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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사람 Sep 13. 2015

느긋하지만 열정적인 야구장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

ABOUT 후쿠오카(福岡) 그리고 큐슈(九洲)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상점 더그 아웃의 모습

인구 약 150만명이 거주하는 큐슈(九州) 최대의 도시. 현재 부산하고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 중 하나인데 전반적으로 큐슈 지역이 물가가 도쿄, 오사카에 비하면 체감적으로 싼 편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후쿠오카 이 지역을 거점 삼아서 큐슈 지역의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나가사키(長崎), 오이타(大分), 쿠마모토(熊本), 가고시마(鹿兒島), 미야자키(宮崎) 등으로 JR패스를 발급해 떠나기도 합니다. JR 큐슈 패스도 기간에 비해서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생각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발행 해 다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대표 지역 마스코트. 쿠마모토 현의 쿠마몬.

일본의 남쪽에 위치해 전반적으로 기후가 온난합니다. 겨울에 가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그렇게 크게 춥다는 느낌은 안 받는데 다만 여름은 우리보다 훨씬 덥고 습합니다. 특히 8월에서 9월에 태풍이 지나가는 주요 경로이고 집중 호우가 발생하는 시기기 때문에 여행 스케줄이 꼬일 수 있습니다. 이 점 고려 해 꼭 일기예보를 미리 챙겨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후가 온난한 편이어서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뭔가 느긋한 감도 있습니다. 특히 가고시마(鹿兒島), 미야자키(宮崎) 이 지역으로 가면 하와이에서나 볼 수 있는 열대 나무도 많이 볼 수 있어서 같은 일본이지만 홋카이도(北海道)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아직 화산이 살아 있는 지역도 있어서 '불안한데 어떻게 살까?'싶은 느낌도 있습니다.







하카타 역. 후쿠오카의 옛 명칭은 하카타(博多)였다. 때문에 일부 상점 등에는 하카타라는 표기가 많이 있다. 주요 JR 열차 모두 이 역으로 모인다.

후쿠오카는 도시의 볼거리들이 전반적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편이어서 발품을 약간 팔아야 하는 불편함은 있고 숙소의 숫자도 인구나 도시 크기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부족한 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통이 큐슈에서 가장 발달한 큰 도시이기 때문에 다니는데는 큰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개인 취향에 달려 있지만 어떻게, 무엇을 보는데 집중하느냐에 따라 하루만에 후쿠오카 구경을 끝낼 수도 있고 2일을 잡아서 후쿠오카 구경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귀국 계획을 짤 수 있습니다. 다녀보시면 전반적으로 오래 된 도시라는 느낌 보다는 도시 계획에 의해서 움직여진 도시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福岡 ヤフオク!ドーム)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외관이 인상적인 구장

이 구장의 큰 특징은 우선 외관이 다른 돔 구장에 비해서 세련(?)되었다는 점입니다. 외관 건축자재의 색상이 갈색톤을 띄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이 얼핏 보아서는 마치 쇼핑몰 같은 인상을 처음에 받을 수 있죠. 


돔 구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쇼핑몰도 같이 있기 때문에 복합 대형 타운의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실제 이곳을 가리켜 호크스 타운(hawks tow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도 경기 장기 침체의 영향이 있긴 한지 화려한 외관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썰렁한 분위기는 이겨내기 힘든 분위기입니다. 경기가 있는 날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공식 상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상점들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쉽게 들어가 구경하기가 머쓱한 점도 한 몫 하기도 합니다.


구장 옆 KFC에 붙은 실제 치맥 판매 포스터

야구장 주변은 KFC 등 여러가지 먹거리들을 마련 해 놓고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있습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이 곳도 야구장 규모가 워낙 커 한 바퀴 돌아보는데도 시간을 꽤 잡아 먹습니다. 길을 잃어 버릴 확률은 크지는 않지만 막상 다니다 보면 전현 엉뚱한 곳으로 나도 모르게 갈 수 있으니 이 점 참고해서 시간 여유를 조금 두고 움직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만약 이것도 저것도 생각하기 싫고 귀찮다면 돔 구장 근처에 있는 야구 쇼핑몰 DUGOUT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상품 구색을 정말 잘 해 놓았기 때문에 호기심에 이것저것 구경 해 보고 체험 해 보면 30분 정도는 보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왕정치 (일본에서는 오 사다하루라고 읽는다.) 전 감독의 박물관이 있는데 실제 왕정치 선수가 뛰었던 시대의 모습과 함께 그의 활약상 등을 전시 해 놓았습니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구색을 갖춰 놓았기 때문에 시간 보내기에 괜찮습니다. 운영시간은 기본 오후 5시까지이나 상황에 맞춰서 시간 연장 등이 있으니 이 점 참고해서 방문 하도록 해 보세요.









