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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사람 Sep 13. 2015

한 여름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곳

일본 고시엔 구장

ABOUT 고시엔(甲子園)


우리가 알고 있는 고시엔 구장은 정확히 이야기 하면 오사카시 인근 효고현(兵庫県) 니시노미야(西宮)시에 있는 야구장입니다. 그러니까, 오사카시에 있는 야구장이 아니라 우리로 치자면 부산 옆 김해시에 있는 야구장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앞에서 소개한 진구 구장과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입니다. 본래 학생 야구 대회를 목적으로 만들려는 야구장이었는데 목적이 바뀌었는지 일본 최초의 다목적 야구장으로 완성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럭비 시합도 여기서 열릴 때도 있습니다.) 독특하게도 가장 긴 역사를 가졌지만 아직까지도 일본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들어 갈 수 있는 야구장입니다.



외야에서 본 고시엔 구장의 모습

한 여름의 시작 그리고 끝을 알리는 대회


많은 일본 야구 만화가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이 중 가장 압도적으로 많이 다루는 분야가 고교야구입니다. 그런데 목표는 고시엔(甲子園) 대회 출전으로 대부분 같습니다. 대회 출전에 성공하면 그 학교는 아주 '생' 난리가 나는데 출전 자체가 영광이어서 현수막을 거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리고 대회 참가할 때 모습을 그린 만화를 보면 학교 응원단에 고적대에 모두 다 나와서 응원을 합니다. 총, 칼, 대포 그리고 미사일만 사용 하지 않았을 뿐이지  ‘전쟁터로 가는 것’처럼 비장한 느낌입니다. 심지어 관광지에서 소일거리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고시엔 대회 중계를 라디오로 듣고 있으며 방송사도 대회를 꼬박꼬박 중계를 합니다. 



고시엔 대회를 알리는 광고판. 사진제공 허우영.

일본의 경우 프로야구 팬 만큼 아마야구, 고교야구 팬도 많습니다. 프로야구와 고교야구 중 어느 것을 보겠냐는 설문조사를 해 보면 거의 반반 비율로 나뉘며 프로야구가 별로라고 하는 야구 팬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그 중, 이 코시엔 대회는 일본 아마야구의 중심이며 전부라고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이들은 매년 드라마틱한 승부가 나와 「코시엔에는 마귀가 산다. (甲子園には魔物が棲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도대체 이 대회는 무슨 마력을 지니고 있길래 10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텼을까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온다.

대회의 개요

고시엔 대회는 아사히(朝日) 신문사와 일본 고등학교 야구 연맹(日本高等学校野球連盟) 주최로 진행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5년에 한 번은 기념대회를 여는데 우승기의 색깔이 진한 빨강색이어서 ‘진한 홍색의 대우승기(深紅の大優勝旗)’라고 부릅니다. 


본래는 봄 대회와 여름 대회 2번에 걸쳐 열리는데 봄 대회를 가리켜 ‘센바츠(選拔)’라고 부릅니다. 이 센바츠 대회에는 최대 32개교가 참가하며 매년 3월에서 4월에 열리죠.

우리나라 야구 팬들이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대회는 여름 대회로서 매년 8월부터 약 2주간 실시하는 대회입니다. 이를 가리켜서 여름의 대회 (夏の (高校野球) 大会), 또는 여름의 코시엔(夏の甲子園 ), 고교야구(高校野球), 여름의 선수권(夏の選手権)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통상적으로 모두 줄여 고시엔(甲子園) 이라고 부르는데 야구장이 하나의 명사화가 된 것입니다. NHK나 여러 방송사에서 고시엔 대회를 여름의 고시엔(夏の甲子園)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8월 1일에서 15일 사이에 일본을 여행가 스포츠 뉴스를 틀어보면 항상 "여름의 고시엔(夏の甲子園)"이라고 밝히며 소식을 전하는데 구장의 이름이 대표 명사로 굳어진 가장 좋은 케이스 중 한 예로 들 수 있죠.



