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과 12월, 찐'돈공부러'들이 찾아보는 이것
사회부총리요?
누구라고요?
정부 조직의 모양과 하는 역할을 정의한 정부조직법을 보면 우리나라는 국무총리의 역할을 돕기 위해 2명의 부총리를 두고 있다. 한 명은 경제부총리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직하고 있는데 공식적으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제부총리'라는 말이 생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경제부총리 말고 부총리가 하나 더 있다고?
또 한 명의 부총리는 사회부총리다. 2014년 교육과 사회, 문화 등 비경제부문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따라 사회부총리 자리가 신설됐다. 이건 교육부 장관이 겸한다. 교육부 장관을 부를때 사회부총리라고 부르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사회부총리는 경제부총리만큼 익숙한 명칭은 아니다. 정부 관계부처 합동 대책을 발표할때도 메인 스피커는 경제부총리가 맡는 경우가 상당수고 비경제부문보다는 경제부문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정리된 정책을 발표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물안궁 부총리에 대해 주저리 주저리 적은 것은 정부에서 기재부가 갖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재부의 위상 때문에서 기재부의 발표 자료는 한 부처가 공개하는 자료 이상의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 기재부와 기재부 산하의 국세청 등 다양한 청들이 쏟아내는 자료를 감안하면 기재부와 그 산하에서 하루에도 수십개씩 내놓는 자료를 모두 챙겨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기재부 소속 공무원들도 다 챙겨보진 못할것이다. 기재부 대변인실 직원 정도가 모두 챙겨보려나?) 하지만 우리모두 분초를 다투며 바쁘게 살아가는 속에서 기재부에서 매년 2차례 내는 이 두 자료는 돈공부를 하겠다면 꼭 챙겨봐야 한다.
기재부는 매년 12월과 7월 2번의 굵직한 내용을 발표한다. 바로 경제정책방향이다. 12월에는 다음해의 경제정책방향을, 7월에는 그 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는다. 본문만 수십페이지, 관련 브로셔와 보도자료까지 포함하면 백여페이지의 방대한 이 자료를 보면 현 정부가 지금까지 경제정책과 그 효과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앞으로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래서 앞으로 정부가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나는 기재부 공무원도, 다른 부처 공무원도 아니고 정부가 과거 정책을 어떻게 평가했고 앞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일반인이 알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이런 내용들을 알아야 하는 것은 이것이 바로 돈의 흐름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하반기에 발표되는
정부 경제정책방향은
명실공히 정부공식 투자노트다.
일부는 우리 정부가 민간에 적극적으로(부정적인 뉘앙스로 적자면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관치'가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정부가 실제로 시장에 얼마나 개입하는지, 또 그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평가는 돈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할 필요가 없다.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고 해서 내가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에 대한 예측과 대응을 하는 것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고 투자하는 삶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물론 투표로 대응할 수 있지만...이건 텀이 촘...길다;;)
정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정책들은 대체로 그 기조를 이어간다.(어떤 표현과 맥락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 글로 다룰 예정이다) 정부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정책들은 바뀔 가능성이 크다.(이 부분도 정부 주도로 바꿀 수 있는 정책과 아닌 정책이 있는데, 이 역시 별도 글에서 설명하겠다) 경제정책방향에서 많은 공간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들은 향후 정부가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인데, 이 경우 기업과 개인 등 돈이 몰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건 자산, 그러니까 부동산, 주식에서 관련 지역, 분야 등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돈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이 자료를 챙겨보는 이유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중 일부를 보자. 당시 정부는 하반기 민자사업에 7조원 규모의 대규모 신규 사업을 착공하겠다고 밝히며 신규 사업으로 GTX-C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대전 하수처리장 현대화 등을 꼽았다. 이 발표 이후 GTX-C노선 신규 역사 예정지와 동부간선도로 인근, 대전 하수처리장 인근 지역의 호가가 올랐다. 경제정책방향을 보고 그 지역의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해 달려가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부 정책 발표와 따라오는 효과를 예측하고 이를 확인하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정책방향 발표날 관련 경제기사가 쏟아지는데 굳이 이 자료를 찾아볼 필요가 있을까? 있다. 왜냐면 사람마다 관심사와 이해관계가 다른데 경제기사는 이 안에 있는 모든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료의 경우 본자료만 59페이지다. 어떤 기자도, 언론사도 이 내용을 모두 다루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경제교육 관련 학교 및 평생교육 콘텐츠를 보강하고, 온라인교육을 위한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구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관련 기사들은 SOC와 R&D예산, 부동산 정책 등이 주요 기사로 다뤄지는데 경제교육 같은 아이템은 주요 기사로 상세하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면 '경제 교육 관련 콘텐츠 관련 기업이나 관련 플랫폼 구축 기업에는 호재일 수 있겠다. 투자할만한 상장사가 있을까'라고 검토를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문구를 보고 투자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투자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상사가 케바케이고, 어떤 단어, 문구, 문장이 내게 돈공부의 인사이트를 줄 지 모르기 때문에 원문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59페이지 경제정책방향 자료를 한글자 한글자, 한땀 한땀 읽으면 될까요? 당연히 아니다. 이것도 읽는 요령이 있고, 기본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하냐고요
제가 그걸 한 꺼번에 다 쓰면 제 본업을 못해서;;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