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른이 된 소녀 Apr 19. 2017

집 _ 장소 1

1. 부산 수영 : 원룸



A


이 곳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지리적 장소에 있었다.


걸어서 10~15분 거리에


광안리해변과 센텀시티에 갈 수 있었다.


 

밥을 먹기위해 바다보러 가기도 했다


아침이라도 바다가 보고 싶으면,


걸어나가 바다를 보고,


시간이 되는 날은 콩나물국밥까지 든든히 먹고 돌아왔다.


밤이면, 바닷바람을 찾아서,


캔맥주를 들고 모래사장을 걷거나,


카페에서 멍하니 다리가 걸린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풍경 2012


수영강이 있는 센텀시티 광경은


자전거를 타기도 좋고,


영화의 전당을 둘러볼수 있고,


백화점 쇼핑은 물론, 마트와 컨벤션센터까지 즐길수 있었다.


 


수영강변에 조성된 자전거길을 따라 가고,


잔디에서 돗자리펴고 도시락을 먹고,


가끔 펼쳐지는 공연도 볼 수 있다.


 

2013 광안리 재즈공연


B


원룸이라는 것은 1인 세대가 살기 편하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방과 거실, 부엌, 옷장 등이 한데 엉켜


한 구획안에 구겨 넣고, 화장실과 현관을 적절히 배치하여


최대한의 원룸갯수를 뽑아낸 건물에 입주하는 것.


 


지하철, 버스 등이 가까우면,


선호도가 더 높아지며, 주차장이 있으면 더 좋다.


햇빛이 제대로 들어와주고, 환기가 잘 된다면 럭키.


대신에 월세가 오를 뿐.


 


엄마의 원하는 대로 고른 이 곳은


대체적으로 선호도가 좋고 럭키에 가깝고, 월세가 높았다.


월세를 내고나면 월급의 1/2이 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열정페이를 받고 다니는 나에게 적금이란 없는 생활.


 


공간의 크기와 편리함은 돈과 비례한다.


 


C


손이 뻗어지는 반경,  몇 발자국 내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했다.


먹고, 마시고, 보고, 자고, 쉬는 것.

D


타 원룸에 비해 시공자의 재량이었던 건지,


현관 신발장도 천장까지 꽉 짜여져 많은 양이 수납되었고


붙박이장도 화장실과 현관사이에 넉넉하게 있었다.


베란다는 빼내서 좁은 주방과 세탁공간을 제공했다.


 


 


E


남향과 동향이 있는 1호와 북향과 서향이 있는 2호에서


나는 북향과 서향을 선택했다.


화장실이 좀 더 넓었고,


서향과 북향으로 주택이 있어서, 시야를 가리는게 없었다.


오래된 주택 마당에 서있는 나무들은 내 창의 마당이 되었고,


새들의 소리를 아침마다 들을 수 있었다.


서향으로 햇살이 깊숙히 들어올땐 퇴근해서 들어와 집에서 뭉그적거리기도 좋았다.


태생적으로 집순이는 아니었던 까닭에


그 당시에는 남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F


이사할때 확인해야 하는 집 근처 편의시설은


내게 있어 1번은 세탁소, 2번은 목욕탕이었다.


3번으로 시장이나 마트가 가까우면 더 좋고,


그리고 단골이 될 밥집, 술집.


 

가장 좋아했던 안주, 주먹밥구이


근처에 오래된 목욕탕은 3천원이라는 가격에


작고 안락했다.


몸을 불리고 때를 밀고 마사지까지 해주고


뽀송뽀송 나른한 몸으로 나오면 끝.


 


집에서 한블럭인 세탁소와


내가 사는 건물 옆 1층에 위치한 마트.


 


이런건 탐험을 해야한다.


틈날때 동네를 어슬렁 거리면서


내가 사는 이 곳에 정을 붙이는 것이다.


 


골목을 돌아다니는 길고양이와 인사하고,


다른 건물에 고개내민 나무와 꽃,


지나는 골목의 표정들.


 


어느 집에 동네사람들이 자주 가는 지 확인된,


칼국수집, 돼지국밥집, 정식집을 거쳐


밤마실 때 보아둔 술집까지 테스트하고나면,


내 Home이 완성된다.


떡실신된 편안함



매거진의 이전글 집 _ 장소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