내야에서 본 고시엔 구장의 모습

아이들의 대회를 향한 불꽃 경쟁


고시엔 대회는 우리로 치면 도의 개념인 현(県)과 우리의 광역시 권역 정도에 해당하는 부(府)에서 각각 한 팀씩만 허락을 합니다. 예외적으로 도쿄도(都-우리의 서울 특별시에 해당.)와 홋카이도(北海道)는 두 개의 학교가 참가 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데 도쿄의 경우 동동경(東東京)와 서동경(西京京)로 나누어서 선발을 합니다. 경쟁하는 학교의 숫자는 동도쿄는 145개교 서도쿄는 119개교입니다. 반면 북홋카이도(北北海道)는 120개교, 남홋카이도(南北海道)는 128개교가 경쟁을 합니다. 너무 많아서 나누었을 뿐이지 경쟁의 강도는 전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동네는 어떤지 한 번 살펴보기로 하면 결코 만만한 곳은 없습니다. 그나마 고교 야구팀이 40개 미만인 현 지역 山梨県(야마나시 현)・福井県(후쿠이 현)・和歌山県(와카야마 현)・鳥取県(돗토리 현)・香川県(카가와 현)・徳島県(토쿠시마 현)・高知県(고치 현) 정도만 여유가 있는 정도입니다. 이 중 가장 여유있는(?) 지역은 돗토리 현으로 25개교(2009년 기준)가 경쟁을 합니다.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 정말 아이들이 진지하다.

반대로 고교야구 팀이 150개가 넘는 지역인 埼玉県(사이타마 현)・千葉県(치바 현)・神奈川県(가나카와 현-요코하마 시 소속)・愛知県(아이치 현-나고야 시 소속)・大阪府(오사카 부)・兵庫県(효고 현-고베 시 소속)은 전혀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이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요코하마 시가 소속한 카나카와 현. 무려 190개 전후의 고교야구 팀이 경쟁을 통해 고시엔 대회를 위해 경쟁합니다. 너무 경쟁이 치열하고 참가하는 팀이 많아서인지 1998년과 2008년 예선 참가팀이 150개가 넘는 지역인 埼玉県(사이타마 현)・千葉県(치바 현)・神奈川県(카나카와 현)・愛知県(아이치 현)・大阪府(오사카 부)・兵庫県(효고 현)의 경우 2개 팀으로 참가 팀을 늘렸죠. 이 당시들만 각각 총 55개교가 참가했습니다. 


올 해 2015년 대회는 98회 대회인데, 이 대회에 첫 출장을 기록한 학교가 전체 49개 교 중 7곳입니다. 9년 연속으로 출장한 학교가 있는 반면 20년만에 출장을 기록한 학교도 존재하는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대회입니다. 


기자석. 상당이 많은 인원이 대회에 관심을 둔다.

그런데 우리의 입장에서는 들어가는 한 가지 의문점은 '도대체 왜 이 대회에 이렇게 목숨을 걸고 아이들이 투혼을 불사를까?'입니다. 앞서서 밝혔지만 이유는 단 하나, 각 지역을 대표해 오로지 '한 팀'만 이 대회를 허락하기 때문입니다. 


적게는 20여개 많게는 거의 200개에 가까운 팀들과의 경쟁을 뚫고 오로지 '한 팀'만 허락을 하는 것, 이 때문에 가을야구에 참가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처럼 아이들도 평소에는 말도 안 되는 투혼을 불사릅니다. 그래서 선수 뿐 아니라 응원하는 학생들도 이겨도, 져도 눈물바다를 이루는 장면이 연출하는 것이죠.

                                                                                                 

                                   

응원을 온 학생단들. 경기에 지면 그늘에서 펑펑 우는 장면을 연출한다.

