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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ARANTH Jul 30. 2019

"서른의 휴직" 출간 그리고 다음 책

브런치 글쓰기 4년이 가져다준 새로운 명함

드디어 출간되었다.


오늘 저자 증정본이 도착했다. 책을 넘길 때마다 나는 잉크 냄새가 너무 좋아서 계속해서 맡아보고 있다. 

엄마가 제일 먼저 한 권을 들고 가셔서 4시간 동안 소파에서 꼼짝을 안 하시고 책을 읽으셨다. 

내가 질문을 해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코를 찡찡거리시거나, 눈물을 훔치기만 하셨다.

나의 이야기는 곧 엄마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괜히 머쓱해서 눈치만 보고 있다.




지난주에 맞이했던 서른두 번째 생일. 나는 서울로 향했다. 


진작에 마중 나와 계시던 출판사 대표님. 서울과 지방이라는 거리 때문에 계약할 때부터 지금까지 메일과 문자로만 의사소통을 했다. 그리고 책이 나올 때가 되어서야 이렇게 직접 뵙게 되었다.


대표님은 그동안 자녀교육서만 출판해오셨다. 그러다가 나의 위클리 매거진을 보시곤 자신의 20대의 끝자락과 30대의 시작이 너무나 닮아서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자 결심하셨다. 자녀교육서로 꽤나 성공적인 매출을 올리고 계시는데 뜬금없는 나의 에세이가 민폐가 되는 건지 괜히 걱정이되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어쨌든 내가 생일날 케이크도 불지 않고 한달음에 서울에 달려온 이유는 내 책이 인쇄되는 걸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올해 초부터 상반기를 꼬박 쏟아 원고를 작성하고, 무려 5차까지 교정을 하고, 제목을 정하고, 표지를 정하고 드디어 인쇄가 되는 날.


3년 전이었나? 여행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의 인스타에서 인쇄소 풍경을 접하고 나선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지만 언젠가 나의 브런치 글들을 책으로 내고 저렇게 인쇄소에서 가슴 뛰는 순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세월이 흘러 거짓말처럼 그때의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에 서게 되었다. 큰 인쇄용지에 선명하게 제목이 찍혀 나온 책 표지를 보고 또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내 이름 석자가 박힌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이.


인쇄소 일정 후에는 파주 출판도시에서 두 번째 책을 위한 미팅을 했다. 

브런치 대표 베스트셀러 작가 하완 작가님의 책을 만든 회사와 다음 책을 기획할 기회가 온 것이다. 물론 대형 출판사라고 해서 다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10권 중에 8권이 망한다고.) 이제 막 첫 책이 인쇄되는 것을 보고, 다음 책을 위한 기획 미팅을 한 것 자체가 나에겐 인생에서 생각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2015년 9월. 나의 여행기를 정리하기 위해 시작했던 브런치. 주말이면 집에 앉아서 브런치에 글 쓰는 것이 낙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주말을 꼬박 글쓰기에 투자한다. 


가끔씩 브런치가 내 글을 포털사이트에 노출시켜 줄 땐,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뜰 땐 혼자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그 당시엔 내 주변에 브런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슬프지만 지금도 그러하다...)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건 엄마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지났다. 글쓰기는 이제 나의 취미를 넘어서 또 다른 명함이 되었다. 



늘 다른 직업을 하나 더 가지고 싶었다. 바깥에 나가면 주눅 들면서 감추고 싶은 직업 말고 스스로 자부심 있는 직업 말이다.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서 그 꿈이 실현되었다. 투고라는 것을 해본 적도 없고 출간 기획서를 만들어 본 적도 없다. 그저 브런치에 글만 4년을 썼을 뿐이다. (진짜 고마워요! 브런치!)


그리고 오늘! 그렇게 내가 책으로 만들어지길 소망했던 내 인생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출간되었다.

위클리 매거진 연재를 하면서도 독자님들의 진심 어린 격려와 사연을 듣곤 했는데, 얼마 전엔 독자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보고 펑펑 울기도 했다. 삼십 대의 마지막에 계시는 독자님. 서른의 휴직을 읽고 휴가지를 런던으로 그리고 어학연수의 꿈을 가지게 되셨다고. 파스텔톤 같은 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니 계속해서 글을 쓰라는 격려를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한참 어두운 20대의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그때 자기 개발서를 많이 읽었다.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였는데 나에겐 그 책에 적힌 글귀들이 그냥 한줄기 희망이었다. 


언젠가 내가 이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갔을 때 나의 경험으로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책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서른의 휴직"은 그런 나의 소망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워라벨을 외치는 시대.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멀쩡하게 8년을 다니다가 왜 무급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위클리 매거진은 본문부터 시작을 했어야 했던지라 이 부분에 대해 깊이 담을 수가 없었는데, 책으로 매거진에 담지 못했던 많은 고민들을 담았다. 






책에도 썼지만 이제 삼십 대에 들어선 나의 삶이 좋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롯이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삶이기에. 앞으로 글 쓰는 삶이 더 많은 비중이 될지, 아니면 또 생각하지도 못했던 길이 생길지도 궁금하고, 사십 대가 되었을 땐 나의 삼십 대를 어떻게 추억할지도 궁금하다.


한 번뿐인 삶에서 이루지 못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독자님들께 부디 나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덧붙여 부족한 저의 글을 늘 응원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독자님들과의 만남을 준비해보겠다고 긍정적으로 말씀하셨어요! >_< (서울에서!)

"아무도 안 오면 어쩌죠?"하고 허허 웃었지만(진심)... 자리가 마련되면 브런치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서른의 휴직" 책 관련 소식은 출판사 홈페이지에 제일 먼저 업데이트됩니다. 


도서출판 서사원: 

https://m.post.naver.com/seosawon  


예스24 https://bit.ly/32UxAx2

알라딘 https://bit.ly/2JXfGCi

인터파크 https://bit.ly/2LN79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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