을 안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일을 대하는 태도와 일의 원칙, 사업부서/개발자/디자이너 등과 함께 '일이 되게끔 만들어가는 역할자'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이다.


모든 사람이 삶을 대충 되는 대로 살아가기를 원치 않듯 비즈니스 또한 그러하다고 믿는다. 수많은 이의 노력과 땀, 눈물이 들어간 것이기에 더 그렇다. 그러므로 '일의 원칙'과 '효과적인 전략'을 처음부터 잘 짜두는 것이 중요함은 이루 말할 데 없이 중요하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듯 말해본다. 앞으로 잘해보자고.







매거진의 이전글 [서비스 톺아보기] 라우드 소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