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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가 Nov 24. 2015

#33 교정하기(2/2)

방법을 모색하다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는 매일 2시간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1년간 내가 지내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워킹홀리데이에 관한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2시간씩 글을 쓴다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2시간씩 써내려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글을 쓴다기 보단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우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나 혼자 밖에 없는 그 시간에 매일 나는 눈을 감고 나를 1년 전으로 돌아갔다. 고요함 속에서 되돌아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하니  그때 일들이 조금씩 기억나더니 나중에는 생생히 기억났다.  그때 느꼈던 감정, 공기의 냄새, 햇살의 세기 등 나는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루에 2시간씩 글을 쓰는 일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글을 빨리 쓰면 글자 포인트 10으로 a4용지 한 장을 꽉 채우는데 30~40분이 걸렸고, a4용지 3장을 쓰는데 2시간 남짓 걸렸다.


글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글을 써 내려가는 나를 보며 어느 때는 신기하기도 했고, 어느 때는 기특하기도 했다. 2주를 쓰니 분량이 웬만큼 되었고, 나는 이 글을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또 나를 교정했다. 조금 더 책답게 글을 쓰자. 단어의 선택이라든지, 문장의 완성도 등 좀 더 신경 써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다 쓴 후에는 조깅을 했다. 일을 그만두니 별 다른 움직임이 없어 쉽게 처졌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2시간 글을 쓴 후에는 30분에서 40분 정도 뛰었다. 조깅은 큰 노력이나, 준비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운동화와 운동복만 입고 그냥 뛰면 되는 일이다. 나는 조깅을 하면서 조깅이 얼마나 나에게 도움을 주는지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 뛸 때는 숨이 턱까지 차 내가 생각한 곳까지 바로 뛰지 못한다. 뛰다, 걷다를 반복하다가 내가 목표한 곳까지 다다를 수 있다. 뛰는 정도를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목표한 곳까지 뛰어갈 수 있는 체력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연습하면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몸소 체험하게 되면 그 영향력은 배가 된다.


조깅은 체력을 증진시키는 목적도 있지만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도 있다. 글이 잘 안 풀리거나 복잡할 때 뛰다 보면 마치 퍼즐의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듯 글의 진행방향이라든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일에 대한 답이 선명해지는 것을 종종 느끼고 한다. 이 경험도 대단히 신기한 경험이어서 찾아보니 걷거나, 뛸 때 뇌에도 큰 자극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 자극은 긍정적이고, 좋은 자극이라고 한다. 많은 수학자, 철학자 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걸으면서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를 글과 운동으로 연지 6개월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글을 쓰고, 글을 다 쓴 후엔 조깅을 한다. 조깅을 하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재충전되는 기분은 상쾌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열면 그 하루가 행복해진다. 작은 일에도 감탄하게 되며,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열심히만 한다고 모든 것이 다 잘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를 교정하고, 바꿔나가야 한다. 즉, 변화해야 한다. 내가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때 그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을 때의 나를  되돌아봐야 한다. 반복에서 안정을 느끼고, 안정에서 안주가 나오고, 안주에서 도태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 이상 세상의 변화 속도에 발맞춰 모든 면을 따라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의 어제와 오늘의 내가 달라졌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준을 내 안이 아닌 밖에다 세우는 순간 나는 끊임없이 그 기준들을 바꿔가며 새로운 것에 몰두하게 되며 그런 것에서 전문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싶다면, 어제와 다른 내가 되려고 해야 한다. 지금이다. 내가 무엇인가에 안주하거나 안정적인 것에 안락함을 느끼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야 하는 시간이다. 나 말고 모든 것이 바뀌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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