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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 탓 Jul 11. 2018

존재의 위로

엄마가 있다는 것.

위로

받기도 주기도 어렵지만
살면서 가장 자주 장 많이 필요한 일

어떻게 해야할지는 아직도 모르겠고
말의 온도를 측정하기엔
피가 너무 뜨겁거나
머리가 급하게 차가워지는
앞으로도 어려울 일

그래서 존재만으로 위로가 된다는 게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참 소중하다.


행복하게도 나에겐 그런 존재가 있고,
그건 아마 엄마라는 존재일 것이다.

세상에 그 존재가 함께한다는 생각만으로

 마음을 쓸어내려주는 사람.


태어나서 배고파 엄마 젖을 찾는 것처럼
억울할 때면 엄마를 부르며 울었고,
남친의 불만도 마음껏 털어놨던,
내 얘기가 곧 엄마의 얘기였던 시간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슬픈일이 생기
가장 먼저 누르던 번호
가장 먼저 들리던 목소리
 

엄마는 나만의 버팀목이었다.

그렇게  버팀목에 내 모든 무게를 실어 편해진 와는 달리, 엄마는 그저 조용히 늙어갔다.
내가 무거운지.
나만 모르는 채로.

그 사실을 알았던 건
입사를 하고 엄마와 떨어져 첫 독립을 해서였다.


마냥 어린애처럼
회사에서 있었던 안좋은 얘기들

혼자서 사는 어려움들을 투덜거릴 때면


후련해지는 나의 마음
고스란히 내 고민을 얹은 엄마 마음 사이에
제로섬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10살 내 인생 가장 큰 고민을 말할 땐  
 웃기다는 듯 엽게 쳐다보던 엄마였는데.


이제 나의 가장 작은 이야기들이

엄마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이야기가 되었버렸음이


다음날 다시 걸려온 전화에

왜 전화를 이렇게 늦게 받냐는 타박에

떨리는 목소리에 담겨 전해진다.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오늘 나 칭찬 받았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챙겨먹었고

주말에 내려갈게.


언제나 넌 걱정말라고 아무일도 아니라던,
엄마의 그때 그 마음을 나 이제 조금은 알겠다.


"내가 엄마해줄까, 엄마?"

어느날 장난스러운 내 말에

쓸데없는 소리 말라고 웃으며 고개를 저어놓고는

날 가만히 쳐다보며 글썽이던 엄마가


이제 슬픈일이 생기면
항상 나를 찾아 기대주기를.
내가 있으니 외롭지 말기를.


사는 걱정이 많아

하늘에 가 있는 엄마가 보고싶어

뒤척이는 나의 엄마에게,


아무일도 아니라고 안심시켜 줄 수 있는

내가 있잖아 하며 웃어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같은 딸이될 수 있 바란다.


내 생각에 슬그머니 웃을 수 있게,
존재의 기쁨이 바로 나일 수 있게.


사랑하는 엄마가 유독 보고싶은 .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그립고 그리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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