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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가 Nov 23. 2015

#32 교정하기(1/2)

변화에 주목하라

강하거나 똑똑한 것이 아닌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되어야 한다.

“살아남은 것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들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들이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의 말이다. 나는 여기서 ‘변화’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변화는 나에게 아름다운 성취의 단어이기도 하면서 어제의 나와 싸워야 하는 무서운 단어이기도 하다.


꾸준하게, 포기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걸으면서 이것이 잘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나는 바뀐 것이 없고, 그냥 열심히만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방향을 잘 잡고 걷고 있더라도 중간에  발견되는 나의 잘못된 습관, 한 방법으로 어떤 성과가 나지 않았을 때 방법을 바꾸어 다시 시도해보는 교정이 필요하다.


교정하기는 다른 말로 변화다. 변화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제의 나와 싸움이다. 나의 라이벌은 내 주변에 있는,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그것은 외적 기준이다. 사람들이 입에 오르고, 내리는 흘러가는 이야기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다.


나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에 있으면서 한국에서 취직 준비를 하거나 취직을 한 친구들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내 나침반을 통해서 방향을 찾았다고 생각했고,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걸었다. 시간은 흐르고 1년쯤 지났을 때 이상한 점을 느꼈다. 내가 어느 순간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이다. 처음의 패기와 용기는  온데간데없고,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살면서 어제와 달라진 오늘만 꿈꾼 것이다.


하루 12시간에서 13시간 일하면서 돈을 벌고, 집을 렌트에서 ‘마스터’라 불리는 집주인도 하고 있었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지만 불현 듯 반복된 일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은 다 열심히 살고 있었다. 열심히 산다고 삶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사느냐, 제대로 사는 것이 중요했다. 현재의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되어야 했다. 열심히와는 다른 내가 되기 위한 교정이 필요했다. 그렇다. 나에겐 변화가 필요했다.


호주에서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한 공장에서 최대 1년까지 일할 수 있다. 나는 그 1년을 다 채우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때까지 2달간의 시간이 있었다. 그때가 나에겐 절호의 기회였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었던 12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나는 반복적인 생활이었던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면 되었는데 난 갑자기 주어진 큰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몰랐다. 처음 1주일 동안은 그저 시간을 보내기에 바빴다. 보고 싶은 예능, 다큐멘터리, 영화, 미국 드라마 등을 보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다.


1주일이 지나니 무엇인가 허했다. 공장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할 때는 나에게 온전한 자유의 시간이 주어지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헌데 나는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것이다. 벼락같은 깨우침에 나는 그날부터 나를 교정했다.


공장에는 아침반과 오후반이 있었는데 나는 아침반이었다. 5시 10분까지 출근해야 해서 4시 30분에 일어나야 했다. 나는 1년간의 습관을 나의 하루에도 적용시키기로 했다. 출근할 때처럼 일찍은 아니어도 6시 이전에는 일어나려고 노력했다. 새벽에 일어나면 고요하다. 쉐어 메이트들도 모두 잠든 아침시간은 조용하다. 아침반은 출근하고, 오후반은 한참 자고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고요한 시간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 적막이 나를 감싼다. 귀에선 작게 삐-소리가 들린다. 정말 아무 소리도 나지 않기 때문에 들리는 소리 같았다. 그 시간에 집중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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