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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의실에나 있는 세 가지 풍경

나쁜 보스는 되고 싶지 않지만 직원들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3

by optimist

어느 회의실에나 있는 세 가지 풍경

어느 회사의 조직문화를 보고 싶다면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기획 회의가 적당하다. 중요 사안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결론을 내는지, 구성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어떤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 P. 109 나쁜 보스는 되고 싶지 않지만 직원들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치열한 의견이 오고 가는 회의에선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의사결정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제가 참여했던 회의들을 돌아보면 회의가 회사의 모습을 많이 반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글은 제가 다녔던 회사 회의의 모습을 하나씩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사 A

A라는 회사를 다닐 때는 기획회의라는 것이 특별히 있지 않았습니다. 의견보다는 특정 오더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을 잘 해내면 족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편하지만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그런 회사였습니다.


회사 B

B라는 회사는 회의 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했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여러 다른 시각들이 서로 다른 의견들을 이야기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에게 질문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른 의견이나 질문을 받은 사람도 그것을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았으며, 상대방을 잘 이해시키려고 하는 모습이 있었다. 다만 R&R을 넘나들며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기보다는 팀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모양이 많았으며 의사 결정 과정은 여러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상위 리더가 결정하는 형태였습니다. 간혹 이 부분에서 최상위 리더가 이상한 판단을 할 때가 있었지만 그것을 막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 C

C라는 회사는 갑작스럽게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회의를 시작하는 주체가 주제를 이야기하면 그제야 주제를 알게 되는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심도 깊은 대화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회의 시간이 자주 길어졌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자유로웠으며 모든 구성원이 그렇게 하기 때문에 그 분위기가 부담이 되진 않았습니다. 너무 자유롭다 보니 간혹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를 할 때도 많았지만 그것도 논의의 일종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발언을 제제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는 누군가에겐 특정 의견이 상처로 남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유였지만 그것이 의사 결정에 반영되었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3개의 예시는 제가 다녔던 회사의 회의 모습을 적절히 혼합한 버전들인데요. 어떠신가요? 어떤 회사의 회의가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들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회의 모습은 어느 쪽이랑 비슷하신가요? 놓치고 있었던 혹은 고쳐야 하는 회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여러분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는 글이 되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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