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가고싶어졌다
#혼독함공_읽다_13,540pages
#모든요일의기록 #김민철 #북라이프
기억력이 좋지 않아 기록하는 여자, 파리를 좋아하는 여자, 무정형의 삶을 사는 여자,
여자 김민철.
나는 여자 김민철처럼 머리도 짧지 않은데
나는 여자 김민철처럼 커리어도 많지 않은데
나는 여자 김민철처럼 파리를 사랑하지 않는데
나는 여자 김민철처럼 살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김민철은 파리를 위해 그녀를 지켰고 지난 시간을 버티었다. 나는 머지않아 가게 될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위해 나를 지키고 다가올 시간을 좀 더 버텨 볼 예정이다.
영화 <라쇼몽>에서 하나의 사건을 두고 등장인물 모두는 다르게 말한다. 입장 차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하나의 진실은 여러 개로 나뉜다. 그리고 우리가 믿었던 진실은 다른 진실과 혼재되거나 변질되어 또 다른 진실로 남는다.
김민철의 파리와 나의 프린스 애드워드 섬은 무조건 다르다. 그녀는 파리를 배경으로 무정형의 삶 속에서 자유롭다. 나는 무정형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만든 정형화된 틀 안에서 은둔하며 자유롭게 평화롭게 안전하게 꼼지락거리고 싶다.
그녀가 다시 파리 비행기를 탔다, 고 들었다.
나는 에펠탑도 파리도 좋아하지 않지만, 프랑스에 가고 싶어졌다. 그녀가 지킨 파리가 있는 프랑스에서 나는 김화영이 쓴 산문집 『행복의 충격』을 읽고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김화영이 번역한 『어두운 상점의 거리』를 걸으며 울고 있던 그 여자를 찾아 토닥여주고 돌아올 것이다. 나는 프랑스에 가고 싶다.
#예쁜책초판본양장본재독하는낭만독자
#이많은책을왜읽지요?
#그몇줄을이해하기위해서!
#책보다재밌는거있으면그거하세요
문장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내게 이런 가르침을 주는 책은 없었다. <행복의 충격>을 읽으며 막연하게 수상하다 느꼈던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구체적으로 변했다. 언젠가 프랑스로 떠나기 위해 지금을 잘근잘근 씹어 견디고 있는 내게. 이러는 건 반칙이었다. 나는 카뮈의 <안과 겉> <이방인>, <시지프 신화>까지 달음박질쳤다. 그리고 마침내 회사에 출근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아침이 찾아왔다.
이것이 처음 <행복의 충격>을 읽었을 때 내 마음속의 지진이었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 나를 위한 공간은 지중해 어디에도 없다고 선언해버린 것이었다. <결혼, 여름>도, <안과 겉>도, <이방인>도, <시지프 신화>에서도 같은 선언이 이어졌다. p.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