후쿠오카 돔 체크 포인트

3루측 사이드의 모습. 천정을 잘 보자.

1. 일본 최초 개폐식 돔이라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돔 구장은 1992년에 완성 후 개장을 하였는데 천정이 반 정도 열렸다 닫혔다 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한 번 열고 닫는데 어마어마한 전기세(?!)가 나가기 때문에 자주 열고 닫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주로 닫혀 있는 경우가 잦은데 그래서 '루프 오픈 데이'라는 이벤트를 마련해 이 때는 구장의 천정을 열어서 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죠. 그 때문에 천정을 잘 보면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 해 놓은 것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잘 보면 단층 스카이박스가 아닌 여러층으로 스카이박스를 마련 해 놓았는데 이 점도 다른 야구장과는 색다른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외야 전광판의 모습. '둘러버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2. 이 돔 구장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호크스 비전'이라고 광고하는 백 스크린입니다. 5면의 거대한 스크린을 외야에 붙여 놓았는데 너무 커서 거대한 스크린에 압도 당하는 느낌도 받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직접 지시를 해서 저렇게 깔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화면의 모습을 한 번 유심히 관찰 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다만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아무래도 너무 크기도 하고 고화질이다 보니까 약간 눈 부신다는 느낌은 받습니다.  


소프트뱅크 공식 모델(?) 일본 아키타 견. 

여담이지만 일본 소프트뱅크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개를 모델로 삼아서 광고를 찍습니다. 그래서 TV든 사진 광고든 항상 개가 빠지지 않죠. 우리네 진도개와 비슷한 일본 아키타 견인데 TV 광고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능청맞은 강아지 스누피(SNOOPY)가 간혹 필자는 떠오르곤 합니다. 


손정의 회장이 개를 좋아해서 아키타 견을 선택 하였지는 회사만이 알고 있겠지만 아무튼 '여자, 아기, 그리고 동물을 내 세우면 광고는 적어도 망하지는 않는다'는 법칙에 상당히 충실(?)한 경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여행 다니다 야후 돔 백스크린에 개가 몇 번 나오는지 한 번 세어보는것도 꽤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째 쓰다보니 '개판'이 된 것 같은 이 분위기는 그런데 뭘까?)


야후 돔의 실제 먹거리 가이드. 다 먹다 보면 가볍게 호주머니가 '털린다'.

3. 일본의 야구장 어디를 가도 그렇지만, 특히 먹거리에 대해서 상당히 신경쓰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야구 선수들이 직접 모델로 나서서 사진도 찍고 좋아햐는 메뉴를 선정하면 도시락을 만들어서 팔기도 한다. 수입의 일부는 선수들의 호주머니로 (얼마가 들어가는지는 잘은 모르지만 수수료 개념이라고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때문인지 본인들도 꽤 열심히 이런 작업에 참여하고 실제 즐거워 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도시락 판매 부스. 다 먹어보려면 2만엔은 가볍게 '사라진다'.

이것저것 사서 친한 사람들과 함께 크게 판을 벌려서 나누어 먹는 우리나라의 문화와는 달리 일본은 1인분에 대한 개념이 좀 강한 편이죠. 우리 입장에서는 '째째한' 인상 마저 풍기는데 다만 차이가 있다면 야구장에서'만' 사 먹을 수 있는 도시락, 햄버거 세트 이런 부분에 상당히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그 탓인데 야구장에 방문한 고객도 그렇게 큰 거부감 없이 음식을 구매 해 사 먹습니다. 야구단도 이러한 부분이 팬 서비스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여서 구색 갖추는 것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이 없는 분위기입니다. 꼭 후쿠오카 돔이 아니더라도 우리와 다른 식도락 문화를 한 번 경험 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다만 참고 할 부분 은 야구장에서 파는 음식은 우리처럼 밖에서 파는 음식보다 보통 2~300엔은 더 비쌉니다. 이 점은 각오하고 돈을 쓰면 좋겠죠?


2015년부터 탄생한 홈런 테라스석. 현지에서 인기가 상당히 좋다.

