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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니크 Feb 10. 2022

모베러웍스는 모쨍이를 알아본다고!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사내 동아리로 매 월 디지털 마케팅이나 브랜딩과 관련한 책을 읽는 독서모임을 했다. 첫 모임에서 팻플린의 책 <슈퍼팬>을 읽고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슈퍼팬'을 가진 브랜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독서모임 멤버 중 한 명이 모베러웍스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유튜브 채널 'MoTV'를 보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부터 회의하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구독자들과 함께 공유하며 열광적인 팬들을 만들어나간다고 알려주었다.


유튜브 피드를 뒤적거리며 재미있는 영상 없나 이것저것 눌러보던 어느 날, 동료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모베러웍스를 검색해서 공식 채널에 있는 영상 썸네일을 쭉 훑어보니, 창업자가 퇴사하는 순간부터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성장 앨범처럼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제 막 브랜드를 세팅하는 창업 초기여서 정신없었을 텐데, 유튜브 영상 퀄리티가 높은 게 인상 깊었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당시 전) 배달의 민족 마케터 숭과 뀰 듀오가 참여했던 두낫띵클럽도 보이고, 다른 기업이나 브랜드와 협업하는 과정을 기록한 영상들도 눈에 띄었다.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에 관심이 생겨 그들이 쓴 책 <프리워커스>도 읽고 유튜브 영상들도 하나씩 챙겨보며 마치 염탐이라도 하듯 그들을 지켜보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 피드에 모베러웍스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 공지가 떴다. 마침 내가 좋아하던 전 직장 동료와 약속이 있었는데 그분도 마케터라서 같이 가보면 좋을 것 같았다. 예상했던 대로 안 그래도 모베러웍스 공지를 보고 관심 있었다며 흔쾌히 승낙한 동료와 함께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서 진행한 모베러웍스의 팝업스토어에 갔다.

팝업스토어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에 모베러웍스의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Small Work Big Money'와 같은 메시지들이 담긴 문구, 의류 등 상품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공간 구성을 어떻게 했는지도 눈에 담았다. 모베러웍스가 직접 만드는 상품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더현대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들린 김에 방문하는 거라면 모를까 따로 시간을 내서 오기에는 볼거리가 다양하지는 않았다.


구경을 얼추 다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메시지와 모베러웍스의 캐릭터 모죠가 그려진 스티커 몇 개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갔다. 계산을 다 하고 옆을 보니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 성냥을 주는 이벤트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구매자들 대상으로 스티커를 하나 골라서 가져갈 수 있는 이벤트를 동시에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모베러웍스의 브랜딩에 감탄한 때는 바로 이 순간이었다.


"어떤 스티커로 드릴까요?" "저는 모조 얼굴로 주세요." 응대를 하는 직원 분과 간단한 대화 ,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  화면을 보여드리려 부랴부랴 인스타그램 앱을 켜면서 " 인스타그램 팔로우도 했는데요." 말을 마치자마자 직원분이 바로 성냥을 챙겨주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화면  보여드려도 되나요?" 뜻밖의 노룩증정에 당황한 나는 오히려 내가 안절부절못하며 휴대폰을 보여주려고 하는 순간  직원이 말했다. "아까 모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보여주셔도 돼요."

 직원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에는 이미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우리의 캐릭터 이름을 알고 일부러 팝업스토어까지 방문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모베러웍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보고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그리고 설사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지 않더라도 이벤트용으로 준비한 성냥까지 챙겨 받아갈 정도면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에 애정이 있는 모쨍이(모베러웍스 팬덤 이름) 것이란 자신감이 느껴졌다.


모베러웍스는 모쨍이를 알아본다.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팬을 알아보는 스타를 좋아하지 않는 팬은 없다. 이제 창업한    되지 않은 브랜드가 연달아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영향력을 키워나갈  있는 이유는 일관적인 메시지 전달과 콘셉트, 그리고 그들의 브랜드를 사랑하는 팬들을  알고 이해하는 섬세한 브랜딩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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