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제주에서 산다는 것
*이 글은 2014년 인터뷰한 내용을 재 편집한 것입니다.
** '닮'은 당신의 제주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은 댓글이나, 카카오톡 @sijeuru 로 연락 주세요 :)
1-3. 제주에서 산다는 것
INTERVIEWEE 김지민, 최보람 부부
집에서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보람 엄마를 닮아서 뜨개질하는 걸 좋아해요.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요.
지민 즐길 것이 많으면 그만큼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고, 여기는 선택이 없으니깐 집에서 그림 그리고, 책을 읽어요. 제일 좋은 건 목공 취미를 가지고 싶어 했는데 서울에서는 목공 학원을 가지 않으면 할 수 없거든요. 여기서는 목공소 가서 나무를 사고, 뚝딱뚝딱 만들어요. 잘 못 만들면 어때요. 그냥 테이블로 쓰고, 의자로 쓰고 내가 쓰면 되니까 한가하고,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시간들이 짜임새 있게 굴러가요.
제주 이민을 결심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민 전 처음에 제주 땅을 밟았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어요. 그만큼 각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곳에 살겠다고 내려와서 불편하더라도, 다른 사람들하고 조금 다르게 살더라도 ‘내가 사는 방식이 이렇다’ 생각하면 되거든요.
보람전 조급하게 생각하시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는 옷 가방 하나 들고 내려와서 집 구하는데 1년 반이 걸렸거든요. 느긋하게 생각했으면 해요. 요즘은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해서 빨리 집을 구해야 하고 정착을 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들 수 있지만, 저희도 이제야 집을 구했고 제주 라이프를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라서 집이 빨리 구해지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고, 천천히 길게 봤으면 좋겠어요.
지민 기대하면서 조금씩 맞춰나가면 충분히 제주도의 삶이 재미있거든요. 아직 성공한 건 아니지만 성공하는 중이니까요.
글과 사진을 재편집하면서 다시 연락해보니, 작년엔 반팔, 짧은 바지를 입을 정도로 더위가 오래갔는데 이번에는 소길에 추위가 일찍 찾아왔다고 하네요.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거실 한편에 있는 난로에서 따듯하게 고구마를 구워먹기로했어요. 그때는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들을 것 같네요 :)
소길에서 소소하지만 온기 있는 행복한 제주생활 계속하길 기도하겠습니다.
#1. 이민자 부부의 꼬닥꼬닥 살기 마침.
포토그래퍼 김요한 에디터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