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샘물의 게임 팬사이트 운영 이야기
1.
2006년 어느 날이었다.
평소와 같이 노리누리에 접속하자 기존과 다른 도메인으로 리다이렉트가 되었다.
'왜 리다이렉트가 되지? 내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나? hosts를 해킹당했나?'
수차례 재접속을 시도해봤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인터랙티비 측에서 게임 포털 사업 부문인 노리누리를 파이터포럼에 매각했다고 한다.
당시 게임 정보 상위 사이트 2위와 3위 서비스 간의 결합이 진행된 것이다.
서비스 인수 내용을 사전 공지했다면 덜 당황했겠지만, 정식 직원이 아닌 객원 기자/관리자로서의 한계라 생각하고 이내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기존 담당 인력 수(추정)
- 운영자 : 2명
- 프로그래머 : 1명
변경 담당 인력 수
- 운영자 : 1명 (서비스 인수 측 직원, 마케팅 겸직)
- 프로그래머 : 없음
직원 승계 없이 서비스만 넘겨진 상황이지만, 회원들이나 다른 관리자들은 다음의 이유로 동요하지 않았다.
도메인만 변경되고 서비스는 기존과 동일
회원과 관리자들에 의해 자생적 질서가 생겨 운영자(직원) 개입의 불필요
다른 대안 커뮤니티보다 월등히 뛰어났던 DB자료
이렇게 인터랙티비는 어떠한 잡음없이 게임 포털 사업을 접게 되었고
파이터포럼이 그 자리에 깃발을 꽂고 포효하게 된다.
2.
파이터포럼은 e스포츠 전문 포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으로 e스포츠 전문지까지 발간하고 있는 언론사이다.
숱한 논란의 기사와 특종들로 인해 국내 e스포츠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매체로까지 성장하게 된다.
대부분의 직원이 기자들로 구성되어있는 이 매체에서 게임 커뮤니티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파이터포럼은 e스포츠만 취재했으나, 전문지를 발간하며 사업의 다변화를 위해 온라인 게임으로 취재 영역을 지속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e스포츠와는 달리 온라인게임 취재 영역은 독자도 적고 업계 영향력이 약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결정이 필요했다.
그 결과 당시 3위 점유율을 가진 게임 포털을 인수하여, 자신들의 부족했던 온라인 게임계에서의 입지를 키우고 e스포츠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결정을 택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이 택했던 인수 결과는 처참했다.
노리누리는 어떠한 시너지가 발생되지 않았다.
어떠한 발전도 없었고 콘텐츠 발행이 미비했던 게임 포털, 오직 유저에 의해서만 운영되던 게임 팬사이트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높은 점유율은 의미가 없어지게 되고, 플레이포럼&파이터포럼&노리누리의 몰락은 세계정부 인벤을 급성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몰락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운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무리한 사업 인수
- 게임 포털과 팬사이트 사업의 본질을 알지 못한 상태로 인수했던 것일까,
내부 인력 중 해당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인원이 없는 상태였던 까닭에 방치하여 지속적 유저 이탈 진행
2. 비효율적 인력 배치
- 포털 운영 전문가를 채용하지 않고 마케터 한 명이 운영 겸직
- 개발자가 없어 어떠한 이슈가 생기더라도 대처가 매우 늦어 정상적인 운영 불가
3. 사업 시너지 고민 부족
- e스포츠 및 온라인게임 포털 서비스 + 최고 수준 정보력을 가진 기자들 +수십만 명의 유저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
이후 파이터포럼은 경영난으로 인해 e스포츠 전문지 발간을 중단하고 결국 아프리카TV(구 nowcom)로 흡수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이후 노리누리는 2개의 게임 팬사이트만 간간히 유지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