4. 올 시즌 후쿠오카 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외야석입니다. 이제 어느 구장이든 더그아웃 바로 옆에 익사이팅 시트는 거의 기본 사항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야구 팬들의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후쿠오카 돔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풍경이라면 현지에서 이야기 하는 '홈런 테라스 시트'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 문학구장에서 하고 있는 외야 커플석을 보고 참고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후쿠오카 돔은 일본에서도 홈런 치기가 힘든 야구장 중 하나입니다. 안 그래도 큰 사이즈인데 펜스까지 4M가 넘어가서 제대로 맞춰 띄워야 담장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타 팀에 비해서 투수들은 던지기가 편하지만 장타를 쳐 내면 쳐 낼 수록 좋은 타자들의 경우 야구장의 펜스가 '통곡의 벽'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점 때문에 펜스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결과 우중간과 좌중간 사이즈를 줄이는 효과를 내도록 사진과 같은 펜스를 만들었죠. 그리고 그 사이에 1루 3루 각각 약 160석의 좌석을 설치 하여 야구 팬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사람도 저 자리를 한 번 앉아보려고 했는데, 기사로 펜스를 줄인다는 것만 보았지 당시 저렇게 좌석을 만든다는 정보도 없었던데다 좌석 명칭도 몰랐고 가격도 얼마인지 알지 못 해 입맛만 다셨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기회가 닿는다면 평범한 외야석 보다 한 번 친구와 함께 시도 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추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야석의 모습. 당시 시범경기였지만 사람이 꽤 상당히 많이 들어찼다.

사견이지만 후쿠오카 돔은 예전에는 광고판이 그렇게 많은 야구장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광고가 여기저기 상당히 많이 붙어 있는 야구장으로 변했죠. 아마 구단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여기저기 광고를 섭외 해 부착을 한 분위기입니다. 


일본도 야구단 적자 폭이 매년 증가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어떻게는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 한 푼이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여기저기 (체감적으로는) 너무 많은 광고판이 붙어있어서 너저분하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힘듭니다. 이 점은 후쿠오카 돔 구장이 가지고 있는 에러 아닌 에러라고 해야 할까요? 


가는 방법

후쿠오카 시영 지하철의 간단한 노선도

후쿠오카 시영 지하철 토진마치(唐人町)역에서 하차 해 3번 출구로 나가 걸어서 12~15분 정도 소요합니다. 길 찾기가 초행자들은 조금 까다로울 수 있는데 인근에 큰 건물이 없기 때문에 바로 눈에 띌 것입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유니폼 입은 사람들만 쫓아가면 적어도 길을 잃지는 않습니다.


후쿠오카 돔 근처에는 무엇이 있을까?

후쿠오카 돔 인근의 인공 해변 시사이드 모모치 

후쿠오카 돔은 앞서 이야기 한 대로 호크스 타운이라고 하여 대단위 복합 시설을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 탓인지 칙칙한 분위기가 강해 선뜻 장시간 머물기는 애매한 곳 중 한 곳이죠. 


이럴 때는 걸어야 하지만 인근 해변으로 가서 바다를 보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왼쪽 사진이 바로 필자가 이야기 한 인공 해변인 시사이드 모모치라는 곳입니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백사장도 나름 깔끔하고 주변 분위기도 깔끔해서 바다 보면서 복잡한 머리도 식힐 수 있고 마음도 가라 앉힐 수 있어서 필자가 추천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조금 더 발품을 팔고 싶다면 시사이드 모모치 인근에 후쿠오카 타워가 있으니 전망대에 올라가 시내를 감상하다 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어떻게 보면 처음에 소개한 마린 필드, 세이부 돔 구장과는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야구장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시간 보내기가 상당히 수월한 야구장입니다. 동선을 잘 짜서 한 번 돌아 다녀보길 추천합니다. 


구장 데이터  


1.수용인원: 38,500석

2.양윙 100m, 중견수 122m, 좌*우중간 110M

3.잔디: 인공잔디

4.공사비용: 760억엔

5.사용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6.특이사항: 개폐식 천장


쇼핑몰 앞 승리의 광장 내 조형물. 기념촬영을 위해 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 1. 이 야구장은 2015년 3월에 방문하였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다소 안 맞을 수 있습니다. 

      2.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찍었으며 제가 찍지 않은 사진은 출처를 밝혔습니다.

      3. 구장 데이터 및 각종 자료는 일본 위키피디아 및 일본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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