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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마이네임 Oct 14. 2022

여성 자영업자 인터뷰 2.아이스빌리지

여성 자영업자들의 업장을 소개하는 '여장부'에서는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시는 여성 사장님들과의 진솔하고 편안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아이스빌리지는 프랜차이즈지만 현재 다른 지점이 모두 폐업하고, 전국에 독산현대지식산업점만 남아있습니다. 별도의 프랜차이즈의 관리나 개런티 없이 개인 사장님 혼자 물건 사입부터 운영을 총괄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개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4살 때부터 직장 생활을 졸업 하자마자 쉴틈없이 달려왔죠. 매너리즘에 빠져있었고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는데 직장 생활은 한계가 있더라구요. 특히 사단법인 문화 단체에서 일할 때는 월 100만 원 받으면서 일했는데요. 항상 ‘답답하다 답답하다’ 생각만 하며 ‘내 걸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그렇게 회사에서는 시키는 것만 하던 어느 날, 마침 친구가 운영하던 가게를 접어야하는 상황이 왔고, 저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너도 가게를 폐업하는게 아쉬우니 내가 잘 해볼게’라고 했더니 친구가 좋아했어요. 친구는 임신해서 운영이 어려웠고, 사는 곳과 가게 위치가 멀어서 못할 수밖에 없었기에 내가 맡아서 시작한게 이렇게 되었네요.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 

대학생 때까지 자유롭게 지냈다가 학교 돌아와서 교수님 추천으로 사단법인 문화기획 회사에 들어갔어요. 처음 접한 분야라 실수도 많고 어려웠기에 과감하게 그만두고, 교육사업 영업 관리직으로 이직했었죠. 당시 학습지 선생님들을 관리하고 클레임도 처리해야 했는데요. 그 과정에 ‘왜 나는 내가 잘못하지도 않은 일을, 밑 사람의 잘못 땜에 내가 사과해야하고 그 사람들 때문에 급여체계가 달라져야할까?’하며 불합리하다고 느꼈던게 자극이 되었어요. 저는 한만큼 보상을 받는 일을 하고 싶었던거에요.


오픈할 때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카페 일이 처음이라 하면서 익힐 생각을 했거든요. 친구에게도 인수인계를 다 받지 못했구요. 긴급하게 상황에 내던져진 ㅎㅎ 게다가 가게 위치가 오피스 타운의 특성상 몰릴 때 사람이 엄청 몰리는 곳이에요. 특히, 코로나 전에 아침에 많이 붐볐는데 사람이 몰리면 픽업대에서 손님들이 카드를 치며 탁탁탁탁 소리를 내세요. 빨리 달라는 거죠. 이런 분위기에서 오픈할 때, 손님들 다 기다리는데 기계 고장으로 갑자기 원두 분쇄가 안되었던 적이 있죠.  줄 엄청 서서 기다리는데 손님들이 성질 내시고, 땀이 나고, 오싹했죠. 죄송하다고 하며 환불을 다 해드렸는데 그때. 휴. 오피스는 시간이 생명인데 너무 미숙한 티를 많이 냈다고 느꼈어요. 카드를 던지는 사람도 있었고... 그때는 손님들이 다시는 안오는 거 같았어요. 트라우마가 생겼죠. 이 사건 이후, 한 시간씩 일찍 나와서 일하며 기계를 세팅했어요. 당시 책임감과 기존 손님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맘이 컸죠. '그 전 사장은 잘 운영해왔는데, 사장 바뀌고 미숙하고 맛도 다르다.' 이런 말 듣기 싫었어요. 그렇게 초반에 클레임도 많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가, 시간이 지나며 일이 손에 익으며 괜찮아졌죠. 그러다보니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요. 오픈하고 3개월이 지났을 즈음 손님이 와도 빠릿빠릿하게 음료를 내게 된 단계가 됐어요.


주요 고객들은 어떤 분들이신지?

현대지식산업센터 오피스 직원분들이요. IT 사무실, 봉제의류회사, 쿠팡 콜센터 같은 곳. 그래서 연령층이 젊은 사람들부터 봉제하시는 어르신들까지 다양하게 있어요.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젊은 분들이 많이 가고, 우리 가게에는 상대적으로 나이대 있으신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많이 와요. 아이스크림 먹을 경우에는 젊은 친구들이 잘 오고. 스타벅스는 갈 사람들이 다 가는데 ㅎㅎ 옆에서 차별화 하기 위해 좋은 원두에 비해 커피값도 저렴하게 하고, 요거트 아이스크림, 핫도그, 샌드위치 같은 주력 메뉴에 더 집중해요. 시그니처 메뉴도 아이스크림 베이스로 한 쉐이크류고요. 결국 커피를 마시려면 스벅을 많이 가는 거 같고, 베버리지 먹으려면 우리 가게로 와요. 스벅이랑 커피로 경쟁은 말도 안되고, 덕을 보면서 가는 것이죠.


그래도 꼭 갖고 있는 생각은 이거에요. ‘정신을 차리고 퀄리티에 집중하자.’


직장인들은 물보다 커피를 많이 마시잖아요. 이 건물에 커피 전문점들이 많은데 우리 가게를 선택한 점에 고마운 마음이 있어 잘해보려고 해요. 오픈 시기에는 특히 한 시간 일찍 와서 원두를 1키로씩 하루 20잔씩 마시다보니 위가 상했어요. 

 

영업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저희는 오피스 상권이다보니 매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얼굴을 보고, 어떤 회사를 다니는 지도, 듣다보니 잘 친해져요. 자주 오는 단골 손님인데 회사가 아예 다른 지역으로 옮기게 될 때가 있어요. 이직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게 되고요. 그렇게 헤어질 때 눈물도 나고 그렇죠. ‘저 오늘 마지막이에요 사장님’이러며 인사를 해요. 항상 바닐라 라떼, 항상 따뜻한 아메리카노 먹는데 얼음 넣어 미지근한 걸 원하는 손님같이 그분만의 음료 취향을 알잖아요. 그런데 회사가 이전해요, 이직해요 하는 걸 은근히 많이 겪죠. 이렇게 손님과 헤어질 때, 슬프고 아쉽고 해요.


 

보람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우리 가게 음식을 맛있다고 해줄 때요. ㅎㅎ


업무를 하면서 애로사항은?

가게를 시작한 게 2020년 3월 1일이에요. 당시 코로나와 같이 시작.ㅎㅎ 그래서 매출이 안나올 때는 코로나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잘못한건지 무엇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내가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때, 기준이 없는 점에서 어려웠고요. 


그리고 요즘은 경쟁하는 저가 커피가 많이 생겨서 고민이죠. 우리 가게는 이디야 가격대인데 1500원짜리 커피도 있으니까. 스벅의 경우, 아예 브랜드가 있고, 투썸도 우리 가게 바로 위에 있어 우리 가게는 어중간하게 낀 느낌이라서 계속 내가 다른 강점을 가져야 해요. 그래서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구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우리 가게가 좋은 공간으로서도 활용되길 원해요. 오피스 가게의 특징은 손님들이 빨리 치고 빠지는게 있어 현재는 정신이 없는데, 가령 점심시간에 우리 가게에서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고 가시는 분들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공간으로서 활용하고 싶은 카페를 하고 싶은거라서, 사람들이 많이 검색해서 모일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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