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의 블로그에는 회고만 쓰는 듯.
지금 재직 중인 회사는 진짜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거의 순간 삭제 급인데 무료하다거나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은 분이라면 이 회사를 추천한다. (다른 이유로 말고 단지 이 이유이다)
아무튼 2024년이 또 훌쩍 지나가버렸다.
개인적으로 내게는 그다지 좋은 해는 아니었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만큼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시간도 많았다.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원인을 찾아보려고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더더욱 괴로웠던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은 무자비하게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라는 sf 소설 제목이 생각난다) 흘러가기 때문에..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은 지나가버렸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뭔가를 정확히 자세히 이해한다는 건 내가 노력만 할 수 있는 것이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해하려고 시도는 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성공했다 생각하더라도 사실은 아주 일부분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나이브하고 순진한지(좋은 의미가 아니다..)도 깨달았다.
인생을 적게 산 것도 아닌데도 이렇게 매 해 나에 대해서도 배우는 게 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배워가겠지.
올해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총 79권 읽었다. 평소 페이스면 100권 이상 읽었을텐데.. 아쉽다.
그래도 내가 잘 회복했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싶다.
<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 :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주변 환경에 길들이므로 대부분 자신의 감각이 무엇에 좌우되는지 알지 못한다.
세상에는 사람 머릿수만큼이나 수많은 지각 심리가 있고, 그 다양함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꾼다.
자신의 정체성과 감각에 대한 태도가 곧 자신을 둘러싼 것을 느끼는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나는 재택을 선호하는데 이유는 바깥이 내게는 강한 자극이 많기 때문이다. 후각도 그렇고, 청각도 예민하기 때문에 내가 사무실로 출근하는 과정이나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는 것을 재택을 하고 깨달았다. 지금은 안온한 우리집에서 일하는데 이것이 내게 훨씬 잘 맞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을 안다는 것>
이 책도 내가 하이라이트한 부분을 읽어보니 정말 정말 정말 좋았던 책인 게 기억이 나서 행복해질 정도였다. 이 책은 다시 또 읽고 싶다.
다른 사람을 깊이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단지 어떤 기술을 익혀서 숙달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임을 나는 깨달았다. 연기 수업처럼 말이다.
<불변의 법칙>
믿고 읽는 모건 하우절. 모건 하우절과 나심 탈레브는 책 낼 때마다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책의 주제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1,000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그 모두에서 변함없이 참인 것은 무엇일까?
뭔가를 읽을 때 이런 질문을 던져보라. 이 정보나 지식이 1년 뒤에도 내게 중요할까? 10년 뒤에는? 80년 뒤에는?
“왜 저 사람은 나와 의견이 다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무수히 많다. 저 사람은 이기적이니까, 멍청하니까, 분별력이 없으니까, 무식하니까 등등. 그러나 대개는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 현명하다. “저 사람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무엇을 경험했기에 그런 견해를 갖고 있을까? 만일 저 사람과 같은 경험을 한다면 나도 저렇게 생각하게 될까?” 대부분의 경우 이 질문은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진짜 이유를 일깨워준다. 하지만 이 질문을 생각해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기적 감정>
감정은 개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종족의 번식을 위해 설계된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것도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 자신보다 우리의 유전자에게 훨씬 큰 이득을 제공한다.
사회과학이라는 학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측정 가능한 지표들이 무의미하고, 진정 유의미한 것들은 측정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개인의 문제에 대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구체적인 원인을 찾는 대신 복수의 요인들이 상호작용해서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고려하며 다양한 치료법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Hihgly Sensitive Person에 대한 책인데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됨. 내가 HSP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HSP들에게 잘 안 맞는 사람들은 에너지 날강도나 다를 바 없기에 최대한 빨리 관계를 정리할수록 좋습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반드시 휴식을 취해줘야겠죠.
내가 나약한가?(X)
객관적으로 안 좋은 상황인 건가?(O)
내가 스트레스 반응성이 강한가?(O)
수많은 자극 속에서 일상을 사는 HSP들에게 에너지 관리는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민한 사람들은 힘들고 피곤할 때 “신경질 난다”라는 표현을 주로 씁니다. 이는 신경을 너무 많이 쓴 나머지 온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참을성이 없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안나 카레니나>
내가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는 게 안 믿기지만.. 한 번 읽고 나니까 덮을 수가 없었다 역시 대가는 다름.
진짜 뛰어난 소설을 소설을 통해서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사람이 그래서 이런 행동을 하는구나! 느낀 부분들이 진짜 많았다. 인간의 마음은 복잡하고 기괴한 것이라는 말이 생각나게 만든다.(이 문장은 <히스토리에>에서 왔다)
‘그래, 사람들이 이래서 미쳐가는 거로구나. 이래서 자살을 하는 거로구나. 수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난 아무 생각도 안 해요. 난 아가씨를 언제나 사랑했어요.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서의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요.”
<아오노군에게 닿으니까 죽고 싶어>
이 만화는 내가 주변에 꽤 영업을 했는데 영업 성공률이 높지 않지만 굉장히 재밌는 만화이다.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귀신으로 나타나는 이야기라니 황당한 로맨스 이야기인가 했는데 사랑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라서 주변에 열심히 추천을 하고 다녔다.
위에 말했던 것처럼 나는 꽤 많이 나이브한 사람이기 때문에 왜 사람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으면서도. 그런데 왜 사람이 사람을 상처를 주는가? 왜 때릴까? 이런 걸 이해하게 됐다고 해야 하나.
그렇구나 같은 기분이 되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은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는구나! 그것도 자기보다 더 약하거나 만만하거나 한 상대에게... 갑자기 깨달았다..
아무튼 이상이 내가 2024년에 인상 깊게 읽은 책들이다.
2025년 00시 00분 나는 NewJeans의 OMG를 들으면 올 한 해는 행운이 넘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25년은 좀 덜 다사다난하기를.. 행운이 없어도 나는 행운아라 생각하며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