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소길에서 셀프 인테리어 하기
*이 글은 2014년 인터뷰한 내용을 재 편집한 것입니다.
** '닮'은 당신의 제주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은 댓글이나, 카카오톡 @sijeuru로 연락 주세요 :)
1-2. 소길에서 셀프 인테리어 하기
INTERVIEWEE 김지민, 최보람 부부
부부가 직접 리모델링을 하시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민 이 집이 농가주택이긴 하지만 그동안 봐왔던 곳들이 다 시멘트로 돼 있었어요. 그래서 별다른 문제가 없겠다 생각했는데, 벽지 떼는 작업을 이틀째 하는 날이었어요. 주방 벽지를 떼는 데 벽이 흙벽이더라고요. 거기 흙이 후드득 떨어지는 걸 둘이서 딱 보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이 안 나와서 당황했었죠. 다행히 지금은 잘 해결됐지만 그땐 정말 쇼크였어요.
보람 또, 벽지를 다 떼고 나서 작업을 하는데 벌집이 있는지 자꾸 벌이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결국엔 “미안해... 이젠 우리 집이야...” 하면서 합판으로 막았어요.
침대 옆 파티션이 블록으로 되어있는데 이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것인가요?
지민 아이디어는 제가 냈고 완성은 와이프가 했어요. 저는 보기만 많이 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그런데 와이프가 블로그 몇 군데를 보더니,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하면서 완성하더라고요. 처음엔 정말 놀랐어요.
보람 파티션 블록뿐만 아니라 장판을 떼어내니깐 바닥이 본드 자국 때문에 울퉁불퉁해서 이것도 ‘우리가 직접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했더니 안거리 할머니가 나중에 완성된 모습을 보시고 깔끔하다며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또, 문틀을 사포로 갈고, 색칠하는 건 쉬웠어요. 또 제가 창틀 미장까지 해봤는데 할만하더라고요. 할 수 있을 줄 몰랐는데 하고 나니 뿌듯했어요.
직접 셀프로 리모델링을 하다 보니 이 집에 대한 애착이 클 것 같은데?
지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추울 것 같다. 작지 않느냐, 마감이 너무 누추하지 않느냐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렇지만 중요한 건 조그마한 구석에도 제 손이 안 들어간 곳이 없거든요. 하수도 구멍마저도요. 조금씩 변화하면서, 그래서 애착이 많이 가요.
보람 어제 남편이 만들어 놓은 의자가 너무 예뻐요. 나중에는 조명도 달아서 저녁에 책도 읽고, 또 커튼을 만들어서 달고, 정말 예쁠 것 같아요. 직접 집을 꾸민다는 것은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3편에서 계속됩니다 :)
포토그래퍼 김요한 에디터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