대회의 진행

우선 지방 예선전은 6월에서 7월에 걸쳐 행합니다. 지역 대회도 만만하지가 않은데 진행 방식은 ‘넉 아웃 토너먼트(knockout tournament)’ 제도. 초창기에는 패자부활제도도 있었지만 위에서 언급 한 대로 경쟁 팀이 너무 많고 한 학교라도 더 참가하게 만들기 위해 이 제도를 채택 했습니다. 지방 대회의 경우 득점차이에 의한 콜드게임제도를 실시하지만 결승전은 콜드게임 제도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49개의 학교는 예선전을 실시하는데 대회 직전에 편성 추첨을 통해 대진 팀을 결정합니다. 단, 위에서 언급 한 150개 이상의 경쟁고교 사이에서 뚫고 온 지역 (사이타마 현, 치바 현, 오사카 부, 효고 현, 아이치 현, 카나카와 현)의 학교들은 이 지역끼리 경기를 붙지 않도록 배려를 해서 조 추첨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인근 지역끼리 붙는 것도 최대한 피해 대전 추첨을 진행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49개 학교 중에서 49번째 학교는 부전승으로 오릅니다. 이로 인해 예선 첫 날부터 이긴 학교가 부전승으로 올라온 학교 때문에 경쟁에서 탈락하는 경우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고 짝수로 참가 학교의 숫자를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서 49개의 학교들끼리 토너먼트로 예선전을 행한 다음 8개 학교가 준준결승전을 겨룹니다. 이 8개 학교들끼리 다시 추첨을 통해 대전 팀을 결정 후 여기서 살아 남은 4팀이 다시 추첨을 통해 대전 팀을 배정 받습니다. 준결승전 대회가 끝나면 바로 다음날 결승전을 갖는데 결승전이 끝나는대로 폐회식과 함께 고교생들의 여름이 끝납니다.


고시엔 참가 학교기를 걸어두는 모습

대회 규정상 서스펜디드 게임이 없는데 이로 인하여 비가 오면 노게임을 선언하고 다음 날 다시 경기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전날 시합에 대량득점으로 이기고 있어도 패해 탈락하는 경우도 발생하죠. 이 밖에 추첨제도로 인해서 생기는 폐해도 있는데, 잘못하면 경기 후 진행하는 추첨일 다음 날 또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일 연속으로 경기를 하는 학교는 선수들이 쉬지도 못 하고 다시 경기장에 나가기 때문에 패하는 경우가 많아 이점 지적하는 팬들도 최근 적지 않습니다.






고시엔 구장의 외야의 모습. 워낙에 높아서 '알프스'라는 별명이 있다.

경기 시작 시간


이 대회는 하루에 여러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지만 처음 시작은 보통 하루에 4경기를 합니다. 하루에 4경기를 하는 경우 아침 8:30분부터 대회를 3경기를 하면 9:30분부터 시작을 하며 준결승, 준준결승전은 11:00부터 주로 하루에 2경기씩 시행합니다. 


결승전은 보통 12:00에서 13:00에 실시하는데 경기 종료 후 보통 30분 정도 그라운드 정리 시간을 가진 후 다음 경기를 속행합니다.



한신 전차 간단 노선도. 생각보다 가는 방법은 단순한 편.
고시엔 박물관. 크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볼만하다.

가는법


주로 오사카 시를 여행하다가 야구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사카 난바(難波)역, 우메다(梅田)역에서 고시엔 구장으로 가니 참고하세요. 역 이름이 고시엔(甲子園)이니까 생소해서 못 찾는 일은 없을겁니다.  입장료도 프로야구에 비하면 저렴하니 한 번 찾아 가 아이들이 뛰는 것을 구경 해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한신 타이거즈 공식 샵. 이것저것 볼거리가 꽤 많다.

구장 주변에 특별히 볼 거리를 기대하는 팬들도 있을텐데, 코시엔 구장 주변은 주택가여서 큰 기대를 하지는 말았으면 싶습니다. 구장 바로 옆의 한신 타이거즈 공식 매장이 있는데 가서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간혹 전혀 생각하지 못 한 상품들도 보이니 세세하게 한 번 살펴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고시엔역 임시출구. 경기가 있는 날은 동네 자체가 축제 분위기다. 사진제공 허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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