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사태를 보고 있자니...
쥐를 잡아본 일이 있는가? 내가 어렸던 시절 어느 집이라도 쥐가 있었다. 오래된 구식 부엌의 한 켠에서 발견된 쥐 한 마리를 잡는 일은 결코 녹녹지 않았다. 쥐는 작고 빠르다. 흔히 쥐가 포유류 중 가장 오래 생존한 종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살아 움직이는 쥐를 잡는 일을 경험해 본 나로선 그 생존의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겠다.
간혹 쥐새끼 같은 인간들을 보게 된다. 왜 그들을 쥐새끼로 폄하하는가? 정체가 드러났을 때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방식이 딱 좁은 부엌 바닥에서 생존을 위해 이리저리 숨고 도망치던 쥐의 행위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부엌이라는 위생이 우선되어야 하는 공간을 현장으로 발견된 쥐. 아마도 살아남기 위해 어떤 짓이라도 할 것이다.
한 마리 쥐도 잡기 쉽지 않은 것을 생각하자면, 여러 마리의 공모한 쥐가 득실대는 순간은 그 자체로 엄청난 패닉이다. 그러나 부엌이라는 거룩한 공간의 위생을 더럽히는 그 쥐 무리는 반드시 잡아 없애야 한다. 지금 우리의 두 눈앞에서 위생을 철저하게 훼손하는 저 쥐새끼 무리들. 쥐는 약은 생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추악하다. 저 쥐새끼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행동일까?
쥐를 쥐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이 있나? 쥐도 생명이니 부엌 한 켠을 그들을 위해 내어 주고 살아보자는 것이 상식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결정일까? 이미 정답이 포함되어 있는 질문이다. 부엌을 쓰고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대응은 단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