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제주 이민부터 소길리 정착까지
*이 글은 2014년 인터뷰한 내용을 재 편집한 것입니다. 날씨가 요즘과 비슷해졌는데 벌써 일 년이 지났나 봅니다. 이제 곧,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러 가야겠네요 :)
1년 전 글이지만 저도, 이 부부도 처음이었던 인터뷰가 제 기억엔 가장 재밌었던 인터뷰였습니다.
미공개였던 사진도, 새롭게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손보았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1-1. 제주 이민부터 소길리 정착까지
INTERVIEWEE 김지민, 최보람 부부
서울 부부가 제주도로 이민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지민 지난 2013년도에 결혼을 하고 저희 집에서 아내와 같이 살고 있었어요.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다 보니 집, 혼수 부분에서 부담이 되잖아요. 그런 것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결혼을 했죠. 분가를 해야 하는데, 둘이 살 집을 결정해야 할 때는 둘이 마음이 맞아야 하고, 여러 가지 조건들도 맞아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아내가 먼저 제주도를 가자고 이야기했어요. 처음엔 ‘연고지도 없는 제주에 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당황스러웠는데 ‘결국 우리가 살 집이면 편리하진 않아도 좀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살자.’라는 아내의 말에 점점 설득이 된 것 같아요. 어차피 다른 지역에서 독립하는 것이나 제주도나 지역만 다른 것이지 독립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의견이 딱 맞아서 오게 됐어요.
집 구하기 어려운 제주. 그중에서도 소길리에 집을 얻게 된 사연이 궁금해요.
지민 아내와 같이 쉬는 날 한라도서관에 갔었어요. 저는 잠시 자고 있다가 지역 커뮤니티를 접속해서 봤는데 우연히 그 사이트 맨 위에 이집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바로 전화를 7~8 통을 했는데 안 받으시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해보자 해서 다시 한번 전화를 했죠. 마침 전화가 연결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이 이미 다른 분이 오시기로 했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애원했어요. “저희가 신혼부부이고 제주도 내려온 지도 1 년이 넘었는데 집을 아직까지도 못 구해서 잠깐 보기만이라도 하면 안 될까요?” 하고요. 아주머니가 그럼 와서 한번 보라고 하셔서 바로 집을 보러 갔어요. 그런데 안거리에 사시는 할머니는 집을 내놓은지도 몰랐던 거예요. 여긴 사람 사는 집도 아닌데 사람이 어떻게 사냐고 하셨지만 집을 보자마자 집을 계약하고 싶었어요. 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후 안거리 할머니께서는 조건을 다셨죠. 혼자여서 텃밭이 관리가 안 되기 때문에 정원이랑 이 텃밭을 다 관리해주는 조건으로 집을 계약하게 됐어요. 아내는 이런 생활을 너무하고 싶어 했었는데 정말 우리는 땡큐였죠. 집 보기 전부터 전화를 하기까지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진짜 내 집이구나.’ 느꼈어요. 정말 운명 같아요.
보람 내 집은 딱 보자마자 ‘집이 사람을 알아본다, 내 집이 될 집은 느낌이 딱 온다.’ 고 하더라고요. 또, 집이 사람을 고른다고, 우리도 그걸 체험한 거죠.
그럼 이제 진정한 제주도 정착이 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보람 네. 제주에서 산 지 1년 반 만에 집을 구했다고 볼 수 있죠. 그동안 제원, 조천에 살면서도 우리가 살 집을 계속 보러 다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이전의 살던 제원 원룸 집이나 조천의 빌라는 제주도 오자마자 잠깐 지냈던 게스트하우스의 연장선 상이라고 생각해요.
지민 조천에 있었던 집은 1년 계약을 했던 집인데 6개월 만에 미련 없이 나왔어요. 여기를 구했기 때문이죠.(웃음)
2편에서 계속됩니다 :)
포토그래퍼 김요한 에디터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