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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Mar 28. 2024

그대에게

이 노래를 추천하는 이유

2024.3.28 목


그대에게


숨 가쁘게 살아가는 순간 속에도
우리는 서로 이렇게 아쉬워하는걸
아직 내게 남아 있는 많은 날들을
그대와 둘이서 나누고 싶어요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잊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https://youtu.be/SVxiqGiLMCM?si=ut0nz9U2t38mMqUY&t=37

1988 무한궤도 그대에게


 학창시절 친구들이 H.O.T, 젝스키스, 노이즈를 좋아할 때, 신승훈, 이승환 발라드를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는 가사없는 뉴에지이 음악을 즐겨들었다. 빠른 템포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 마음이 그 템포를 못 따라간다고 느꼈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할 무렵 한 노래에 빠졌다. 신해철의 '그대에게'였다. 어디서 그 노래를 듣고 빠져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기억나기론 그 노래는 나에게 응원가였다. 예비신랑이었던 남편에게 결혼식 축가로 그 노래를 부탁했다. 중학교 때부터 내가 결혼하게 된다면 '화려하지 않은 고백'으로 프로포즈를 받고 싶다고 생각했었지만, 당시 기억에 남편은 조용함과는 거리가 있게 느껴졌다. 하긴 난 남편의 외향이 좋았다. 대학교 때 동아리 회장을 했던 것도, 과에서 회장을 했던 것도, 회사 다니면서 부업으로 컴퓨터 가게를 하는 것도 그의 주도적인 면이 좋았더랬다. 그래서 그에게 맞는 노래를 찾다가 이 노래가 귀에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친구들을 모아서 결혼식 축가를 준비했다. 그걸 나에게 말했던가 그 또한 기억나지 않는다. 4월에 만나 12월에 결혼했기도 하였거니와 회사 일로 바빴기도 했고, 나는 지난 일은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서 기록하게 되었다. 기록은 기억보다 선명하기에.


 결혼을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스물 여섯에 그것도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하게 될 줄 몰랐더랬다. 우리 결혼식 패키지엔 클래식 연주가 포함되어 있었다. 연주가 좋았던거 같은데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남편이 친구들과 '그대에게'를 부르려고 했는데 중간에 반주가 잘 준비되지 않아서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결혼식에서 신랑이 축가를 부르면 신부는 감동을 해야하는 것일까. 그 장면으로 다시 돌아가보는데, 눈 앞에서 남편이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는 모습만 떠오른다. 명확한 건 그때와 지금 이 노래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십대의 '나'와 사십대의 '나'가 다르기도 한거겠지.


그때는 사랑을 '받는' 것에 집중하는 예비신부였고,

지금은 사랑은 '주는' 것이라는 걸 깨달은 사십대 중년여성이어서 일지도.


그 사이 많은 삶의 과정이 있었다.


 최근 1988년 무한궤도 '그대에게' 영상을 보게 되었다. 무려 36년 전 영상인데 신해철만 촌스럽지 않다. 그리고 유치원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얽힌 인연이니라니, 오랜 세월을 함께한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방송에서 보면 든든함으로 다가왔던 그가 죽을지도 몰랐다. 2014년에 떠났으니 벌써 10년 전이다. 우리 둘째가 태어나던 해였다. 남편과 이혼 후 재결합과정을 거치던 해이기도 했다. 결혼하기 전에는 사랑을 믿지 않았다. 그런게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더랬다. 결혼해서 두 아이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서 삶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있다. 2007년에 만난 음악 '그대에게' 그리고 올해 2024년 '그대에게' 의미가 달라졌듯이 말이다.


처음엔 템포 빠른 노래 중 가장 마음가는 음악 이었더라면,

지금은 지난 세월을 떠올리게 되는 음악이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결혼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본 영화 '5 to 7'에서 나온 대사이다.

"당신 마음을 내 마음보다 소중히 여길게요."


그 동안은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에 집중했었다. 내 기대보다 사랑을 덜 받았다고 남편에게 투정을 부려왔었다. 어쩌면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얼마나 버거웠을까 떠올려본다.


2024년 올해는 내 마음보다 남편의 마음을 더 소중히 여겨볼까한다.







누구에게든 인생을 살아가면서 품고 살아가는 노래가 있을 듯합니다.


나에겐 이 노래이기에,

그래서 추천드립니다.


이제는 삶을 살아가는 응원가로 들리네요.


여러분의 응원가는 무엇인가요.








사진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Maximilian Waidhas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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